지역 역사문화를 아우르는 종합연구기관으로 발돋움

● 코너명 : 시사프로그램 ‘라디오 아침세상’ (2017.8.11)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 Mhz 08:39~09:00)

● 출 연 : 이성규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장

● 진 행 : 박명한 BBS 대구 방송부장

● 담 당 : 김종렬 기자

 

경상북도에는 수많은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습니다. 우리 문화의 보고인데요, 지금도 천여년 전 신라와 가야시대의 문화유적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수많은 문화유산은 그 실태조사와 복원, 정비 등을 거쳐야 빛을 봅니다. 그 중심에 매장문화재의 조사를 넘어 지역역사문화를 아우르는 연구기관인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성규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장을 만나 자세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이성규 경북도문화재연구원장은 가장 큰 책임은 문화유산의 조사연구와 보존 관리이고, 넓게 보면 ‘유산’이기에 이를 후손에 물려줄 의무를 다하는 것이 연구원의 사명이다고 말했다.

▷ 파워인터뷰

네, 파워인터뷰, 경북지역 문화유산을 조사, 연구하는 기관의 수장이시죠, 이성규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장을 모셨습니다.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네, 안녕하세요.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 원장 이성규입니다.

 

[문1] 원장님, 37년간의 공직을 마감하시고 경상북도 산하기관인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장으로 부임하셨는데, 한 달 정도 되셨죠? 그동안 공직생활의 소회, 그리고 문화재연구원 수장으로 취임하신 소감 한 말씀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네, 지난 6월 1일자로 취임했으니까 이제 두 달이 지났습니다.(네, 두 달 정도..) 지난 3월 김천부시장을 끝으로 37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장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공직에 있는 동안 나름 성실한 자세로 임했다 생각하기에 보람도 크지만, 아쉬움도 없지 않습니다.

37년의 공직은 3대문화권사업이라든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장 조성, 도청신청사 건립 등 돌아보면 많은 일들을 했습니다. 자랑하고픈 것도 많지만 어려웠던 일, 웃음나는 에피소드들도 생각이 납니다.

퇴임하면서 서류를 정리하다 보니 37년 중에 11년을 문화재 관련부서에 있었습니다. 연구원에 대한 관심과 기대도 이때 생겨난 것 같고요, 문화재부서에서의 경험이 문화재의 가치라 할까 중요성, 후손에 올바르게 전해주어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때마침 기회가 되어 연구원장 공모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경북문화재연구원은 문화재과장으로 있으면서 직접 업무를 봐왔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부 상황을 조금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취임하고 보니 경영환경이 예전과는 사뭇 달라 아직도 공부할게 많고, 연구원 체질개선의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네, 문화재 관련 부서에 오랫동안 근무하셨군요.) 넥, 그렇습니다.

내년 개원 20년을 맞이하는 경북도문화재연구원은 2008년 영천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지역 역사문화를 아우르는 종합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문2]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이 개원한지도 20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화재연구원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고요, 현재의 연구원 시설 불편함은 없습니까, 어떻습니까?

☞ 네, 그렇습니다. 1998년 개원했으니 내년이면 20년이 됩니다. 잘 아시겠지만 경북은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등록문화재까지 다하면 2천19건에 이릅니다.(국가지정 656건, 도지정 1,327건, 등록문화재 36건—16년 12월 현재)

또 90년대는 경북은 물론이고 전국 어디 할 것 없이 개발사업이 많았습니다. 문화재, 특히 매장문화재는 지역개발이라는 입장에서는 항상 어려운 난제가 됩니다. 문화재 때문에 사업이 늦어지기도 하고 어떤 경우엔 사업 자체가 멈춰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문화재와 관련된 크고 작은 민원들을 해소해서 지역발전을 서포트(support)하면서, 한편으로는 조사, 연구라는 본연의 학술적 목적을 위해 설립하게 된 것입니다.

영천에 자리한 지금의 연구원은 2008년에 마련하였습니다. 지은 지가 이제 10년째 됩니다. 그 사이 리모델링을 통해 박물관 시설부분을 확장했고, 다목적 창고 같은 부대시설도 늘어났습니다. 조사연구에 필요한 시설들이 추가되면서 조금씩 모양새를 갖추고 있습니다.(네, 경북문화재연구원이 영천에 위치하고 있군요?) 네...,

 

[문3] 말씀하신대로 경북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문화재연구원의 할 일도 그만큼 많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들을 펼치고 있습니까?

☞ 네,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의 주력사업은 매장문화재 시·발굴조사입니다. 그리고 우리 지역의 역사나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성격의 보조사업이나 학술용역 사업들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 지역민을 위한 사회문화유산교육도 병행하고 나가고 있습니다.

