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 진한의원장

● BBS 부산 ‘부산경남 라디오830(6월14일)’
    (부산FM 89.9Mh 창원FM 89.5Mh/진주 FM 88.1 Mh 08:30~09:00)
● 코너명 : 주간섹션 '한의학 상담'
● 진행 : 김상진 BBS 부산 보도부장
● 출연 : 김효진 진한의원장

(앵커멘트)다음은 주간섹션 순서입니다. 매주 화요일 이 시간에는 부산시 한의사회에서 한의학 상담을 해주고 계시죠. 오늘은 해운대에서 진한의원을 운영하고 계신 한방내과 전문의 김효진 원장님과 함께 ‘변비의 한방치료 ’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지금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김효진 원장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진한의원 김효진 원장입니다.)

 

김효진 진한의원장

질문1)오늘의 주제가 변비에 대한 한방 치료인데요, 한번쯤은 누구나 변비를 겪어본 적이 있을텐데요, 어느 정도를 변비라고 봐야할까요?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남녀노소할 것 없이 변비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자신이 변비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우선 정상 대변을 말씀드리면 1일 3회 내지는 3일에 1회정도로 변을 보는 것이 정상배변 횟수이며, 1회 대변의 양이 50~250밀리그람까지를 정상 범위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변비는 배변횟수가 적거나 배변이 힘든 경우로 변비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매우 다양하여 단지 배변 횟수만으로 변비를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의학적으로는 배변횟수가 일주일에 3회 미만이거나, 볼일을 보고서도 불쾌한 잔변감이 남거나, 딱딱한 변이 나오거나 항문이 막힌 느낌이 들거나, 배변유도를 위한 부가적인 처치가 필요하거나, 과도하게 힘을 줘야 하는 등 이상 6개 항목에서 2개 이상의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심각한 변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변은 소화액의 일부와 상당량의 수분, 음식물이 소화 흡수되지 않은 것, 위장관의 상피 조직, 장내 미생물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절식(絶食)을 하고 있어도 소량의 대변은 배설됩니다. 대변의 양과 횟수는 음식물의 종류 ·분량 ·소화흡수 상태에 따라 다르며 일반적으로 동물성 식품을 많이 먹으면 식물성 식품을 많이 섭취했을 때보다 배설되는 양이나 횟수가 적습니다. 빛깔은 담즙색소 때문에 갈색을 띠지만 육식이 많으면 흑갈색이 되고 설사 때는 황색 ·황록색이 되며 약의 복용에 따라서도 대변의 색이 달라지기도 하며 특히 상부 소화관에서 다량의 출혈이 있으면 타르 모양의 질척한 흑색 변이 됩니다. 대변의 냄새는 육식을 많이 섭취하면 인돌과 스카톨의 발생이 늘어나 냄새가 강해집니다. 즉 대변의 색이나 양, 굳기 등을 통해서도 내 몸의 건강 상태 특히 소화기계에 대한 대략적이지만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질문2) 변비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변비의 원인은 크게 명확한 원인 없이 대장의 운동기능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원발성 또는 기능성 변비와 다른 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2차성 변비로 나눌 수 있으며 만성 변비 환자의 대부분은 기질적 원인이 없는 원발성 변비입니다. 

원발성 변비는 대장 통과시간 지연과 장무력, 골반저 기능이상, 과민성장증후군 등에 의해 유발된다고 보고 있으며, 이 외에도 임신 및 월경주기의 황체기, 운동 부족, 장거리 여행등도 원발성 변비의 원인이 됩니다.

이차성 변비는 대장종양, 염증성 장질환, 직장탈출, 치질과 같은 국소적 원인으로 인해 유발되기도 하며 갑상선기능 저하와 당뇨병 같은 전신질환, 치매, 파킨슨, 척추병과 같은 중추신경계질환, 또한 우울증, 정신분열증, 거식증 등의 정신질환도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마약성 진통제, 제산제, 철분제제, 항우울제 등 약물도 변비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대개는 병력청취와 복부촉진, 직장수지검사, 배변 기록, 혈액검사, 배변 조영술, 대장통과검사, 항문직장 기능검사 등을 통해서 변비의 원인과 정확한 상태를 진단하게 됩니다. 

