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청년실업률 12.5%...역대 최고치

“아빠, 대학 졸업하면 백수되는 거야?”

지난 2월 어느날 밤 뉴스를 보다 초등학교 4학년을 앞둔 아이가 던진 질문이다. 당시 TV에는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졸업을 맞는 대학생들에 대한 뉴스가 나가고 있었다.

실제로 지난 2월 청년실업률은 12.5%로 역대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올해 2월 15세-29세 청년실업자수는 56만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7만6천명이 증가했다. 청년 실업률은 2015년 10월 7.4%에서 11월 8.1%, 12월 8.4%, 올해 1월 9.5%로 계속해서 높아지다가 2월에 12%대에 진입했다. 보통 2월은 대학 졸업철이어서 다른 달보다 청년 실업률이 훨씬 높다고 하는데 높아도 너무 높다.

어쩌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됐나 싶기도 하지만, 선진국들도 청년실업이 문제라고 하니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청년 그리고, 어린이들이 점점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보면서 한가지 걱정을 했다. 세 번째 대국까지 알파고가 승리했을 때 꿈을 잃는 어린이가 생길까봐 하는 걱정이다. 수많은 어린이들이 ‘미래의 이세돌’이 되기 위해 꿈을 키우고 있다. 만약 5번국 모두 이세돌 9단이 졌다면 그 어린이들은 “이세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렇게 되도 알파고에는 지는거야”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하는 우려였다.

그래서 이세돌의 4번국 승리는 ‘미래의 이세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어린이들이 꿈을 잃지 않게 됐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안도하게 됐다. 어쩌면 그들에게 더 큰 꿈을 심어주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요즘 어린이들은 부모들의 기대 속에 많은 것을 소화하고 있다. 영어는 어려서부터 배워야 하고, 수학은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가 되지 않기 위해 학원을 다닌다. 혼자 책을 읽지 않는 어린이들을 위한 논술 과외도 성행한다.

그런데 요즘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묻는 아이에게 대답을 주저할 때가 있다. 종종 “좋은 직장을 갖게 된다”거나 “너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거나 하는 대답을 하면서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진 않나하는 걱정이 된다.

청년 실업은 단순히 20대, 30대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고민이 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이 꿈을 가지고 도전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그들을 존중해야 한다. 아르바이트와 비정규직이 아닌 제대로된 양질의 일자리를 20대와 30대가 가질 수 있도록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학생들이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는 현 세태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해야 한다. 대학이 인생의 목표가 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노력하면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에 도전하고 성취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도록 제도의 틀을 갖춰가야 한다.

내가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바로 “학교를 졸업하면 네 꿈을 이루기 위한 첫발을 내딛는 거야”...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