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훈 선생님(부림사건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

● BBS 부산 ‘부산경남 라디오830(5월23일)’
    (부산FM 89.9Mh 창원FM 89.5Mh/진주 FM 88.1 Mh 08:30~09:00)
● 코너명 : ‘집중인터뷰’
● 진행 : 김상진 BBS 부산 보도부장
● 출연 : 장상훈 선생님(부림사건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

(앵커멘트)오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7주기 추모식이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립니다. 사저 개방 등에 여전히 많은 분들이 다녀가면서 노 전 대통령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었던 분들은 그리움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이는데요. 부림사건으로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장상훈 선생님 전화연결돼 있습니다.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장상훈, 선생님 안녕하세요?

질문1) 오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7주기 추모식이 있는 날입니다. 벌써 7년이 지났어요. 세월이 빠르다고 느끼시죠?

-그러게요. 세월이 참.....노 전 대통령을 느끼던 그 시대를 생각하면 빨리 흘러간 것 같은데요. 다른 한편으로 보면 지난 7년이 굉장히 암울했기 때문에 지긋지긋한 세월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질문2)왜 암울하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사실 노 대통령이 민주주의 확장을 위해 노력해 오신 것이 지난 7년 동안 크게 퇴보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려서 서민들을 어렵게 하는 경제 정책들이 펼쳐지고 해서 우리 세상을 암울하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질문3) 김해 봉하마을 추모식 참석은 어떻게 됩니까?

-저는 이 인터뷰를 마치고 나면 갈 겁니다. 지금 거제도 있는데요. 올라갈 생각입니다.

질문4) 지난 주말 고향 거제도에서 노 전 대통령 추모식을 따로 마련하셨죠?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노 대통령을 생각하는 많은 분들이 모여서 의미있게 그렇게 보냈습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회상, 노무현의 시작이라는 북콘서트도 열려서 인연이 있는 분들이 많은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질문5)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 부림 사건으로 시작이 됐죠? 간단하게 부림 사건에 대해 다시 짚어주십시오.

-부림사건은 5.18 광주 민주항쟁이 있은 뒤에 전국 민주세력이라는 단속하려는 일환 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민주화 세력들을 용공조작을 통해서 억압한 사건이 부림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6) 장 선생님께서는 얼마 동안 수감생활을 하셨어요?

-다행히 저는 상당히 활동한 게 적어서 집행유예를 받아서 1심에서 나왔습니다.

질문7) 영화 ‘변호인’을 보시면 느끼는 게 남다르시죠?

-누가 주인공이다 부끄러운 이야기고요. 부림 사건 연루된 모든 사람들이 주인공이라 이야기 할 수 있는데요. 변호인 영화는 국밥집 아들이라는 설정을 제외하고는 거의 사실에 근거를 하는 것 같습니다. 노 대통령의 모습, 저희가 겪었던 마음들.... 이런 것들이 사실적으로 잘 그려져서요. 제가 2번 봤는데요. 볼 때마다 펑펑 울었습니다.

질문8)부림 사건으로 출소한 뒤에도 노 전 대통령과 연락은 꾸준히 하셨나요?

-제가 처음 나왔기 때문에 출소하자마자, 변호사님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러 갔죠. 에피소드를 말씀드리면요. 노무현 변호사께서 당시에 ‘상훈 씨처럼 젊다면 저도 이 세상과 한 번 싸우고 싶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 일이 있고 1년 후에 노 변호사가 부산에서 민주화 운동의 최선봉에 선 모습을 봤습니다.

질문9) 결혼식 주례를 노 전 대통령이 보셨다는데요. 그 때 하신 말씀이 기억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82년에 출소하고, 84년에 결혼을 했는데요. 부림사건 동지들 가운데 가장 먼저 결혼을 했습니다. 부림사건 동지들이 출소하고 해서 결혼과 관련해 의논했더니, 노무현 변호사를 주례를 세워서 동지로써 약속을 확실히 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주례로 모신겁니다. 여느 주례 선생님하고 달리 잘 살아라 이런 말씀이 아니고요. 신랑신부는 뜻을 모아서 이 세상을 밝게 만들고 앞장서서 싸워 주길 바란다고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질문10) 1987년 대우조선 이석규 열사 사건 때 노무현 변호사가 구속이 되는데요. 이때도 옆에서 지켜보셨죠?