질문3) 변비로 여러 종류의 약을 복용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혹시 남용하면 부작용의 우려는 없나요?

-비약물적 요법으로 4주 내지 6주간 치료하였는데도 환자가 계속하여 변비 증상을 호소하면 약물 치료를 시작합니다. 변비 치료 약물에는 부피형성 하제, 삼투성 하제, 자극성 하제 등이 있고 일반적으로 팽창성 하제를 사용하고 효과가 없으면 삼투성 하제나 염류성 하제를 사용하며, 여기에도 반응하지 않으면 조심스럽게 자극성 하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부피형성 하제는 수분을 함유할 수 있어 대변량을 증가시키고 대변을 부드럽게 하는데 충분한 양의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스를 형성하므로 복부 팽만감이나 다량의 방귀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삼투성 하제는 대장내의 수분함량을 높인 후 변을 묽게 만들어 배변활동이 쉽도록 만드는데 보통 팽창성 하제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 사용을 하며, 대장 협착 또는 폐쇄된 환자의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며 신장질환자와 소아에게는 주의를 요합니다. 

판매되는 변비약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극성 하제는 위나 소장에서 분해되지 않고 대장으로 바로 전달되어 대장 근육 신경총을 직접 자극해서 배변을 유도하는데 투약 후 가장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대장 내 수분과 전해질의 손실, 장무력, 하제성 장 등 부작용을 야기하므로 수주~ 수개월내로 단기간 사용해야 합니다. 

질문4) 그렇다면 변비약에 의존하지 않고 변비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우선 식이 섬유가 풍부한 음식인데요, 식이섬유는 위에서 소화가 안되고 장에서 스펀지처럼 물을 끌어당기고 유해물질을 흡착하여 장내 유해세균, 독성 물질, 콜레스테롤, 당 등을 함께 포획하여 신속하게 대변을 배출해 변비에 도움이 됩니다. 
권장되는 식이섬유소의 양은 1,000kcal 당 14g정도로 하루에 성인 여성은 25g, 성인 남성은 38g 정도를 필요로 하며 정상인의 경우 잡곡밥과 야채 건더기가 있는 국, 나물 두가지가 포함된 한두끼의 식사로도 충분히 공급됩니다. 

하지만, 섬유소 섭취가 과다하면 장근육 운동에 이상을 일으켜 복부 불편감과 팽만감, 복통, 설사, 변비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약 2주간에 걸쳐 서서히 증가시켜야 합니다. 
또한 충분한 수분은 배변하기 쉬운 부드러운 변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므로 하루에 1.5~2L의 수분을 섭취하도록 합니다. 

올리브유나 들기름을 한숟갈씩 아침 공복에 섭취하거나 공복이나 식간에 견과류를 적정량 섭취하면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장의 연동운동 촉진, 장의 윤활작용, 항산화작용, 해독 및 항균 작용이 있어 변비와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에 반해 감, 덜익은 바나나 등에 많이 들어있는 탄닌 성분은 수렴작용이 있으므로 과다 섭취시 변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질문5) 한의학에서는 변비를 어떻게 바라보고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요?