매장문화재 조사사업은 지금도 5개 현장이 진행 중인데 대부분도로, 철도 같은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필요한 사항들입니다.

학술적 사업은 5월에 종료한 신라사대계 편찬사업 외에도 경주의 동궁과 월지 복원정비를 위한 연구용역, 칠곡 팔공산 가산산성 종합 조사, 청도읍성 정비 복원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회문화교육은 2013년부터 개설한 조사현장 체험교실입니다. 지역민과 학생들이 실재 발굴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매년 수강생이 늘어서 금년에는 1천명을 상회할 듯합니다.

우리 연구원의 일이 문화재를 다루는 전문적인 부분이다 보니 일반인들이 잘 모르십니다. 그래서 문화재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연구원을 알릴 목적으로 교육사업의 폭을 꾸준히 넓혀 가고 있습니다.

이성규 경북도문화재연구원장(사진 오른쪽)은 문화유산을 아끼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알리고, 가치를 찾아 그 가치를 공유하도록 하는 작업들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4] 네, 그러시군요. 말씀하신 것처럼 이렇게 아주 많은 사업을 펼치시고 계신데, 지난 20년 간 역점적으로 추진한 사업은 어떤 것이었고, 또 이 중에서 성과를 꼽는다면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 까요?

☞ 네, 문화재조사 부분에서 성과라면 의성 대리리 2호분, 포항 법광사지 같은 영남지역을 대표하는 유적들의 조사를 통해 학술적으로는 역사적 가치를 밝히고 활용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의성 대리리 2호분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발굴한 결과를 토대로 조문국박물관을 개관하는 시너지를 가져왔고, 포항 법광사지는 신라 왕실사찰의 규모와 역사성을 보여주는 많은 유물들이 출토되었습니다.

그밖에도 상주 공검지, 청도의 읍성, 칠곡의 가산산성 등 고분군 뿐 아니라 관방유적, 수리시설 등 다양한 성격의 유적들을 조사해서 고고학계 및 역사학계에 나름의 학술적 성과를 제공해 왔습니다.

최근 가장 큰 사업으로는 올해 5월에 마무리한 신라사대계 편찬이 가장 큰 성과일 듯 하고, 경주의 동궁과 월지 정비계획도 연구원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올해 후반기에 그동안의 성과를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문5] 네, 그렇군요, 방금 신라사대계를 말씀해 주셨는데, 이 신라사대계는 올해 경상북도의 최대 역작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문화재연구원이 신라역사의 집대성에 어떤 역할을 하셨고요, 집대성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지난 2011년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해서 올해 5월에 완료했으니 햇수로는 7년에 걸친 사업이었습니다. 천년의 신라사를 22권의 연구총서와 8권의 자료집으로 정리·발간한 것인데 원고가 200자 원고지로 3만3천매, 자료집에 들어간 사진만도 6천장 정도 됩니다.

편찬·편집위원이 24분이고, 집필진은 136명입니다. 때문에 아마 우리나라 학자분들 가운데 신라사와 관계되신 분들은 대부분이 참여하신 셈이 될 것입니다.

또 내용을 축약해서 개요서 2권을 별도로 만들고 영문과 중문, 일문으로 번역했습니다. 개요서는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의 연구기관에 경상북도의 이름으로 배포했습니다.

지난 5월에 본 사업을 마무리하였고, 지금은 그 후속사업으로 신라사대계 연재강좌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네, 말씀하신 것을 들어보니까 신라사대계 편찬이 참 큰 성과가 아니었나 다시 한 번 생각이 듭니다.)

이성규 원장은 문화재조사 등의 성과외에 경북도의 역점 사업인 '신라사대계' 편찬을 마무리 한 것을 가장 큰 사업으로 꼽았다. 연구원은 현재 신라사대계의 대중화 사업을 위해 연재강좌를 준비하고 있다.

[문6] 최근 고령에서는 대가야의 해자와 성벽이 발견돼 주목을 받았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의 가야사 연구와 복원사업 지시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경북도문화재연구원 이 같은 발굴 사업 등도 담당하고 계시죠?

☞ 아직 계획단계에 있어 직접 관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경북도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야사 관련한 콘텐츠 발굴, 활용 가능한 가야유적에 대해 논의가 계속되고 있고, 또 연구원 자체에서도 TF팀을 별도로 구성해서 꾸준히 지원해 나갈 예정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사항은 경북과 경남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 추진단이 운영 중에 있습니다.

우리 원에서는 연구원을 파견해서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데, 내년까지 경남에서 진행한 후 2019년부터 2년 동안 우리 연구원이 전체 운영을 맡도록 계획되어 있습니다.