- 제가 87년에 거제에서 약국을 하고 있었는데요. 이석규 열사 사건이 커지면서 저도 한 가운데 있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수습하고, 그래서 노동자 권익 찾는데 힘을 보태려고 했습니다. 근데 워낙 규모가 커서 제가 어떻게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노무현 변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지체 없이 오후에 오셨습니다. 변호사님은 협상테이블에 들어갔습니다만, 정부나 언론 환경 등이 모두가 좋지 않아서, 결국 우리는 3자 개입 혐의로 노 변호사가 부산에 가서 구속되는 사태를 맞게 됐습니다.

질문11) 이후 노무현 변호사는 통일민주당 후보로 부산 동구에서 당선이 됩니다. 정치인 노무현, 기대했던 모습이었나요?

- 저는 노 변호사께서 정치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었습니다. 노 대통령께서 실제 이석규 열사 사건 때, 시민운동 형태로 이 세상을 바꿔나가는데 어느 정도 한계를 느끼시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그 당시에 독재나 민중 억압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민운동도 필요하지만, 정치에서의 싸움도 필요하다고 저는 이해했어요. 그래서 저는 부산 동구 출마에 대해 동의했고요. 그래서 부산에서 힘이 될 수 있는 대로 도움을 드렸습니다.

질문12)부산에서 여러 번의 낙선...바보 노무현이라는 호칭을 만들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장 선생님과도 연락을 주고 받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당시 어떻게 느끼셨나요?

-저도 거제에서 이것저것 지역민들과 하는 일이 많아서 사실 자주 찾아뵙지를 못했습니다. 하지만 서울 종로구를 버리고 부산에 와서 힘든 선거를 치른다는 말씀을 듣고, 쉬운 정치를 포기하는 모습에 안타까움도 느꼈지만,역시 노무현 답다고 생각했습니다.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열어가는 모습에 그렇게 느렸습니다.

질문13) 2001년 노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총선 출마, 노 전 대통령의 제안이었나요?

-노 대통령께서 제안하신 건 아니지만, 제가 시의원을 한 건 1995년이었습니다. 그 전에 노동운동을 했습니다. 저도 시민운동만으로는 상당히 한계를 느꼈습니다. 시의원에 출마해서 지역정치를 통해서 지역사회 변화시키는 데 일조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01년, 노 변호사께서 대통령 출마하신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놀랐습니다. 그때는 좌고우면할 것 없이 당신께서 출마하신다는 도와야겠다고 생각해서 거제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았고요. 그 선거를 이기고, 그 다음에 어떻게 해서든 우리가 국회의원 의석을 확보해서 노 대통령이 제대로 된 정치를 펼치는데 보탬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국회의원 출마 결심했지만 낙선하고 말았습니다.

질문14)지난 2009년 5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은 충격이셨죠?

-충격 정도가 아니였죠. 6월 1일 결혼기념일입니다. 5월 20일경 대통령께서 상황이 어렵다는 말씀을 듣고 찾아뵙기 위해 전화를 드렸습니다. 김경수 당시 비서관께서 전화를 받고, ‘형님 대통령님 상황이 안 좋으니 조금 더 있다가 오시면 좋겠습니다’ 하더라고요. 며칠 있다가 상황이 좋아지면 봉하에 찾아 뵙고 하려는데 비보를 들은겁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서울에서 봉하까지 달려갔습니다. 다음날 비가 왔죠. 참담함은 지금은 돌이켜봐도 말로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질문15)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억하기 위한 사업에 동참하기도 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하셨나요?

-지금은 제가 나서서 이렇게 사업에 함께한다는 것 보다 노 대통령을 기억하는 시민으로써 조용하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는 책을 낸다든지, 인터뷰를 한다든지 하면 참여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재단에서 만든 노무현의 시작이라는 책을 냈는데요.거제도 있었던 일을 기억하면서 함께 했다는 게 보람 있었습니다.

질문16) 추모식을 앞두고, 노 전 대통령을 아끼시는 많은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말 따뜻하고 인정많은 분이셨습니다. 같이 앉아서 대화하면 어려운 사람의 이야기를 하면 같이 눈물을 흘리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 가장 중요한 건 휴머니즘이 넘쳐흐르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진정으로 실천하고 행동하신 분이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생각합니다. 노 전 대통령의 이 인간주의가 우리 사회에 점점 더 퍼져나간다면 암울함을 끝내고 희망으로 퍼져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앵커멘트)지금까지 부림사건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장상훈 선생님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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