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해 5월 구속 수감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최근 아버지인 고 장상태 전 동국제강 회장의 기일을 맞아 옥중에서 참회의 108배를 올렸다고 한다.

동국제강에 따르면 장세주 회장은 지난 3일 아버지이자 동국제강 2대 회장인 장상태 회장의 16주기 기일을 맞아 추모식이 열린 시간에 맞춰 서울 구치소에서 108배를 올리고 옥중 발원문도 보내왔다.

독실한 불교 신자인 장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부친의 기일을 옥중에서 지키게 된데 대한 사죄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국제강측은 장 회장이 수감 생활로 허리 등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불심을 담아 108배를 올렸다고 전했다.

장 회장은 또 발원문을 통해 회사 경영을 책임지는 대표이사이자 집안의 가장으로서 신중하지 못했던 그동안의 처신에 대해 사과의 반성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철강업계 ‘빅 3’로 꼽히는 동국제강은 사실 불교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기업이다. 장세주 회장의 할아버지이자 동국제강 창업주인 고 장경호 거사는 지난 1975년 사재 30억여원을 조건없이 사회에 헌납했고 결국 이 기부금으로 국내 유일의 불교진흥 재단법인인 대한불교진흥원이 설립됐다.

대한불교진흥원은 1990년 개국한 BBS 불교방송의 모태가 돼 결국 동국제강은 불교계 대표 언론사인 재단법인 불교방송의 실질적인 설립 주체라고 할 수 있다. 불교방송의 초대 사장도 장경호 거사의 차남이자 장세주 현 회장의 삼촌인 장상문 씨가 맡았다.

동국제강 창업주인 장경호 거사는 한국불교의 유마 거사(석가모니 부처님의 대표적인 재가 제자)로 불릴 정도로 기업인이기 전에 엄격한 수행자이자 한국 불교 대중화의 큰 업적을 남긴 인물로 꼽힌다.

장경호 거사는 1967년 불서 보급사를 설립해 문서 포교에 앞장섰고 1970년에는 재단법인 대원정사를 설립해 도심 포교도 이끌었다. 또한 불교계 최초의 불교전문교양대학인 대원불교문화대학을 개설하고 신행단체인 대원회를 창립하는 등 본격적인 대중불교 운동을 펼쳐 한국불교의 중흥과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를 이끌어온 동국제강은 오너 3세 경영인인 장세주 회장의 실형 선고와 재판에다 철강경기 불황 등으로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업자인 대원(大圓) 장경호 전 회장의 불심과 원력을 다시한번 되새기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마음가짐을 통해 대표적인 불자 기업으로 새출발하기를 불교계는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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