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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이의 경제노트] 청와대 호프미팅 ‘수제맥주’ 성공신화...규제완화 촉매제로
권은이 기자 | 승인 2017.08.02 10:42

 

 요즘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청와대 호프미팅에서 마셨던 수제맥주가 화제다. 세븐브로이라는 수제맥주인데 문대통령과 기업 대표들이 만나는 자리에 메인 주류로 등장하면서 “청와대 만찬에 오른 수제맥주 나도 한번 마셔볼까”하는 국민적 호기심이 발동하고 있다. 호감도 상승의 또 한 가지는 맥주 펍에서 시작한 이 업체가 수제맥주 대표 생산업체로 성공한 스토리다.세븐브로이의 성공 과정을 보면 소액 투자자들의 펀딩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대중을 뜻하는 ‘크라우드’와 자금 조달을 뜻하는 ‘펀딩’이 조합된 ‘크라우드 펀딩’이 이 업체 성공 신화의 기반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주로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한다. 세븐브로이는 수제 병맥주를 일반 음식점에서 대형마트와 편의점까지 확대 공급하는데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시도했고, 이 결과 당초 목표금액을 훨씬 뛰어넘는 2억5천만원을 단기간이 모아 업역 확대에 성공했다.

요즘 크라우드펀딩은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맥주와 식당, 영화, 각종 제품 등 자신이 좋아하는 모든 영역에 투자해 일정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층을 대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의 경우만 보더라도‘노무현입니다’, ‘판도라’ 같은 영화들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개봉관에 올려져 그야말로 대박을 친 사례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산업과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에도 펀딩 신청이 쇄도하는 등 크라우드펀딩의 투자 대상과 펀딩 도전자, 투자자들이 점차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다. 크라우드펀딩은 크게 리워드형과 기부형, 대출형, 증권형 등 4가지 형태로 분류되는데, 이 가운데 잠재력이 높은 창업 초기 기업이나 문화, 라이프 스타일 등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급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업계는 올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시장 규모가 6백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관건은 성장을 어느 정도까지 확대할 수 있느냐인데 이 부분에서 규제완화가 거론되고 있다. 현재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의 투자 한도는 기업당 2백만원, 연간으로는 5백만원으로 묶여 있다. 이렇다보니 초기 투자에서 수익을 창출해 재투자를 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투자 업종 역시 1인 요식업과 미용업 등에 대한 펀딩을 금지하고 있고 광고 규제로 신규 투자자 유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시 청와대 호프미팅으로 돌아가서 대통령과 수제맥주잔을 기울인 기업인들의 속내와 대통령의 속마음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웃으며 맥주잔을 기울인 일종의 보여주기식 쇼맨쉽을 연출한 후 기업 총수들은 여러가지 생각들을 했을 것이다. 여하튼 이번 주부터 재계는 호프 미팅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새 정부가 원하는 일자리 확대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협력업체들과의 동반성장 방안 마련... 하지만 미국의 통상압력, 보호무역주의 확대, 중국의 사드보복을 비롯해 최저임금 인상에 법인세 인상...대내외적인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하반기 기업활성화 지원책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기업 활성화는 규제프리존 운영 등 규제완화와 맥이 통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는 대통령과의 호프미팅에서‘규제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할테니 정부도 마음놓고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달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른바 경제 3법으로 불리는 규제프리존특별법과 서비스산업특별법, U턴 기업지원법은 아직 국회계류중이고,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다는 이유로 의원들은 눈치만 보면 핑퐁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제 통과될지 장담할 수 없다.

재벌이든 중소중견기업이든, 신생기업이든 국내 기업들은 현재의 경영환경이 제도적 측면, 요소비용 측면, 사회분위기 측면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하고 있다.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하는 과도한 기업규제가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무조건 규제완화가 정답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업인들과의 미팅에서 ‘꼭 필요한 규제와 과도한 규제를 잘 구분해야 한다’는 전제아래 ‘기업활동에 꼭 필요한 규제는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는 혁신 성장 정책의 하나로 창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구성원들은 한국 창업 생태계의 문제점은‘규제’라는 키워드로 귀결된다고 지적한다. 스타트업들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이 좁아지고 있기 때문에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규제를 완화하거나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기업은 차지하고라도 한국의 기업 지배구조 변화를 위해서는 스타트업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글로벌 트렌드를 역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책과 현실이 따로 움직이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벽을 무너뜨리면 다리로 활용할 수 있다.”

권은이 기자  bbskwon@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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