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출연: 조동언 판소리 명창
□진행 : 손도언 기자
□프로그램 : [청주BBS 충청저널 967/ 06월 15일(수) 08:30~08:54(24분)
□주파수 : FM 96.7MHz.
 
 ** 인터뷰 내용 인용 시 ‘청주BBS 충청저널 967’이라는 출처를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인터뷰 내용]

손도언(이하 손) : 직격인터뷰 시간입니다.
충북지역은 호남지역과 달리 ‘국악의 불모지’입니다.
충북에서 판소리와 대금, 가야금 등 국악을 배우겠다는 학생들이 거의 없고, 판소리를 부르는 사람도 드믑니다.
그래서 오늘(15일)은 충북지역에서 ‘판소리 대중화’에 애쓰고 있는 분을 전화로 연결했습니다.
우리나라 국창이면서 인간문화재인 조상현 선생에게 판소리를 사사 받은 조동언 명창입니다. 지난 주말에 진천에서 ‘제1회 판소리 중고제 축제’가 전국에서 처음을 열렸는데요.
조동언 명창이 이 중고제 축제에서 연출을 맡았습니다.
조동언 명창에게 ‘판소리의 대중화’와 판소리 유파 중 충북지역에서 성행돼 왔던 ‘중고제는 무엇인지’ 판소리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조동언 명창님, 안녕하십니까

조동언(이하 조) : 안녕하세요.

손 : 조 명창님, 먼저 판소리 유파...어떻게 분류됩니까.

조 : 일단은 우리가 대중적으로 많이 영화로 나온 유파가 있는데요. 그게 바로 서편제고요. 그 다음에 동편제, 이 동・서편제는 많은 분들이 잘 알고계시고 그중에 또 하나가 비동비서라고 서편제도 아니고 동편제도 아닌 우리 충북을 중심으로 해서 경기, 서울까지 불러졌던 소리인데요. 이게 바로 중고제입니다. 그래서 이 3가지 유파가 대표적인 판소리 유파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손 : 그렇군요. 그러면 이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가 있는데 중고제는 충북지역 등 충청도의 판소리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중고제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입니까?

조 : 중고제의 특징을 알려고 한다면 먼저 동편제나 서편제를 이해하셔야 됩니다. 이를테면 동편제는 남성적인 소리라고 이야기 하고 있고, 서편제는 여성적인 소리라고 합니다. 여성적인 소리면서 애달픈 소리가 많이 들어가 있고요. 그러면 제가 한 가사를 가지고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까지 연결해 볼테니 우리 사회자분, 청취자분들도 같이 한번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동편제 먼저 하면 “(단가)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이렇게 남성적으로 쭉쭉 나갑니다. 서편제는 똑같은 노랫말 가사인데도 다릅니다.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이렇게 여성적이면서 애달픕니다. 그런데 중고제는 우리 충청도가 양반고장이라고 흔히 얘기합니다. 소리가 그 지역의 관습과 풍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이 맞습니다. 동편제도 그렇고 서편제도 그렇고. 그런데 중고제는 우리 충청, 경기, 서울까지 아우르는 소리다 보니까 대체적으로 많이 듣고 후원했던 분들이 전부 양반출신들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까 글 읽는 소리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같은 가사를 가지고 하면 어떤 느낌이냐면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이렇게 됩니다.

손 : 중고제는 좀 여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조 : 네. 그래서 중고제는 이를테면 양반들이 글 읽을 때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그래서 소리가 평이하고 마치 시조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다이내믹하거나 굉장히 속도감 있거나 이런 것이 없다보니까 사실은 동・서편보다는 재미가 덜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중고제가 빨리 사라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손 : 그렇군요.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 소리를 직접 한 대목을 들어봤는데, 이 중고제는 충청도민들의 애환이라던가 서민들의 가풍이 녹아 있는 판소리 ‘제’ 인거네요.
중고제가 역동적이지는 않지만, 맑고 경쾌한 소리를 내고 있는데... 우리 충청도 사람들의 성격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조 : 네. 맞습니다.

