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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계종 총무원장, 한국불교의 대통령인가? 아닌가?
홍진호 기자 | 승인 2016.05.20 11:50

내년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직선제’에 대한 열기가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라는 바람을 타고 달아오르고 있다. 100인 대중공사가 종단의 입법기구는 아니기에, 대중공사의 결과가 선거법 개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그러함에도 대중공사가 종도들의 의견 수렴의 장이기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지난 18일 잠실 불광사에서 열린 2차 중앙대중공사에 앞서 이미 전국에서 권역별로 열린 7차례의 지방 대중공사를 통해 ‘직선제’에 대한 종도들의 열망은 확인됐다. 당초 올해 첫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에서 나온 조계종 총무원장 선출 방안은 세 가지였다.

첫째, 갈마위원회의 검증과 확대된 선거인단을 통해 선출된 3인의 후보 중 최종 1명을 종단의 최고어른인 종정이 추점하는 염화미소법이다.

둘째, 선거권자를 대폭 확대하는 ‘직선제’다. 직선제는 다시 법계에 따라 최소 5,600명에서 최대 11,000 명이 참여하는 3가지 안으로 나눠질 수 있다.

마지막은 종단쇄신위원회안이다. 사부대중이 참여하는 교구종회 중심의 2,000~2,500명 정도의 선거인단에서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방안이다.

7차례에 걸친 지방 대중공사에서 나온 세 가지 안에 대한 성적표는 직선제가 60.7%로 가장 높았고, 종단쇄신위안이 16.4%, 종회차원에서 추진하던 염화미소법은 9.3%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중앙종회 의장 등을 역임한 법등스님이 제안하고 종회가 특위까지 꾸렸으며, 총무원장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이라고 피력한 ‘염화미소법’은 대중공사에서 지지를 받지 못했다.

그런데 필자는 지난달 3월 31일과 지난 18일 잠실 불광사에서 열린 두 차례의 중앙 대중공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취재하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직선제와 염화미소법을 지지하는 각각의 당사자들이 서로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토론의 장에서 고스란히 표출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직선제와 염화미소법을 지지하는 이들이 서로 불신하고 의견을 달리 하는 데는 ‘한국불교 대통령’이라 불리는 ‘조계종 총무원장’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사부대중들이 직선제를 지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종도들이 종도들의 손으로 한국불교 최대종단의 행정수반인 총무원장을 뽑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승단의 정치화 등은 선거의 폐해는 차후 문제이다. 선거에 대한 ‘참여’로써 한국불교의 변화를 이끌고 싶기 때문이다. 일반 사부대중에게 조계종 총무원장은 여전히 한국불교의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현직 조계종 총무원장과 종회 내에서 생각하는 조계종 총무원장은 한국불교의 대통령이 아니다. 교구 중심제인 조계종 24개 교구본사의 행정수반이자 대표자일 뿐이다. 94년 종단개혁으로 그 권한 또한 크게 약화 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 31일 제1차 중앙 대중공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발언내용을 보면 이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자승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진 쪽에서 승복을 안 하고 거부를 하기 시작하면 종단 운영을 못합니다. 지금 총무원장 중심제가 아니고 교구본사 중심제에서 만약에 직선제로 선거를 치러서 다수의 패한 사람들과 본사가 뭉쳐서 종단운영을 거부하고 따로 총무원을 만들면 94년 도 이전에는 그 분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왜냐 총무원장 중심제 이기 때문에, 총무원장이 본, 말사 임명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본사와 갈등을 빚다 갈라진다고 하면 94년 도 이전보다 수습의 능력이 떨어지기에 더 많은 노력과 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래서 321명의 선거인단도 진 쪽에서 늘 이의제기를 하고 문제제기를 하기 때문에 진 쪽에 몇 번씩 찾아가서 협조를 부탁하고 더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분규가 생기면 종단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한 노력을 해 왔습니다.]

지난 18일 중앙종회의 중진 의원인 주경스님의 발언은 조계종 총무원장은 한국불교의 대통령이 아니다 라는 절규에 가깝다.

[주경스님/ 불교신문사장: 총무원장은 사방승가에서 나오고 각 교구본사들이 대표자를 뽑는 겁니다. 총무원이 다 하지 않느냐 하는데 각 교구본사가 내는 5%의 분담금으로 운영되고, 95%의 예산은 본사에서 집행을 합니다. 직영사찰 몇 개와 직할교구만 총무원에서 관여할 뿐입니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와 같은 의미로 대입하는 건 맞지가 않고요.]

앞서 주경스님은 ‘총무원장 선거를 축제처럼 치르자’는 발언을 ‘선거는 축제가 아니다’라고 단칼에 잘라냈다. 비단 주경스님 뿐만이 아니라 염화미소법을 처음 제안한 법등 스님 등 이른바 견지동에서 종단정치에 참여한 스님들에게 총무원장 선거는 처절한 격전의 장으로 여겨지는 듯 했다.

2차 대중공사 다음날, 다른 이유로 조계종 기자실에 잠깐 들른 법등스님은 여전히 ‘염화미소법’의 낮은 지지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예전에 누구보다도 열심히 직선제 실현을 위해 불철주야 활동했던 스님이었기에 더욱 그러한 듯 보였다. 법등스님은 곰곰이 아무리 생각해도 선거로는 총무원장 선출의 폐해를 극복할 수 없다는 확신이 여전한 듯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은 한국불교의 대통령인가? 아닌가? 법적 제도적으로 94년 종단개혁 이후 더 이상 한국불교의 대통령이 아님에도, 사부대중이 그렇게 받아들인 것은 과연 누구 때문인가? 결국 공은 종회로 넘어갔다. 이제 종단정치가 답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홍진호 기자  jino413@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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