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긴급전화 1366 강원센터

*방송: 춘천BBS <아침세상 강원>  
*앵커: 박경수 부장     
*출연: 탁운순 상담팀장 (여성긴급전화 1366 강원센터)
*방송시간: 2016년 7월 12일(화) 8:30 ~ 8:55
*방송주파수: 춘천 FM 100.1 MHz, 속초 양양 93.5 MHz

 

[다음은 방송 전문입니다]

 

여성긴급전화 1366 강원센터 상담원들

*박경수 앵커(이하 박 앵커):

매주 화요일 이 시간은 여성 및 가정폭력 예방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여성긴급전화1366 강원센터 탁운순 상담팀장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탁운순 팀장님 안녕하십니까?

*탁운순 상담팀장(이하 탁 팀장):

네. 안녕하세요.   

 

*박 앵커: 

지난주에는 아동학대가 무엇인지 개념이나 다양한 지원체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은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요?

*탁 팀장: 

네 지난주에는, 최근 민감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아동학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으로 아동학대의 개념과 유형, 특징에 대해 사례를 들어 함께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도 지난주에 이어 아동학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건데요. 오늘은 아동학대를 하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심리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아동학대 가해자들과 피해아동과의 관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 데요.  가해자가 계부인 경우, 가해자가 친부와 계모인 경우, 가해자가 친모인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박 앵커:

그렇군요, 아동들을 가장 잘 보살펴야 하는 분들인 것 같은데 그 분들이 아동학대의 가해자들이라니, 그렇다면 그분들은 어떤 심리적 이유가 있어서 아동학대 가해자가 되는 걸까요?

*탁 팀장:

네, 연구자들이 발표하는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 가해자들의 경우 가장 보편적인 정신장애는 경계선 성격장애를 보고하고 있습니다. 또 이렇게 경계선 성격장애를 지닌 폭력사범들의 공통점은 40%에서 76% 정도가 어릴 때 폭력 피해에 노출된 적이 있으며, 25%에서 73% 정도가 주 양육자로부터 신체적으로 학대를 받았던 피해자였던 것이 보고되기도 하였습니다.

 

*박 앵커:

그렇다면 아동학대를 하는 가해자들에게서는 어떤 공통점이 발견되고 있나요?

*탁 팀장:

네, 아동학대 가해자들이 보이는 특이성이나 공통점은 최근 언론에 대서특필되었던 세 가지 사건을 통해 추정이 가능합니다.

2015년도 인천에서 발견된 메마른 몰골의 11세 소녀는 친부로부터 장기간 폭행을 당해 온 것이 확인되었는데, 당시 아동학대의 주범이었던 아버지는 게임중독이었고 동거하는 계모는 친부의 폭행에도 가담하였으며 아이에게 먹을거리를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2016년도 부천 냉동시신 사건의 학대자 역시 친부였고요. 이 사건의 가해자였던 아버지 역시 사회적으로 단절된 은둔형 외톨이였고 정서적으로 매우 부적절한 반응을 보였던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2016년도 장기결석자들에 대한 전수조사에서 발견된 부천 아동 미이라 사건의 가해자 역시 목사라는 직업에도 불구하고 이웃들과 가깝게 지내지는 못하였던 외톨이였습니다.

이들을 조사한 연구자들의 자료에 따르면 가해자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매우 가부장적인 사고를 한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어린 시절의 아동학대 경험이 훈육을 목적으로 폭행하는 것이 관습적으로 용인되는 일이라 판단하였던 것 같습니다. 또한 가해자들 모두 사회성이 결여되어 있었으며 피해아동의 친모에게도 간헐적으로 폭행을 행사하여 온 것으로 보아 아동학대 이전에 가정에서 공공연하게 폭력이 자행되지 않았을까 추정합니다.

 

*박 앵커:

가해자들 또한 어려서 부모로부터 학대당한 경험이 있다고 추정되는데, 어렸을적 부모의 학대에 고통 받으며 자라왔다면 어른이 된다면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할 법도 한데, 왜 어린시절 학대를 당한 피해자가 커서 아동학대를 하게 되는 걸까요?

*탁 팀장:

네, 우리나라 가정폭력 사례를 보면 가정폭력을 했던 가해자가 나중에 노인이 되어 가정폭력 피해자가 되거나 가정폭력을 당했던 피해자는 나중에 성장해서 자신의 자녀를 학대하거나 아내를 학대하고 노인이 된 부모를 학대하는 중복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현상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를 두고 최근 연구자들이 폭력의 세대전이 대물림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이는 뇌과학에서 '거울 뉴론'(neuron·신경회로)이라는 학설로 설명 되고 있습니다. 어느 특정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뇌파가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서도 똑같이 나타난다는 겁니다.즉 나쁜 행동은 보기만 해도 거울처럼 그대로 따라 하게 된다는 이론이죠. 어려서 부모로부터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신체적 폭력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아무런 도덕적 거부감 없이 나의 자식에게도 행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여 집니다. 그 내면의 심리를 들여다보면, 자신도 제어하기 어려운 극한적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부모로부터 보고 겪은 것들은 그대로 답습하게 된다는 것이죠. 유년시절, 도장처럼 새겨져서, 무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을 심리의 단편들이, 어른으로 성장하여서도 무의식적으로 평생을 따라하게 될 표본이자 유형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박 앵커:

네, 어린 시절 기억이 도장처럼 새겨져서 평생을 따라다니는 표본이 된다니, 성장기 부모의 양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부모의 아동학대 대물림 현상이 심각하다고 할 수 있는데, 부모의 아동학대 대물림을 방지 하려면 어떤 방안이 있을 까요?

