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우리나라 경제 전망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무역, 즉 수출입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일반적인 경기는 어떨까?

심한 경우 IMF나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위기’는 미국 중국 무역마찰이 예상됨에 따라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수치로 나타난 불안한 경제지표, 그리고 탄핵정국 속 정치불안정 등이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 내부도 문제지만 대외리스크는 예측 불허지경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브렉시트, 중국 경제 불안,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자국중심 이익 중심의 트럼프 정권이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면서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있다.

곧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써 우리에게 미치는 파장은 크다 하겠다.

특히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이 시작되면서 불안은 커져가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지위 인정을 놓고 요란하더니 자동차는 물론 쌀, 밀, 옥수수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이미 2년째 감소하고 있는 세계무역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돼 한국에도 추가 타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국의 수출위상은 6위에서 8위로 2계단 추락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수출 세계 1위는 중국(1조5천247억 달러)이었고 2∼5위는 각각 미국(1조751억 달러), 독일(1조90억 달러), 일본(4천754억 달러), 네덜란드(4천187억 달러)가 차지하며 작년 전체 순위와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한국(3천631억 달러)은 홍콩(3천749억 달러)과 프랑스(3천731억 달러)에 밀려 지난해보다 두 계단 낮은 8위로 떨어졌다.

세계 10대 수출국 중 한국의 수출액 감소 폭은 8.5%로 브렉시트 여파를 겪은 영국(-12.3%)에 이어 2번째로 컸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G2 간 무역전쟁으로 통상마찰이 심화하면 가공무역을 통한 한국의 수출에는 더욱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양국의 통상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우리도 완전히 다른 차원의 새로운 대응책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사드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혐한 한한을 넘어 어디까지 갈지 가늠이 안될 정도이다.

경제성장률은 바닥을 기고 있고 청년실업, 가계부채, 소비자 심리 위축, 이에 따른 생산성 감소 등 악재가 둥둥 떠 있다.

특히 우리 경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수출은 58년 만에 2년 연속 감소했다.

자동차 수출 역시 2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11월까지 한국산 자동차의 수출액은 360억7천만 달러(약 42조576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4억3천만 달러에 비해 13%가량 감소한 실적이다.

경기 악화에 따른 판매 감소 등이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은 2014년에 458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올해 수출 목표액을 전년(4천955억 달러)보다 2.9% 증가한 5천100억 달러로 제시하며 2년 연속 마이너스 행진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은 2015년 -8.0%, 2016년 -5.9%를 기록하며 58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정부가 내놓은 수출 회복 방안은 수출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와 새로운 시장·품목 발굴이다.

무역금융 지원 규모는 현행 221조원에서 229조원으로 늘리고, 한류스타 해외상품전 등 마케팅 지원 대상 기업도 지난해 2만5천310개사에서 3만2천305개사로 확대한다.

수출 1천만 달러 이상의 80개 소비재 기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글로벌 매출 1조원 이상의 브랜드를 5개 이상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는 특히 수출유망기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중소·중견기업 수출을 전체 목표액의 절반에 가까운 2천500억 달러까지 늘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계획이 맞아 떨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이유는 대외여건이 워낙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출전선의 먹구름을 간안 한 듯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취임 이후 첫 경제행보로 3일 서울 구로구에 있는 서울 디지털 산업단지를 방문해 수출현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황권한대행은 수출 활성화를 위해 정부 역량을 총결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은 또 우리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수출이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다고 강조했다. 수출의 중요성을 역설한 대목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통상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정부가 내세운 수출전망 수치는 허구에 불과할 것이다.

강대국 G2의 눈치만 살피다가는 우리 경제도 쭈그러들 수 밖에 없다.

이를 어떻게 대응 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사고가 있어야 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가 후보 시절 FTA재협상까지 제기한 마당에 재협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다소 불리한 조건을 내세울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또 중국과는 한·중 FTA가 이행되고는 있다지만 사드배치에 따른 보복이 무역으로까지 번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방어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여러 가지 여건이 바뀌었다. 이를 받아들이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영리한 통상정책이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우리나라가 수출대국이라지만 6위에서 8위로 내려 앉았고 수출액도 감소하고 있는 것은 물론 자동차 등 주요품목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어떤 품목과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모든 경제수치가 다 나쁘다.

2011∼2015년 성장률은 2.3%∼3.7%, 2016년과 2017년에는 2%대 성장률이 유력하다.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인 3%대를 밑돈다는 것은 경제가 그만큼 안 좋다는 이야기다.

정부는 위기를 말하면 없던 위기도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말을 하지 말아달라는 입장이지만 속내는 그리 녹녹치 않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하는 등 우리 내부의 구조적 문제부터 글로벌 불확실성까지 겹쳐있어 우리 경제가 신음하고 있다.

정부는 위기가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 할 게 아니라 경기가 더 이상 나빠지기 전에 내수를 활성화하고 수출선의 다변화와 수출품목의 다양성 등을 확보해 나락으로 떨어지는 한국 경제를 구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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