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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 스님 탄신 1400주년을 맞아 보내드리고 있는 기획보도 세 번째 순서입니다.

불교계를 넘어 민족의 스승으로 자리 잡은 원효스님의 동상이 서울 한복판 효창공원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지요 ?

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보시로 건립됐지만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홍진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가면 원효대사의 동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원 외곽의 한적한 곳에 있다 보니 무심코 지나치기 쉽고, 누가 왜 설립했는지는 이곳을 자주 찾는 인근 학교 학생들도 잘 알지 못합니다.

[이재열: 반가운 마음이 들고요. 하지만 제가 전혀 몰랐다는 사실이 아쉽기는 하고요]

[반예원/ 신광고등학교 1학년: (혹시 원효스님 동상이 공공 공원에 설립됐는데 누가 설립한지 아세요?) 아니요]

설립자에 대한 의문은 동상 뒷면을 보면 바로 풀립니다.

뒷면에는 1969년 8월 16일 애국선열조상건립위원회, 서울신문사 세움, 조중훈 바침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원효사상 계승에 앞장서고 있는 원효종의 총무원장 향운스님은 “당시 재원 마련이 어려웠던 정부의 동상 건립 요청을 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흔쾌히 받아들여 원효대사상이 건립됐다”고 전합니다.

[향운스님/ 원효종 총무원장: 제가 항상 그래요. 대한항공을 고맙게 항상 잊지 말아라, 잊어서는 안 된다고 항상 그렇게 이야기를 많이 해요]

공공의 장소에 기업인이 세운 원효대사 동상은 아름다운 미담사례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담 보다는 보수와 관리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당시 정부 주도 아래 있었던 관련 위원회가 설립에만 신경을 썼지, 보수 규정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청동주조물의 특성상 지속적인 관리와 보수가 필수적이지만 한때 관리주체의 부실로 원효대사상이 크게 훼손됐고 급기야 관할 지자체는 보수비용을 설립 주최측에 의존했습니다.

[용산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 (관련된 몇 곳에) 정비를 요청해서 대한항공에서 자기부담으로 정비를 하겠다는 의견을 밝혀 오셔서 2011년 대한항공의 지원으로 정비를 했습니다.]

원효대사상은 2011년 동상 방치 논란 이후 대한항공의 재정 지원으로 보수가 이뤄졌고, 현재 원효종과 용산구청이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상 보수는 1차적으로 건립 단체에 먼저 재정지원을 타진하고 이것이 여의치 않았을 때 서울시 예산을 신청한다고 용산구청 관계자는 전합니다.

공공장소에 사실상 정부 주도로 세워진 동상의 보수를 언제까지 설립 주최측에 의존할 것인지와 원효대사상의 활용방안에 대한 교계 안팎의 관심과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스탠딩] 불자기업인의 보시로 설립된 원효대사 동상이 원효 탄신 1400주년을 맞은 올해,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되새기는 상징적인 장소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서울 효창공원에서 BBS 뉴스 홍진호입니다.

(영상취재=김남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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