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도발을 감행한 것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개발에 한발더 다가섰음을 의미한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ICBM 발사와 추가 핵실험을 일종의 ‘레드라인’으로 제시해왔다. 군사적 옵션 등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언급해온 것은 ICBM발사와 추가 핵실험을 하지 말라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였다.

하지만, 북한은 끝내 ICBM 발사를 감행했고, 발사 성공을 대내외에 선언했다. 북한 언론은 중대보도를 통해 “대륙간탄도로케트 ‘화성-14형’은 4일 오전 9시(평양시각) 서북부지대에서 발사되여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39분간 비행하여 조선동해 공해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보도했다.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를 친필로 명령했을 뿐 아니라 발사 현장에도 참관했다고 북한 언론은 전했다.

북한은 “시험발사는 최대고각발사체제로 진행됐다”며 “대륙간탄도로케트는 정점고도 2,802㎞까지 상승하여 933㎞의 거리를 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발사각도를 조정할 경우 미국 본토까지 발사체가 날아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북한의 ICBM 시험발사의 시기도 주목할만하다. 한미 정상은 지난 6월30일 북한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공약을 확고히 하면서 북한 핵문제에 대한 공조 체제를 재확인했다. 특히 한미동맹이 굳건한 모습을 보여줬다. 불과 며칠만에 ICBM 시험발사를 감행한 것은 핵 보유의 의지를 접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ICBM시험 발사로 국제사회의 제재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화 보다는 제재 국면이 길어질 수 있다. 제재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민간교류부터 물꼬를 트겠다는 우리 정부의 노력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북한이 ICBM 시험발사에 이어 추가 핵실험 도발까지 감행할 경우 한반도에서의 긴장은 더욱 고조될 수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고, 긴밀한 대북 공조를 재확인한 점은 상당한 성과다. 이제 7일과 8일 독일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과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공조 체제를 공유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북한이 핵보유의 길로 다가서는 것을 억제하는 조치를 국제사회에 함께 강력히 검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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