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문화가 나라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콘텐츠와 스토리 발굴이 국가의 핵심 국정 과제가 된지도 오래다. 이같은 문화 정책들을 책임지는 정부 부처가 바로 문화체육관광부이다.

문체부는 행정고시에 합격해 5급 공무원이 된 수습 사무관들이 가장 선호하는 근무처로 꼽히기도 한다. 이 때문에 문체부 공무원들을 부러움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문체부는 요즘 초상집 분위기이다. 정국을 뒤흔든 최순실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비선 실세 의혹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와 최 씨 측근인 차은택 씨가 문화융성 사업 등 문체부의 주요 사업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문체부는 곤혹스런 처지에 내몰린 상태이다. 체육계의 황제로 불리면서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김종 전 차관 문제도 문체부를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문체부 공무원들은 최순실 씨 라인들에게 주요 사업과 정책들이 휘둘렸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끼며 좀처럼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다른 정부 부처에 비해 문체부가 최순실 라인들에게 가장 많이 놀아났다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도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문체부 내부에서는 우리도 피해자라며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윗선의 지시가 내려오면 이를 거역하지 못하고 수행할 수 밖에 없는 공무원의 처지도 이해해달라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는 문체부를 동정하기 보다는 비선 실세들에게 부역하고 동조한 문체부라는 비판 여론이 더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 문체부는 땅에 떨어진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주요 정책과 사업 과제들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다시 심기일전해야 할 때이다.  주요 사업들을 전면 재점검하고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그동안 왜곡되고 잘못됐던 부분들을 찾아내 이를 정상화시켜야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체부 직원들이 스스로 자존심을 회복하는 일이다. 전문성도 없고 누구나 개입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부서라는 이미지를 더 이상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문체부가 외부 인사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힘없는 부서가 아니라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이끌고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과 경쟁력 강화를 주도하는 핵심 부서가 될 수 있다.

문체부는 국민들의 정서를 어루만지고 행복 지수를 높이는 일을 하는 곳이다. 문체부가 행복해야 국민도 행복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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