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대단원을 막을 내렸다. 많은 선수들이 메달 색깔에 울고 웃었고 짜릿한 명승부에 국민들은 밤잠을 설쳐가며 환호하기도, 아쉬움에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국민들에게 금메달을 선사한 남녀 양궁 대표팀,사격의 진종오, 펜싱의 박상영, 여자 골프의 박인비,태권도 전사들이 있는가하면 메달을 기대했던 배드민턴의 이용대, 남자 축구,여자 배구,여자 핸드볼 등은 메달 문턱에서 탈락해 눈물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는 메달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를 잘 보여준 선수가 바로 태권도 남자 69킬로그램급에서 동메달을 따낸 이대훈 선수이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이대훈은 8강전에서 요르단 선수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그러나 이대훈은 자신의 패배를 승복하고 주저없이 상대 선수의 손을 들어줬고 아낌없는 축하의 박수까지 쳐줬다.

과거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은 은메달만 따도 국민들에게 너무 죄송하다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마치 죄인이라도 된 것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고 언론과의 인터뷰도 거절한채 경기장을 급히 빠져나가기 일쑤였다. 때로는 심판 판정을 문제 삼으면서 경기 외적인 다른 이유로 이기고도 결과는 졌다며 항변하기도 했다.

우리 선수들이 메달을 놓친 뒤 통곡하거나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국민들은 안타까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나친 성적 지상주의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감추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대훈 선수의 정정당당하고 여유 넘치는 모습에 많은 국민들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 같다.

어차피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승자가 있으면 패자도 있는 법이다. 승자의 환호 뒤에는 패자의 아픔이 필연적으로 수반되야 하고 승자와 패자 모두 아름다운 감동의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이 있다. 세상은 여전히 2등 이하는 기억하지 않고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1등은 결국 한명 뿐이다. 절대 다수는 1등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그런데도 무리를 해서라도 1등이 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1등을 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고 꼭 거쳐야할 과정까지도 생략하고 무시한다.

1등을 못해서 세상이 자신을 기억하지 않으면 또 어떤가 ? 사실 1등할 자신도 능력도 없기는 하지만 인간적인 감성과 향기가 없는 1등이라면 하고 싶지도 않다.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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