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자수첩
[기자수첩] 박정희 기념우표 결국 무산...우왕좌왕 눈치만 보다 비난 뭇매 ‘우정사업본부’
김희양 기자 | 승인 2017.07.13 17:54

오는 9월로 예정됐던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 발행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우정사업본부는 우표발행심의위원회를 열어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 우표 발행에 대한 재심의를 시행했고 참석 심사위원 12명 중 발행철회 8표, 발행추친 3표, 기권 1표로 최종 취소가 결정됐다.

발행이 무산되자 지난해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 우표 제작을 요청했던 경북 구미시와 일부 시민단체들은 강력히 항의를 하고 있다. 이 무더운 날, 남유진 구미시장은 1인 시위에 나섰다. 물론 정치권도 너나 할것 없이 입장을 발표했다. 여야가 상반된 입장이지만 반발하는 쪽은 한마디로, 정권 바뀌었다고 입 씻는게 어딨냐는게 요지이다.

실제로 과정을 뜯어보면 논란의 여지가 분명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한 번 결정된 사안을 재심의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우본은 지난달 30일,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 우표 발행에 대한 재심의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일부 시민단체와 학계 등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지난해 우표 발행 결정 때에도 이미 많은 논란이 있었다는 것을 우본이 이제서야 알았다는 것일까. 당시에도 일부 시민단체와 지금은 여당이 된 그 때 야당 의원들은 "과오가 많은 정치 지도자를 우상화하면 안된다"고 강력 반발했다. 그럼에도 당시 열렸던 우표발행심의위원회에 참석한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기념 우표 발행을 결정했고 이후 우본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강행 입장을 고수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우본은 당시 결정을 뒤집었다. 1년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변화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그리고 '새 정부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우표 발행을 결정할 당시 참석 위원 중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우본 입장에서는 영 찜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표류 발행업무 처리 세칙'을 보면 정치적·종교적·학술적 논쟁이 있는 소재에 대해서는 기념우표를 발행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역사적 평가가 엇갈린다는 것은 당시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필자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때문에 우표 발행이 무산된 것은 국민적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다행일 수 있다. 그럼에도 우본이 비난을 받는 것은...'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옛말도 있지 않은가. 국민적 여론이 좋지 않아 재심의를 결정했다고 해명하고 있는 우본이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입장을 번복한 그 속내를 살펴보면, 단순한 우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김희양 기자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희양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이 기사가 마음에 드세요?
0
0
이 기사를 공유하실래요? KakaoStory Facebook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