2020년이 등재 목표 시점이기 때문에 가야고분군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 앞으로 연구원의 큰 책무가 될 듯합니다.

 

[문7] 이 매장문화재가 세상에 빛을 보기까지 쉽지 않은 노력, 경제적 비용이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 만큼 공공기관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떠안고 계신 것 같은데요, 여러 사업을 펼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 네, 건축물 같이 드러나 있는 문화재는 사람들이 쉽게 그 가치나 보존의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그에 반해 매장문화재의 경우는 조사에 대한 조금은 부정적인 시각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 하겠습니다.

개인의 사유재산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적지 않은 조사비용도 부정적 인식의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도에서 출연한 기관이기 때문에 공익성 문제가 있습니다. 문화재 조사연구와 함께 보존관리 역시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 보존, 관리라 할 때 선행되어야 할 것이 일반인들에게 문화재의 중요성이나 가치 등을 알리고 보존의식을 일깨우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사회문화교육을 병행하고 있습니다만, 문화재사랑 운동이라해야할지 그런 부분의 사업 진행에 재원과 인력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경북도문화재연구원은 가야사 관련 콘텐츠 발굴 등을 위해 자체 TF팀을 별도로 구성해 지원하고, 경북과 경남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 추진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고령 지산동 고분군

[문8] 네, 경북도문화재연구원이 매장문화재의 조사·연구에서 한 발 더 나가서 지역 역사문화를 아우르는 종합연구기관으로 좀 확장해 나갈 필요성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를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십니까?

☞ 네, 제가 취임하고서 언급한 경영목표의 하나가 지역민과 함께하는 연구원입니다. 연구원은 2015년부터 종합연구기관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해서 점진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박물관을 등록했습니다. 예전의 전시실을 확장·보완하고 전시내용을 새롭게 해서, 전문기관에 맞는 공개 문화시설로 기획한 것입니다. 작은 규모이지만 종합연구기관으로 가기 위한 기반을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연구원도 경북도에서 출연한 기관이지만, 재정면에서는 도의 지원없이 자체 수익만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화재 조사사업을 통해 운영비를 충당하는 구조입니다.

반면에 경북이나 지자체에서 필요로 하는 연구사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보조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사업들은 연구원 인건비가 없기 때문에 운영면에서는 다소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좀더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고 또 현실적으로 필요한 공공의 목적이기 때문에 연구원이 해야만 하는 의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9] 그리고 지난 5월이었죠, 경북도문화재연구원에 역사박물관이 개관을 했는데, 이 역사박물관 개관이 갖는 의미는 어떤 겁니까?

☞ 네, 역사박물관 명칭은 좀 거창하지만, 규모는 아직 미흡합니다. 그렇지만 연구원 자체에서 박물관을 만들고 등록한 것은 앞서 얘기 드린 것처럼 우리 연구원이 지역민에 더 가까이 가기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편입니다.

전시는 물론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사회문화교육도 이제 박물관 이름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경북도문화재연구원은 학술적 사업외에 경주 동궁과 월지 복원 정비를 위한 연구용역, 칠곡 가산산성 종합 조사, 청도 읍성 정비 복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동궁과 월지 정비 복원 사업 전경.

고고학적인 조사를 주요업무로 하기 때문에 연구실 외에도 수장고나 보존처리실 같은 외부인의 접근이 제한되는 시설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박물관을 만든 것은 연구원으로서는 개방이자 지역민과의 소통입니다. 그런 만큼 많이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문10] 네, 지금까지 원장님을 말씀을 들어보니까 경북도문화재연구원의 많은 이런 사업들 덕분에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가 새롭게 창출되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을 갖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있으면 한 말씀 부탁드리고요, 대구경북 시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또한 한 말씀 부탁 드리겠습니다?

☞ 신라사대계의 발간 목적에 항상 언급하는 것 중의 하나가 ‘21세기 경북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입니다.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의 가장 큰 책임은 현실적으로는 우리가 지닌 문화유산의 조사연구와 보존 관리이고, 넓게 보면 ‘유산’이기에 이를 후손에 물려줄 의무를 다하는 것이 우리 연구원의 사명입니다.

그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문화유산을 아끼는 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알리고, 가치를 찾아 그 가치를 공유하도록 하는 작업들이 꾸준히 이어져야합니다.

박물관도 찾아주시고, 지나는 길에 문화재 발굴현장이 있다면 관심있게 봐주시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여러분 가까이에 우리 같은 전문적인 연구기관이 많이 있습니다만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주변 분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됩니다. 여러분께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이 될 것입니다.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네, 아무쪼록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종합연구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원장님의 역할 기대해 보겠습니다.

원장님, 바쁘신데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파워인터뷰, 지금까지 경상북도문화재원구원 이성규 원장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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