손 : 그렇군요. 일반적으로 판소리하면, 전라지역에서 성행했다...이런 평가들이였는데요.
조선말 때는 충청도 판소리 명창들이 이끌었다...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전라도보다 충청도가 더 앞섰다...이런 주장인 건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조 :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왕 송흥록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이분이 동편제의 거장이시고 그런데 이분들보다 앞서서 소리를 했던 분들이 이를테면 우리 청주지역의 박팔괘 선생님이나 서산지역에 이동백 선생님 이런 분들이 중고제의 느낌을 잘 살려 나갔습니다. 이분들의 특징이 전부 어전광대라고해서 왕 앞에 가서 소리를 하시던 분들입니다. 재밌는 것은 우리 충북지역의 이를테면 우리나라 3대 악성하면 난계 박연선생, 우륵선생, 왕산악이 있는데, 그중에 두 분이 충북에 자리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청주 쪽이 고향이신 박팔괘 선생님이 어전광대시죠. 옛날에는 왕 앞에 가서 소리를 하려고하면 일반 광대는 ‘천한 것 중에 천한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근데 이분들이 그냥은 못 들어가고 벼슬을 줬습니다. 동정 이동백 감찰 송만갑 이런 식으로요. 그래서 우리 충북지역에 어전광대가 있고 또 음악을 다듬고 한 난계 박연선생, 신라시대 때 우륵선생, 이런 것이 전부 궁중에 관련된 벼슬을 하고 있던 분들인데 어찌됐건 간에 충북이나 서산 쪽에서 전라도의 동・서편제보다 훨씬 더 앞서서 소리를 만들어내고 다듬고 했습니다.
 
손 : 그렇군요. 그동안 판소리의 고장하면 호남지역이었는데, 충청도는 판소리의 불모지였다 이렇게 인식 돼왔습니다. 그런데 조 명창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박팔괘라던가 이동백, 옛 명인들이 충청도 사람이라는 게 새로운 것 같습니다.
조 명창님 지난해 가을이었죠, 청주에 있는 도지사 옛 관사에서 ‘중고제’와 관련된 ‘풍류방’이 열렸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음악회였고, 도민들의 반응은 어떠했습니까?

조 : 일단은 충북지역에서 소리를 하고 또 이 지역에서 많은 충청도민들을 대상으로 해서 소리를 해나가는 소리꾼들이 항상 딜레마가 있습니다. 그 딜레마가 뭐냐면 우리가 언제까지 전라도의 말씨와 전라도의 관습 풍습을 닮아있는 동・서편제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있었습니다. 즉 바꿔 말하면 소리꾼들이 지역에서 살면서 지역의 정체성, 이것을 어떤 식으로 찾아야 될 건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서 여러 가지 대안들을 생각해내고 그것을 실행하고 시전하려고 하는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중고제 관련 시리즈를 몇회 동안 계속 하고 있는데요. 거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동편제, 서편제라는 그 단어가 판소리 유파에 고유명사가 됐잖아요. 그렇게 되니까 우리도 중고제라는 것을 도지사관사, 지금은 충북문화관에서 6회 정도를 하다보니까 할 때마다 엄청난 분들이 오셨는데, 이분들이 돌아가시고 한참 후에 만나서 이야기 들어보면 다른 건 몰라도 ‘중고제라는 게 우리지역에 소리였구나’, ‘중고제라는 게 있었구나’, ‘중고제라는 것을 이번기회에 알게 됐다’, 이런거죠. 그래서 이렇게 사람들의 입에서 자꾸 “중고제, 중고제”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이게 이를테면 지역의 판소리가 이렇게 복원내지는 다시 판소리하시는 분들로부터 다시 끄집어 내지고 다듬어지고 있구나 라는 그런 기대심이 반, 또 어떤 자부심이 반 이런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손 : 예 그렇군요. 도지사 관사하면 ‘다다미방’ 일본식 전통 문화양식을 갖고 있는데, 거기서 우리 국악인들이 일본인들에게 판소리를 했고, 또 그런 아픈 현장에서 중고제가 부활한 것이네요.
조 명창님, 간단하게 여쭙겠습니다. 지난 주말이죠. 진천에서 ‘중고제 축제’가 전국적에서 공식적으로 열렸습니다. 이 축제에서 연출을 맡았는데요. 어떤 축젭니까.

조 : 일단 진천에 우리 유명한 청학동 훈장 김봉곤 훈장님께서 와계신데, 이분이 진천에 오시면서 이분이 가지고 있는 전국적인 인적 네트워크, 전국적인 지명도 이런 것들을 통해서 중고제가 지역을 넘어서 전국으로 확산되는 계기를 마련한 시간이었던 것 같고요. 그러면서 대한민국 인간문화재 선생님들, 중견 명창들, 또 학자들까지 포함해서 엄청난 분들이 오셔서 지역의 중고제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방향을 잡고 가야할 것인가에 대해서 논의를 했습니다.

손 : 네. 조 명창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산에서 공부 중이신데,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조동언 명창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조 :네. 다시 산으로 올라가겠습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