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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기획보도1] 골프장 안전, 이대로 좋은가? (1)청도 골프장 워터헤저드 사망 사고, 무엇이 문제였나?
정한현 기자 | 승인 2017.06.19 09:00

지난 3월, 청도의 한 대중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50대가 워터헤저드(인공연못)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골프인구의 가파른 증가속에 각종 안전사고가 늘고있지만 업계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합니다. BBS불교방송에서는 현재 검찰에 계류중인 ‘청도 워터헤저드 사망 사고’를 심층 분석해 <골프장 안전, 이대로 좋은가>라는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BBS기획보도〕골프장 안전, 이대로 좋은가?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청도 워터헤저드 사망 사고, 무엇이 문제였나?”를 통해 사고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하고, 사고 원인과 안전실태, 초동 대처 상황 등을 짚어보겠습니다.

◆ 되돌아본 워터헤저드 사고, 무엇이 문제였나?

지난 3월 23일 오전 9시 37분쯤 청도의 한 골프장에서 50대 A씨가 라운드 도중 인공연못(워터헤저드)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A씨는 골프공을 줍기위해 헤저드로 갔다가 실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인공연못은 깊이 3m 정도에 물이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바닥에 방수비닐이 설치돼 있었고, 헤저드 둘레까지 비닐막이 쳐져 있었습니다.

사고 당일 촬영한 현장 주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는 도착 후 현장수색 끝에 A씨를 발견해 응급조치를 실시했지만 숨졌습니다. 사고 당시 일행들은 그린 주변에 있었으며, A씨가 헤저드에 빠지자 일행 중 한 명이 구하려 뛰어들었다가 그 역시 가까스로 골프채를 잡고 빠져나왔습니다. 물에 뛰어든 일행의 증언에 따르면 구해야겠다는 급한 마음에 들어갔는데 방수포에서 미끄럼틀을 타듯 연못으로 빨려 들어갔다고합니다. 타인의 도움 없이는 결코 빠져 나올 수 없었다고합니다. 아무리 급박한 상황이라도 또다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는 삼가야하지만 나무에 결박된 구명환이 쉽사리 풀리지 않았고, 사람을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드는 것 외 다른 수단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사고에는 목격자가 있습니다. 목격자의 존재는 골프장측의 주장입니다. 사고 장소와 반대편 언덕에서 우연찮게 피해자가 물에 빠지는 상황을 보았다는 것인데 캐디의 주장에는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해당 캐디의 주장에 따르면 피해자 A씨가 인공연못에서 서성이더니 빗물 유입용 콘크리트 관로 위에 올라 잠시 물 속을 바라보았다고 합니다. 이어 연못쪽으로 손을 내미는 동작을 몇 번 하더니 마치 사람이 무너지는 것처럼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는것입니다.

골프장측이 제시한 사고 장소- 사진 정면으로 보이는 앞쪽 관로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특발성 원인에 의한 쇼크로 물에 빠졌다는 논리가 가장 합리적일것입니다. 그런데 저혈당 쇼크같은 특발성 원인은 통상 서 있는 자세에서 발생하는데 앉아서 손을 내미는 동작을 하던 사람에게서 그런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결국 손을 내미는 동작은 골프공을 주우려는 행위로 해석될 수밖에 없고, 정황상 공을 주우려다 피해자 스스로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는 겁니다.

사고 당일 촬영한 현장 사진 - 누군가 미끄러진 흔적이 있다

사고 당일 촬영된 사진을 보면 누군가 방수포에서 미끄러진 흔적이 뚜렷한데 골프장측은 사고가 난 뒤 피해자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 직원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동료 역시 물속으로 뛰어들었으니 미끄러진 흔적으로 진실 유무를 가릴수는 없습니다. 이에대한 자세한 판단은 수사기관과 재판으로 진행될 경우 사법부에서 판단할 몫입니다. 언급된 내용들은 사고 이후 골프장측이 서둘러 구명보트 등을 현장에 배치하는 등의 행위를 하면서 취한 중요한 초동대처의 일환이므로 가볍게 다룰 사안이 아닙니다.

◆ 곳곳에서 드러난 ‘안전불감증’

사고 골프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보면 ‘안전불감증’이 만연했다는 증거들이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안전 표지판이나 위험 경고판은 없었고, 방수비닐로의 접근을 막는 안전띠도 사고 발생 이후에 설치됐습니다. 워터헤저드가 지닌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둘레에는 어떠한 조경시설도 없었습니다. 현장은 V자형 깔때기 형태의 급격한 경사로 이어지고 있는데 주변에 위험을 알리는 안전표지판과 안전띠, 구조용 보트는 사고 후 설치한 것입니다.

사고 이후 구명보트가 놓여진 현장모습

평소 얼마나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었는지를 쉬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결국 안전장치 대신 죽음의 방수포가 골프장 곳곳을 둘러싸고 있었는데도 아무 대책 없이 손을 놓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번 사고가 보여주는바는 방수포에서 미끄러지면 수영을 할 수 있는 건장한 성인 남성조차 순식간에 변을 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위험한 곳이라는겁니다. 그러므로 구명조끼, 구명튜브, 위험경고 표지판, 조경시설 등 각종 안전사고에 대비한 장치 마련은 필수입니다. 그 중 하나라도 제대로 구비돼 있었다면...하는 아쉬움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 경찰, 미끄러진게 아니라 스스로 물에 뛰어들었다?

지금 이 건은 청도경찰의 수사를 거쳐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지난 4월, 이번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사고 당시 해저드가 강수량이 적은 초봄이어서 물이 가득 차는 3m보다 낮은 2.3m로 얕아보이는 상황이었고, 골프장측의 과실이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한 검찰의 의견을 받아보기 위해 (골프장 총지배인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수위가 낮아지면서 드러난 축대에 A씨가 올라가 사고가 시작됐고, 골프장측이 안전대비를 제대로 했는지를 판단 받고 싶어 검찰에 송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경찰은 목격자의 진술을 수용해 축대 위에서 스스로 물에 빠졌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피해자가 미끄러졌느냐, 스스로 물에 뛰어들었느냐는 매우 중요한 사안입니다. 전자냐 후자냐에 따라 사고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앞서 지적한바대로 이번 사건에는 목격자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 목격자가 캐디, 즉 골프장의 직원이라는점입니다.

물론 목격자가 골프장의 직원이라하여 모두 신뢰할 수 없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CCTV가 사고 상황을 보전하지 못했을수록 목격자의 진술에 혹 의문이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는 것이 합리적인 접근법이라는겁니다.

목격자의 말만믿고 축대 위에서 물로 뛰어들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은 쉬이 납득되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현재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이므로 충분히 고려됐으리라 짐작됩니다.

검찰의 지휘아래 최근까지 경찰의 보강수사가 진행됐고, 검찰은 골프장에서 물웅덩이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렸는지, 구조장비가 제대로 운영됐는지 등 생명과 관련된 조치의 부실 여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골프 경기 중 워터 해저드에 빠져 익사한 사건의 책임을 물어 골프장 관계자를 기소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지역에서는 안동경찰서가 2009년 3월 4일 당시 67세 남자가 2m 깊이의 워터 해저드에 빠져 숨지자 골프장 관계자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BBS기획보도〕골프장 안전, 이대로 좋은가? 다음편에서는 현행 법 체계의 테두리에서 골프장 시설 안전 관리의 기준은 무엇이고, 책임규정은 어떠한지 등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한현 기자  akan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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