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불자, 스리랑카, 대만, 일본스님이 밝히는 서로 다른 '부처님오신날'
오는 14일은 불교 최대 명절인 부처님오신날입니다.
그런데 부처님오신날 날짜가 지역과 국가별로 다르다는 사실 알고 계신지요 ?
전세계적으로는 남방의 부처님오신날인 ‘베삭절’이 부처님오신날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홍진호 기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부처님오신날은 음력 4월 8일 이지만, 남방불교의 부처님오신날은 의미와 날짜가 조금 다릅니다.
태국, 스리랑카, 미얀마, 라오스 등 남방불교에서는 매년 5월 보름달이 뜬 날을 베삭데이라고 부르는 데, 이날이 우리의 부처님오신날에 해당합니다.
지난 주말 연등회 행사장에서 만난 태국인 차캅파씨는 올해 베삭절, 즉 부처님오신날은 5월 20일 이며 이 날짜는 우리나라처럼 매년 달라진다고 밝혔습니다.
[차캅파/ 태국불자: (베삭절은 어떻게 정해지는지? 한국 같은 경우에는 음력으로 매년 달라집니다.) 태국 불교력이 있습니다. 그에 따라 매년 달라집니다.]
베삭절은 1956년 네팔에서 열린 제4차 세계불교도대회에서 양력 5월 15일로 지정됐으며, 이후 1998년 세계불교도회의에서 양력 5월 보름달이 뜬 날로 확정돼 오늘에 이릅니다.
한국불교에서도 보름은 불공을 올리는 날로 그 의미가 각별하지만, 불교를 국교로 삼는 대다수의 남방불교에서 보름은 부정한 일을 일체 하지 않는 날로 신성하게 여겨져 왔습니다.
남방불교에서 5월 보름 '베삭절'은 부처님 탄생일에 성도, 열반을 한꺼번에 기리는 날로 그 의미를 더하며, 이는 부처님이 보름날 수행을 하던 마야부인에게서 탄생했기 때문입니다.
[와치사라스님/ 마하보디사 주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인간으로 태어나실 때도 마야부인이 보름날에 수행하고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현재 세계적으로는 남방불교의 부처님오신날 베삭절이 ‘부처님오신날’로 통용됩니다.
UN이 베삭절을 부처님오신날로 지정해 기리고 있으며, 미국 대통령과 바티칸 교황청 등 서구에서 부처님오신날은 베삭절로 통용됩니다.
음력 4월 초팔일을 부처님오신날로 기리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대만, 마카오, 홍콩, 싱가포르 등으로 한정됩니다.
[의은스님/ 서울 불광산사 주지: 대만에서도 (부처님오신날을) 음력 4월 초파일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국 본토도 대부분 지금 부처님오신날 행사 4월 초팔일에 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부처님오신날은 통상 양력 4월 8일이지만, 지역에 따라 양력과 음력이 혼재 돼,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엽니다.
[테슈 진노 스님/ 시마다 지조지사: 양력으로 하는데도 있고, 음력으로 하는 데도 있어요. 추운 지역에서는 한국이랑 똑같이 음력으로 행사를 하는 곳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남방불교 국가들은 불교를 국교로 삼고 있어, 남방의 부처님오신날 베삭절은 공휴일을 넘어 국가적인 축제로 치러집니다.
우리나라는 1975년에 부처님오신날이 공휴일로 지정됐고, 일본의 부처님오신날은 평일입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의 부처님오신날은 서로 다르지만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기리는 근본 정신은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BBS뉴스 홍진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