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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효리네 민박’과 요가...그리고 禪
홍진호 기자 | 승인 2017.07.15 13:07

수식어가 필요 없는 셀럽, 이효리가 민박을 시작했다. 손님들은 유명인의 집에 묵으며 달달한 신혼부부의 일상을 함께하고, 국민들은 이러한 모습을 방송을 통해 시청한다. 모 종편에서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이야기다. 필자는 연예인에 별 관심이 없고 TV 시청도 거의 하지 않는데, 우연히 본 그 프로그램에서 이효리는 민박집 손님들을 대상으로 요가를 가르치고 있었다. 이효리는 요가는 운동이기보다 마음의 평화를 목적으로 한다는 설명을 곁들이면서 친절하게 모닝 요가 클래스를 선보였다. 이효리 처럼 요가를 가르칠 수는 없어도, 동국대에서 인도철학을 공부했기에, 요가의 이론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요가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듯이, 인도에서 탄생되었다. 흔히들 인도하면 몸을 이상하게 꼬고 극한의 고행을 하는 요기들을 떠올린다. 그런데 왜 하필 인도에서 인도인들은 요가를 하게 된 걸까?

덥고 습기가 많은 인도에서는 뛰고 달리는 육체적 운동은 자살행위와 같다. 인도에 가보면 알겠지만, 가만히 있어도 굵은 땀방울이 뺨을 타고 비처럼 흘러내린다. 몸을 격렬하게 움직이는 운동은 애초에 하고 싶은 마음조차 들지 않는다. 그래서 고대 때부터 인도인들은 세세하고 집중적으로 몸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관찰했다. 그리고 이러한 몸의 제어를 마음을 제어로 까지 발전시켜 나갔다. 요가라는 명칭은 “붙들다.”는 뜻의 산스크리트어 “유즈”에서 나왔다. 이는 산란한 몸과 마음을 제어하는 모든 방법들을 통칭하고 있다.

요가는 고대 4대 문명의 발생지 중 하나인 바로 서북인도의 인더스강 유역에서부터 시작됐다. 키가 작고 코가 낮은 인도의 원주민, 문다족과 드라비다족은 메소포타미아의 청동기술을 배워, 인더스강 상류의 하랍빠와 하류의 모헨조다르를 중심으로 인더스문명을 형성했는데, 놀랍게도 요가는 이미 이때부터 존재했다. 아리아인이 인도에 정착한 후 힌두교를 만들었을 때, 요가는 힌두교의 대표적인 수행법으로 흡수돼 발전됐다. 이후 요가는 기원전 200년경 빠딴잘리가 이론적, 실천적 측면에서 요가를 체계화한 ‘요가수트라’를 지으면서 힌두교의 한 학파로서 자리 잡게 되었다.

요가를 근본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요가수트라의 사상적 기반인 샹카 학파를 이해해야 한다. 샹카는 이 세상이 물질적 요소인 ‘쁘라끄리티’ 와 정신 혹은 자아로 부를 수 있는 ‘뿌루샤’로 나뉘며, 이 둘은 서로 동동하게 실재한다고 주장한다. 곧 순수의식인 자아가 무지로 인해 물질을 자아로 착각하면 그것에 집착한다고 보았다. 자아가 이러한 무지를 떨쳐 버리면, 물질로부터 독립된 영원 불사의 자유로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고 여겼는데, 이것이 곧 깨달음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실천적 수단이 바로 요가다. 곧 현대인들에게 운동처럼 여겨지는 요가는 사실 깨달음을 위한 종교적 행위인 것이다.

