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야구가 개막된지도 어느덧 두달 가까이 돼가고 있는 가운데 시즌 초반 우승후보로까지 꼽혔던 한화 이글스가 예상을 뒤엎고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기업의 아낌없는 투자로 우수 선수들을 영입하는 등 전력을 보강해 많은 전문가들은 한화가 올시즌 최소 3위안에는 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정반대였다. 한화는 시즌초반부터 속절없이 추락을 거듭해 부동의 꼴찌 자리를 당당히(?) 지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난해 부임한 김성근 감독에 대한 온갖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하루 하루 성적내는데만 급급해 비신사적인 작전을 쓰고 선수들을 지나치게 혹사시켰다느니, 독선적인 선수단 운용으로 소통에 큰 문제를 드러냈다는 등 김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사실 김성근의 야구 철학과 선수단 운영 방식, 리더십의 근간은 지난해나 올해나 다르지 않다. 문제는 한화의 성적이 극도로 부진한데 있다. 결과가 좋으면 리더는 떠받들여지고 훌륭한 리더십이라는 찬사가 쏟아지는 반면 결과가 나쁘면 리더에에게 온갖 책임이 쏟아지고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집중된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김 감독을 ‘야구의 신’이라며 떠받들던 언론들이 일제히 ‘김성근 때리기’에 올인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필자의 속내는 영 거북하고 불편하다. 김성근의 리더십과 야구에 대한 철학을 모두 부정하고 올해 성적 부진을 김성근 신화의 몰락으로까지 단정짓는 것도 성급한 판단이라고 여겨진다.

그렇다고 필자가 김 감독의 스타일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김 감독 역시 상황에 맞게 고칠 부분은 고치고 과거에 통했던 방식이라도 달라진 변화와 내부 사정에 맞게 바꿔나가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사실 리더십의 유형은 여러 가지가 있고 각각의 특징과 장점들도 서로 다르다. 조직원들을 강하게 단련시키고 몰아부쳐 어떤 상황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근성과 투지를 길러주는 리더가 있는가하면 권위적인 지시보다는 인간적으로 다독여가며 조직원 스스로 열정을 갖고 목표를 향해 도전하게 만드는 리더도 있다.

이를 두고 권위주의적 리더십이라고 하거나 수평적 리더십이라는 표현들을 쓰기도 한다. 일할때는 매섭게 몰아치고 그렇지 않을때는 인간적으로 조직원들을 대하는, 즉 채찍과 당근을 적절하게 구사하는 리더십을 선호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어떤 방식을 써야 하는지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다. 분명한 것은 어떤 방식이든 결과가 좋으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화 이글스는 현재 꼴찌를 달리고 있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경기들은 많다. 남은 경기에서 김성근 감독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우선 지켜봐야할 때다. 그리고 나서 김 감독의 공과 과를 다시 이야기해도 늦지 않다.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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