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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남경필 지사의 팔뚝이 운다이재명 시장, '동상이몽' 이미지 호평... 남 지사, 30일 팔굽혀 펴기 3백개 달성
김호준 기자 | 승인 2017.07.30 17:19
(왼쪽) 이재명 성남시장과 부인 김혜경씨, 팔굽혀 펴기 도전 중인 남경필 지사

"그 사람 생각했던 것보다 다르더라고." 길가다 들은 아주머니들의 대화였습니다. 화제의 주인공이 누굴까 싶어 귀 기울여보니 한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공직자, 바로 이재명 성남시장이더라고요. 여기서 '다르다'라는 뜻은 긍정적이었습니다. 자신의 남편도 이재명 시장 같아졌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사이다 발언'으로 유명해졌던 이 시장의 평소 생활은 어떠했을까 궁금했던 이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시원한 답변을 내놓은 것 같습니다. 결혼 26년 차 임에도 신혼을 연상케 하는 달달한 모습이며, 고고하고 딱딱한 줄로만 알았던 정치인이 예상 밖의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해소한 것으로 믿어집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지 않았던 저도 채널을 돌리다 돌리다 흘깃 봤을 때 이 시장이 부인과 뽀뽀하는 장면을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연기하는게 아닐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대중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유명인이라면 저 정도 퍼포먼스는 해야되는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여기서 제가 참견하고 싶은 것은 정치인의 예능 프로그램 출격이 아닙니다. 최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을 비롯해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 여러 정치인들이 각 방송사에 잇따라 등장해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죠. 대중과의 소통이 중요한 정치인에게는 예능 나들이가 국민들과의 또다른 대화 창구란 점에서 바람직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회가 불편부당하게 주어지거나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면 문제로 보입니다.

이재명 시장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1년이 채 안남은 시점에 더구나 이 시장은 경기도지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서울시장이나 성남시장 3선 도전이 이 시장의 다음 행보가 될 수도 있지만, 정치권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꼽고 있는 시나리오는 이 시장의 경기도지사 출마입니다. 여기서 확실한 결론은 이 지사는 내년 지방선거에 나온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의 예능 출연은 '이미지 홍보 수단'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예능 출연이 꼭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동안의 사례를 비춰보면 역풍보다는 순풍을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사생활을 보여주거나 정치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비춰진 모습은 정치인이라는 특별한 존재, 또는 보통사람과는 동떨어진 특권층이라는 거리감을 좁히는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다보니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들이밀려고 기를 씁니다. 이재명 시장의 경우 제작진이 언론에 밝힌 대로라면 몇개월 동안 공들여 이재명 시장의 출연을 성사시켰다고 하지만, 그와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정치인들이 제작진에 출연시켜달라고 눈치를 주거나 매달리는 게 보통입니다.

'흙수저' 출신임을 내세우는 이 시장이 정계에서는 오히려 금수저 대우를 받고 있다고나 할까요. 방송에 나와달라고 하는 데 마다할 이유는 없겠습니다만, 오해 받을 소지가 있다거나 조금이라도 특혜가 우려된다면 정정당당한 승부의 길을 걸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능에서 정치인의 능력과 정책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만큼 인기 영합주의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까요. 제작진도 정치인을 섭외할 때 한명만 말고 다수에게 동등한 기회를 보장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시장이 대중의 뜨거운 시선을 받는 동안 맞은 편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열심히 팔굽혀 펴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10일부터 100개를 시작으로 날마다 10개씩 더하더니 20일차에 이른 오늘(30일) 300개를 완수했습니다. SNS를 통해 널리 알리려고 했지만 '팔굽혀펴기'라는 콘텐츠가 대중의 흥미를 불러일으키진 못한 것 같습니다. 남 지사는 하루에 팔굽혀펴기 3백개라는 쉽지 않는 퍼포먼스를 통해 '남경필이 몸짱이 된 순간 경기도가 바뀐다'는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해주고 싶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예능 제작진의 초대를 받지못한 남 지사의 고육지책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설사 이 시장을 출연시킨 프로그램의 제작진이 남 지사에게 기회를 줘도 불가능했기 때문일 겁니다. 반드시 부부가 출연해야 하는 것이니까요.

민의를 대변하는 정치인들은 정치와 사회 이슈를 다루는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의견을 개진하고 정책을 검증하는 것이 본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치인의 예능 출연 행렬이 늘어나고 길어질수록 이에 대응하기 위한 퍼포먼스도 증가할 것입니다.

김호준 기자  5kj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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