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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밤에 더욱 빛나는 60톤 황금불탑과 미얀마의 불심
홍진호 기자 | 승인 2016.07.26 15:42

한낮 미얀마의 뜨거운 태양빛이 기울어 질 때쯤, 60톤 황금으로 만들어진 쉐다곤 파고다의 진가는 더욱 빛을 발한다. 황금불탑은 태양이 서산 너머로 사라지는 시시각각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시계초침 처럼 미세하게 변화한다. 정말 너무나 파란 하늘이 점차 어두워질수록, 미묘하지만 서로 다른 색깔의 황금빛은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다.

지난달 3년 여 만에 다시 찾은 미얀마 양곤의 쉐다곤 파고다는 그때나 지금이나, 그 자리에서 그대로 나를 반겼다. 그러나 서산 너머 해가 자취를 감춘 밤이 되자, 하얀 조명으로 더욱 짙어진 황금불탑의 아름다움과 그 진가에 내 마음은 울렁거렸다.

쉐다곤 파고다는 흔히들 미얀마의 상징이자 자존심이라고 한다. 수년 전 미얀마 군부가 미얀마의 수도를 양곤에서 네피도로 이전했지만, 여전히 양곤은 600만 명이 사는 미얀마 경제수도로 그 위상이 굳건하다. 그리고 높이 약 100m의 쉐다곤 파고다는 이 도시의 랜드마크이다. 도시 어느 곳에서나 쉐다곤 파고다가 보이며, 쉐다곤 파고다를 중심으로 도시가 나뉘어 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453년에 건립된 쉐다곤 파고다는 둘레가 426m, 높이 약 100m에 외벽 금판은 13,000여개로 황금무게가 60톤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탑 꼭대기에는 73캐럿의 다이아몬드 등 모두 5,448개의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루비와 사파이어 등 진귀한 보석으로 장식 돼 있어서 밤이면 영롱한 빛을 발한다. 불심이 돈독한 미얀마의 왕들은 자신의 몸무게만큼 금을 보시했고, 불자들 역시 앞 다퉈 사원 건립에 힘을 보탰다. 부자들은 돈으로, 가난한 이들은 자신들의 노동력으로 불탑 건설에 참여했다.  

특히 쉐다곤 파고다는 미얀마 불교가 부처님이 현존하실 때 시작되었음을 증명하는 파고다로 역사적 의미 또한 각별하다. 옛날 부처님 재세시에, 인도와 미얀마를 오가며 장사를 하던 상인 티푸사와 발리카 형제가 인도에서 부처님을 뵙고 벅찬 환희심에 공양을 올렸다. 이에 부처님은 법의 상징으로 당신의 머리를 한번 쓰윽 쓰다듬은 후 머리카락 8가락을 이 형제에게 선사했다.

형제가 미얀마로 가지고 온 부처님의 머리카락 중 6가락이 바로 쉐다곤 파고다 지하에 모셔져 있다. 처음 26m 높이의 쉐다곤 파고다는 증축을 거듭해 현재 사원의 면적은 140에이커로 웬만한 도시의 공원정도의 크기를 갖췄다.

인도차아니 반도에 위치한 미얀마는 세계에서 40번째로 큰 국토면적과 황금과 보석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자랑한다. 오랜 시간 군부독재 하에 있어서 경제발달은 크게 뒤쳐졌지만, 다양한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지리적 위치와 자원, 노동력 등 발전 가능성은 그 어느 국가보다 커 G2 미국과 중국의 외교 각축전이 벌어지는 나라이기도 하다.

미얀마는 북서쪽으로 방글라데시와 인도, 북쪽으로는 티베트, 북동쪽은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남쪽과 남서쪽으로는 벵골만과 안다만 해에 이르는 1,930km의 해안선을 가지고 있다. 국토가 남북으로 길기에 기후 변화도 다양해 북쪽 산악지대에는 겨울에 서리를 만날 수도 있다. 넓은 국토에 다양한 인종, 기후가 하나의 나라 안에서 공존하지만, 미얀마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불교이다. 4,700만 인구의 89%가 불자로 미얀마 인들에게 불교는 신앙이기 전에 생활이다.

일본인들이 신사에서 태어나 절에서 죽는다고 한다며, 미얀마인들은 사원에서 태어나, 사원에서 생활을 하다가, 사원에서 생을 마감한다고 할 수 있다. 지극한 불심을 가지고 있는 미얀마인들은 집에서 있는 시간보다 사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고 한다. 가장 예쁜 옷을 깨끗이 차려입고 온 가족이 사원을 방문하면 하루 종일 사원에서 기도를 하고, 대화를 하며 머문다. 아이들에게 사원은 놀이터이고, 친구들에게 사원은 모임의 장소이며, 젊은 남녀에게 사원은 데이트 장소가 된다.

미얀마 사람들은 아기 때 부모님 품에 안겨 사원을 방문하고, 이곳에서 뛰어놀다가 여자 친구와 사원에서 연예를 하고, 결혼을 한 이후에는 다시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사원을 찾는다. 미얀마 인들에게 사원은 인생의 무대인 셈이다.

미얀마를 비롯한 남방불교의 사원을 방문할 때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다녀야 한다. 미얀마는 양곤을 비롯한 곳곳에 워낙 많은 파고다를 갖추고 있어, 미얀마를 한 번 씩 방문하면 귀국할 때 쯤 신발보다 맨발로 걷는 게 익숙해진다.

3년 전 목탁스님과 함께 미얀마를 방문하고, 최근 남양주 명덕사 주지 우정스님과 다시 찾은 미얀마, 그때나 지금이나 가진 게 없어도 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미얀마 사람들과 황금보다 더욱 빛나는 이들의 간절한 불심에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황금이 녹아내릴 정도로 작렬했던 미얀마의 낮을 지나 기분 좋게 식은 쉐다곤 파고다의 대리석 바닥을 거닐며 느꼈던 환희심은 귀국과 함께 일상이라는 태양빛이 떠오르자 차갑게 식어버렸다.

그럼에도 저 멀리 미얀마 양곤에 가면, 쉐다곤 파고다의 불탑처럼 높은 불심으로, 우리와는 또 다른 삶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한여름 답답한 신발 안에 갇힌 발바닥이 조금은 시원해지는 느낌이 든다.

한여름 밤 쉐다곤 파고다 제일 꼭대기에서 영롱하게 빛을 발하는 다이아몬드의 불빛은 지금 이순간 대한민국의 나를 그 때 그 순간 쉐다곤 파고다 앞으로 이끈다.

일상에 지치는 한여름밤, 문득 그 불빛을 따라 맨발로 하염없이 걷고 싶어진다.

홍진호 기자  jino413@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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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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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ㄱㄱㄱ 2016-07-31 01:06:13

    불교만세화이팅사법고시존치시켜라..@!!!!!!!!미얀마괘독이없게해라..... 불교방싱 불교연예인들을많이초대해라..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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