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서팔사(消暑八事) 다산(茶山) 정약용의 피서법 8가지 "달밤에 발씻기"

*방송: 춘천BBS <아침세상 강원>
*앵커: 박경수 부장   
*출연: 권혁진 소장 (강원한문고전연구소)   
*방송시간: 2017년 7월 7일(목) 8:30 ~ 8:55  
*방송주파수: 춘천 FM 100.1 MHz, 속초 93.5 MHz, 강릉 104.3 MHz  

 

<다음은 방송 전문입니다>

 

▷박경수 앵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하는데요, 과거사를 짚어보며 미래를 생각해보는 목요일입니다. 오늘도 철원의 역사를 짚어보도록 하지요. 강원한문고전연구소 권혁진 소장 나오셨네요. 권 소장님 안녕하세요?

▶권혁진 소장:

네 안녕하세요

 

▷박경수 앵커:

불볕더위와 집중호우가 되풀이되는 철입니다. 절기상 ‘소서’를 하루 앞두고 있구요. 요즘 각별히 건강 유의하셔야할텐데. 과거에 선인들은 여름철에 건강관리 어떻게 했을지 궁금해요.

지혜를 좀 주시죠.

▶권혁진 소장:

다산(茶山) 정약용 선생은 더위를 식힐 여덟 가지 방법, 즉 '소서팔사(消暑八事)'라는 시를 지었습니다. 소나무 둑에서 활쏘기, 회화나무 그늘에서 그네타기, 빈 누각에서 투호놀이 하기, 깨끗한 대자리에서 바둑 두기, 서쪽 연못에서 연꽃 구경하기, 동쪽 숲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 비 오는 날 시 짓기, 달 밝은 밤 발 씻기가 '소서팔사'에 나오는 피서법입니다. 지금 실정에 맞지 않는 것도 있지만 여덟 가지 모두 사소한 일상 속에서 즐기는 여유와 멋이 있습니다. 달 밝은 밤 발 씻기는 지금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산 정약용의 생가가 있는 마재마을

▷박경수 앵커:

다산 선생은 정말 대단한 분 같습니다. 평범함속에 진리가 있음을 깨달으셨으니까요. 더위를 피함에 있어서도 서민적입니다. ‘소서팔사’는 다들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애요. 현대사회에서도 적용 가능한 것만 추려보면, 깨끗한 대자리에서 바둑 두기, 서쪽 연못에서 연꽃 구경하기, 동쪽 숲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 비 오는 날 시 짓기, 달 밝은 밤 발 씻기....요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소서팔사’...또 배웁니다.(웃음)

이렇게 더위를 피하면서도 비가 많이 오잖아요. 이번 주말에도 장맛비가 예고돼있습니다. 걱정은 안전사고예요. 이미 비가 많이 와서 산사태도 그렇구요. 안전사고에 대비하려는 선인들의 마음도 엿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권혁진 소장:

주자십회(朱子十悔) 중에 불치원장도후회(不治垣墻盜後悔)라는 말이 있습니다. “담장을 제대로 고치지 않으면 도둑맞은 뒤에 뉘우친다.”미리 준비해야한다는 말입니다.

한비자는 ‘천장 높이의 둑도 개미구멍으로 말미암아 무너진다[千丈之堤 以螻蟻之穴潰]라고 했습니다. 사소한 게 원인이 되어 큰 일이 일어남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박경수 앵커:

한비자의 ‘법불아귀’라는 말이 생각나는데...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네요. 알겠습니다. 주말에 집중호우에 따른 비피해없도록 다들 각별히 주의하시구요.

지난주에 이어서 철원의 역사를 계속해서 짚어보죠. 삼연 김창흡 선생이 철원으로 오게 된 배경을 들었잖아요. 아버지가 철원으로 귀양을 오면서 이듬해 따라오게된건데, 삼부연 폭포를 워낙 좋아해서 삼연이라는 호가 붙게된거죠. 근데 삼연 선생이 시도 잘 지었고 그림에도 조예가 깊었던 모양이예요?

▶권혁진 소장: 

당쟁으로 집안사람들이 화를 당하자 학문에 종사하여 성리학과 문장으로 널리 이름을 떨쳤고, 고악부 짓는 방법을 이끌어 쇠퇴한 시를 중흥시켰다는 평이 있습니다. 특히 설악산에 은거할 때 지은 <갈역잡영>은 인제 지역 주민들의 생활상을 잘 표현해서 인제의 풍요(風謠)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서울 북악산 아래 낙송루(洛誦樓)에서 노닐 때는 노론 계열의 시인들뿐만 아니라, 홍세태 등 여항문인과도 시를 지으며 교유한 것도 유명하고, 겸재 정선이 진경산수화의 대가로 성장할 수 있게 학문적, 정신적 스승 역할을 맡기도 한 분이 김창흡입니다.

 

 

▷박경수 앵커:

그렇군요. 겸제 정선은‘진경산수화’로 유명한 분이 있잖아요? 조선후기 대단한 화가이신데, 서울 강서구에 기념관이 있더라구요. 근데 정선의 그림에 김창흡 선생이 시를 쓴 게 많이 발견됩니다. 두 분이 같이 다니신건가요?

▶권혁진 소장:

겸제 정선의 친구인 이병연이 1710년에 김화(金化) 현감이 되자 스승인 김창흡과 친구 정선을 초대하여 금강산 여행을 합니다. 정선은 금강산과 금강산으로 오고가는 도중에 있는 뛰어난 경치를 그린 30여 폭의 그림을 친구인 이병연에게 선물로 주었고, 이병연은 스승인 김창흡에게 제화시(題畫詩)를 부탁하였습니다. 그러자 김창흡의 「이일원(李一源)의 해악도(海嶽圖) 뒤에 짓는다」라는 시를 짓게 됩니다.

 

▷박경수 앵커:

그렇군요. 그럼 김창흡이 제화시를 남긴 정선 그림 얘기가 들여다보면 볼수록 재밌더라구요. 철원과 관련된 작품들을 하나하나 보죠. 먼저「화강백전(花江栢田)」이 있어요. ‘화강백전’은 역사적인 그림이죠?

▶권혁진 소장:

예전 김화읍에서 남쪽으로 2리쯤 떨어진 곳에서 조선군과 청군의 싸움이 있었습니다. 평지에 진을 친 평안감사 홍명구는 2천명의 병사와 함께 청군에게 패하여 전사했고, 평안도 병마절도사 유림(柳琳)의 군대는 잣나무 숲 언덕에 진을 쳐서 적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이 전투는 병자호란 당시 용인 광교산 전투와 함께 조선군이 승리를 거둔 전투라고 합니다. 겸재 정선은 전쟁터에 들려 「화강백전(花江栢田)」을 그렸는데 화강은 김화를 가로지르는 강으로 김화를 의미하고, 백전은 잣나무밭을 의미합니다. 김창흡은 그림을 보고 제화시를 지었습니다.

 

겸재 정선의 화강백전

▷박경수 앵커:

겸재 정선이 그리고 삼연 김창흡이 시를 지은 그림에 대한 얘기, 다음주에 이어가야겠네요. 이제는 목요일 아침 8시 30분이면 으레 BBS 다이얼을 맞추게되지않을까 싶습니다.(웃음) 오늘 말씀 잘들었습니다.

▶권혁진 소장:

감사합니다

 

▷박경수 앵커:  

목요일에 듣는 역사와 시사, 오늘은 철원의 역사를 짚어봤습니다. 다음주 목요일에 또 뵙지요.강원한문고전연구소 권혁진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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