-한의학에서는 변비를 오장육부의 기능 실조와 연계하여 다양한 유형으로 변비가 생긴다고 보았으며 원인과 치료법도 다르므로 원인에 맞는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대장만 보고 치료를 하게 되면 호전이 일시적이고 한계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였으며 만성적인 변비일수록 환자의 체질, 체형, 다양한 증상들을 고려해야하고 크게는 한열허실로 변비의 종류를 구분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드리면, 대사가 항진되어 수분이 부족한 경우 열성 변비, 실증성 변비라고 하여 대황이나 망초 등의 약재로 잠깐 대변이 굳어서 막힌 것을 뚫어주고 열을 내려주는 치료를 하며, 대장 평활근의 운동성이 저하되서 나타나는 무력성 변비를 기허변비, 냉성 변비라고 하여 인삼이나 황기와 같은 기운을 보충하는 약재를 쓰고 체액이 부족하여 대장의 윤활액 생성이 떨어지는 변비를 혈허변비, 음허 변비라고 하여 당귀, 육종용, 마자인 같은 윤기가 많은 약재를 쓰게 됩니다. 허증성 변비의 대표적인 예가 노인 변비로 노인은 진액이 적어져 변비가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황을 써서 설사를 시키면 진액이 더 없어지기 때문에 변비가 더 심해지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대장을 적셔주는 약을 써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대장 점액이 마르고 장이 무력한 사람에게 자극성 약재로 대변을 우선 보게끔 하기보다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대장의 윤활액을 보충하고 대장근육의 운동성을 활발하게 하게 하여 대변을 보도록 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가 되는 것입니다. 이 때 뜸이나 침치료 등도 병행하게 되면 한약과 더불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질문6) 요즘 변비에 좋다, 장건강에 좋다면서 효소나 유산균을 많이 복용들 하시던데 실제로 어떻게 도움이 되나요? 

-효소는 체내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의 촉매 역할을 하는 것으로 살아있는 동, 식물에는 다 효소가 있습니다. 세포의 대사 기능을 활발히 하여 늙은 세포에서 새로운 세포로 교체시키는 작용을 하며, 항염항균 작용, 해독살균작용, 혈액 정화 작용, 소화흡수 작용, 분해 배출 작용들을 하여 효소가 풍부한 음식물은 장의 연동 촉진 및 변비 치료, 체질개선 효과가 있고 반대로 효소가 부족한 음식물은 몸 속 나쁜 노폐물을 많이 만들어냅니다. 

효소 제품은 원료의 종류가 많을수록 여러 종류의 다양한 효소가 함유되어 있어서 복합효소일수록 활성도가 높으며 발효 배양 과정을 통하여 일반 식품이 함유한 본래의 영양소보다 더 많은 영양소를 생성하여 함유하게 되고 이들 영양소를 체내 흡수가 잘 되도록 생체이용률을 높여줍니다. 

유산균은 장내세균층을 건강하고 좋은 세균으로 만들어주어 장내 노폐물을 없애고 독소를 배출시켜 변비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며 꾸준히 섭취하면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게 됩니다. 

질문7) 일상생활 속에서 변비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한 생활습관을 가르쳐 주세요. 

무엇보다 건강하고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갖도록 합니다. 변의가 생기면 참지 말고 바로 배변을 하고, 일정한 시간에 변기에 앉는 습관을 가지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변을 참게 되면 대변이 다시 장내에서 거꾸로 올라가며 대변 통과 속도가 느려지게 됩니다. 변기에 10분이상 장시간 앉아 있는 것도 피하여야 합니다.  그 외에도 

1. 매일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를 합니다. 
2. 흰쌀 보다는 현미, 보리, 콩, 수수, 귀리 등 잡곡을 먹습니다. 
3. 과일과 채소는 껍질째 섭취합니다. 
4. 물을 하루에 1.5리터 이상 8컵 이상 드시고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물을 마셔 장 운동에 도움을 주도록 합니다. 
5.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고 스트레스를 해소해줍니다. 
6. 규칙적인 운동을 합니다. 

질문8)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변비는 가장 흔한 소화기 질환 중 하나로 최근 식생활 습관의 변화 등에 의해 점차 증가하여 약 16.5%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의원이나 병원에서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환자는 많지 않은데, 이는 환자 스스로 변비를 쉽게 생각하여 기능성 식품이나 민간요법으로 치료를 시도하거나 자극성 완화제가 포함된 변비약을 구입하여 남용하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변비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의외로 심각하여 단순히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정도를 지나 정신적인 고통을 주기도 하며, 잘못된 자가진단이나 약물의 오남용, 부작용 등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또한 변비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이거나 특히 체중감소, 혈변, 빈혈, 발열 등의 경고증 상이 있는 경우, 대장암이나 염증성 장질환의 과거력 및 가족력이 있는 경우, 기타 기질적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엔 병원을 반드시 방문하여 정확한 원인을 찾아 제대로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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