*탁 팀장:

네, 초기단계에서는 이웃의 관심이 가장 중요한데요, 주변에 아동이 아동학대 징후가 의심되는 것만으로도 신고나 상담이 가능합니다. 혹시 경찰신고가 부담스럽다면 우선 1366에 상담 받는 것만으로도 초기개입이 가능합니다. 일단 1366에 상담이 이루어지고 경찰이 초기개입을 하는 것만으로도 일단 심각한 아동학대는 멈춰질 수 있거든요. 상담과 신고 절차 이후 아동학대 가정으로 판단되면 우선적으로 이들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가족과 부모를 변화시키는 전문가들과 기관의 개입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 다음 상처를 안고 있는 부모들의 심리상담을 통한 상처 치유 작업이 진행되고 부모와 아이의 새로운 애착관계를 만들어 가족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일련의 과정들이 필요하죠.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후관리라 할 수 있죠. 아동학대 위험군으로 조사된 가족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가족구성원이 민주적으로 의사소통이 잘 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며 지속적인 부모교육, 심리-정서 지원 , 경제적 지원이 받쳐줘야 하죠.

 

*박 앵커:

아동학대 위험가족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요.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탁 팀장:

네, 폭력이 잠재된 가정에서, 기관이 사후관리에 소홀히 했을 때, 아이는 부모의 잠재적 폭력 앞에 무기력하게 방치될 수 있어서, 다시 한 번 아동학대 피해자가 될 확률이 많습니다. 더구나 아동학대는 단순히 부모의 폭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다니는 학교는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 나갈 수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습니다. 어릴 때 학대를 받은 아이는 충동과 감정 조절 능력이 다른 사람들보다 떨어져 성인이 된 후에도 자신 또는 타인의 아이를 학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우리가 사는 이 현실에는 시시각각 문제들이 생겨나죠. 그중에는 어린 시절 학대당한 기억이 어른이 된 후에 어떤 사건에 기폭제 역할을 할 수도 있죠. 그 때 우리는 그 문제들 속에서 유리 공처럼 산산조각으로 깨져버릴 수도 있고, 혹은 고무공처럼 충격을 받아낼 수도 있습니다. 그 차이가 즉 마음의 근력, 회복탄력성의 문제인데 아동학대를 경험한 부모나, 아이에게 역경을 극복하는 힘을 즉, 회복 탄력성을 기르도록 만들어 주자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동학대 위험가족에 대해 초기 기관의 개입과 적절한 심리상담과 치유작업, 사후 모니터링이 아동학대 파해자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거죠.

 

*박 앵커:

최근 충격을 줬던 사건이 춘천에서 동거녀의 아이를 벽에 던져 숨지게 한 사건이잖아요. 동거남 뿐 이 아니라 동거녀 또한 입건됐어요. 그렇다면 이 사건의 가해자들도 어린 시절 학대경험이 있었다고 보아야 할까요?

*탁 팀장:

네, 세 살배기 아들을 벽과 장롱에 집어 던져 숨지게 했을 뿐 아니라 이 사건 이전에도 수차례 아이를 폭행·학대하고, 또한 친엄마가 이를 방임한 사건입니다. 더 시간이 지나보아야 알겠지만 가해자들 또한 어린 시절 학대 경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가해자 자신도 아이를 폭력하는 방식으로 양육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가해자의 특정시기 부정적 경험을 거울처럼 그대로 따라하는 '거울 뉴론'(neuron·신경회로) 학설처럼 말이죠.

 

*박 앵커:

네, 오늘 아동학대 가해자 피해자 심리를 들어보니, 아동학대의 대물림 문제가 매우 심각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아동학대가 대물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기관의 초기개입과 문제 부모의 성장기 상처가 치유될 수 있는 상담과 사후 모니터링이 매우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구요?

*탁 팀장:

네~ 영화 ‘스포트라이트’를 보면 변호사 개러비디언이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을 전체의 책임이고, 학대하는 것도 마을 전체의 책임’이라고 했습니다. 이제는 아동학대를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전체의 문제라고 보고 다 같이 고민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지금 잘못된 자녀양육으로 고민하고 계시는 가정이 있다면 1366으로 전화 주십시오. 1366과 상담만으로도 부모의 성장기 상처가 아이에게 대물림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박 앵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탁 팀장:

네 감사합니다.

 

*박 앵커:

지금까지 여성긴급전화 1366 강원센터 탁운순 상담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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