요가는 육체와 정신이라는 이원론에 근거하기에 몸을 다스리는 하타요가와 정신을 다스리는 라자요가로 나눠서 구분하기도 한다. 몸을 제어해서 정신의 자유를 얻는다는 측면에서, 또는 이러한 정신적 깨달음을 위해 몸을 단련한다는 의미에서 요가는 세상 곳곳에서 다른 이름으로 불려진다. 이러한 의미에서는 중국과 우리나라에도 요가가 있다. 불교의 참선과 소림권법이다.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가 선종의 초조가 된 달마대사는 소림사에서 9년간 면벽수행을 하고 깨달음을 얻었다. 그런데 참선은 정신을 수련하는 요가적 관점에서는 라자요가의 한 형태다. 이 당시 달마대사는 또 하나의 요가를 개발했는데, 바로 쇠약해진 육체를 다스리기 위해 만든 소림사 권법이다. 달마대사는 9년 동안의 면벽수행을 하는 틈틈이 곤충과 동물의 움직임을 포착해 소림사 권법을 만들었다. 쇠약해진 육체로는 정신을 고도로 집중하는 선을 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하타요가로 몸을 다스리고 난후 라자요가로 정식적 깨달음을 추구했다. 하지만 달마대사에게 있어 선은 마음을 다스리는 ‘라자요가’, 소림사 권법은 몸을 다스리는 ‘하타요가’였던 것이다. 물론 이같은 설명은 요가적 관점에서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한 비유임을 밝혀둔다. 

인도와 중국 모두 육체를 바로 보고 이를 올바로 가꾸며 유지하는 것은 곧 깨달음을 얻기 위한 가장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수행이었다. 다만 덥고 무더운 인도에서는 몸을 되도록 적게 움직이는 요가라는 형태로 발전 되었고, 길고 혹독한 추위와 싸워야 하는 동북아시아에서는 몸을 크게 움직이는 권법이 수행에 더욱 유리했을 것이다.

연예인과 셀럽은 비슷하지만 어감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셀럽은 그 시대 패션과 유행을 선도하고 사회 참여에도 적극적이며 무엇보다 늘 이슈를 몰고 다닌다. 효리네 민박에서 요가 수업이 방송이 되고 난 후 많은 팬들과 시청자들은 익숙하지만 친근하지는 않은 요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셀럽이 하는 요가는 여유로운 삶의 정취가 묻어나고 왠지 모르게 신비하게도 여겨지는 것 같다. 종교를 떠나 동북아시아와 우리나라에서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선이 대중에게는 쉽게 다가가기 어려워 보이지만, 서구에  zen으로 알려진 ‘선’은 단순, 직관 등 창조의 아이콘으로 서구의 셀럽 들에게 인기가 높다. 우리의 입장에서, 선이라는 관점에서 뒤 짚어 보면, 요가는 인도의 선인 셈이다. 이효리의 요가가 요가에 담긴 정신과 우리의 선도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홍진호 기자  jino413@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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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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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산 2017-07-15 20:10:36

    통일장이론으로 우주를 새롭게 해석하는 책(제목; 과학의 재발견)이 나왔다. 이 책은 형식적으로는 과학을 논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인문교양서다. 저자의 심오한 통찰력과 혁명적인 발상으로 우주의 모든 현상을 새롭게 관찰하고 분석했다. 이 책은 수학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우주의 탄생과 운행부터 생명의 본질까지 명쾌하게 설명하므로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참된 과학이론은 우주의 모든 현상을 통일된 하나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삭제

    • 이산 2017-07-15 20:09:57

      철학은 본질을 탐구하고 과학은 현상을 연구한다. 그래서 그들이 다른 길로 가고 있지만 계속 전진하면 결국 만나야 한다. 왜냐하면 본질을 발견하면 현상을 이해하고 반대로 현상을 이해하면 본질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의 원리를 모르면 올바른 가치도 알 수 없으므로 과학이 결여된 철학은 진정한 철학이 아니다. 이 책을 보면 독자의 관점과 지식은 물론 철학과 가치관도 바뀐다. 이 책은 형식적으로 과학을 논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인문교양서다.   삭제

      • 기자님 2017-07-15 13:58:33

        오~ 눈에 확 띄는 기사. 시의도 적절하고 좋은 내용의 기사군요. 잘봤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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