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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촌지’ 주고 싶다면, 평생 건넬 각오로학부모여... 학교에 빈손으로 가도 되는지 고민 말아요
송은화 기자 | 승인 2016.03.17 17:15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모바일 상품권을 ‘촌지’의 범주에 새로 포함시키는 등 ‘2016년 불법찬조금 및 촌지 근절 대책’을 내놓았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촌지’의 형태도 바뀌다 보니 서울시교육청은 모바일 상품권을 받은 경우 해당 업체에 반환 요청하는 방법을 포함한 것이다. 과거에는 ‘촌지’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빈 교실에 교사와 학부모가 책상을 맞대고 앉아 하얀 봉투를 슬며시 전달하는 장면이 떠올랐는데, 이제는 핸드폰으로 모바일상품권을 보내는 장면으로 달라진 것이다. 물론 ‘촌지’를 건넨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촌지’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떠한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나 특별한 혜택을 받기 위해 뇌물로 주는 금품’이라고 되어 있다. 남에게 인사나 정을 나타내는 뜻으로 물건을 주는 ‘선물’의 뜻과 한 끗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담아 물건 등을 주면 선물이 되고, 특혜 등 목적을 갖고 전달하면 ‘촌지’가 되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학창시절을 보낸 한 30대 직장인은 “미국은 촌지 문화가 아예 없다”면서 “받는 사람이 있더라도 소수이기 때문에 통용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 “학부모가 교사에게 선물은 할 수 있지만, 진짜 선물의 의미가 더 강하다”고 덧붙였다. "선물 받고 우리 애 잘 봐달라는 뜻으로 주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다. 자신의 부모도 본인이 한국에서 학교 다닐 때 ‘촌지’를 줬다는 이야기를 얼마 전에서야 들었다는 고백과 함께. 지금도 그렇겠지만 과거에도 교사와 학부모는 암암리에 촌지를 주고받았을 것이다. 교사도 사람인데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찾아와 선물이나 촌지를 주는 학부모의 자녀에게 신경이 더 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촌지의 금액이 너무 크거나 방법의 차이지 감사한 마음을 물건이나 돈으로 전했다고 해서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은 적어도 교육현장에서는 미국처럼 ‘선물’을 진짜 ‘선물’의 의미로 생각할 수 있는 문화가 사회 전반에 깔려 있지 않기 때문에 ‘촌지' 문화를 근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정 소수의 사람들만 교사에게 촌지나 선물을 하게되면, 경제적 형편이 어렵거나 상황이 힘들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학부모의 자녀는 반대로 역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학교촌지'에 대한 국민의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학부모 5명 중 1명꼴로 촌지를 준다고 답했고, 응답자의 46.8%는 촌지를 뇌물로 생각했다. 촌지 관행이 계속되는 이유로는 학부모의 이기심과 교사들의 윤리의식 부족 등이 꼽혔다. 실제로 촌지를 주면 교사가 아이에게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촌지가 나쁜 것을 알면서도 주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촌지' 관행을 어떻게 근절할 수 있을까? 지난해 학부모 2명에게서 반년 간 현금과 상품권 4백 60만원을 받은 사립 초등학교 교사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학부모들의 청탁 내용은 피고인이 교사 직무권한 범위에서 자녀를 신경 써서 잘 보살펴달라는 취지고, 통상 초등생 자녀를 가진 부모로서 선생님에게 부탁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 사회상규에 어긋나거나 위법하게 또는 부당하게 처리해 달라고 부탁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이다. 이처럼 아무리 일선 교육청에서 촌지를 받은 교사에게 중징계를 내려도 법적 제재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촌지' 문제는 쉽게 근절되지 못하고 있다. 또 교사에게만 중징계 등이 내려졌지, 촌지를 전달한 학부모에게는 아무런 제재가 없다는 점도 촌지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아닐까? 자녀가 초.중.고교를 거쳐 대학 졸업 후 직장인이 됐을 때 직장 상사에게까지 ‘촌지’를 건넬 자신이 없다면 지금 당장 ‘촌지’를 건네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는다는 말이 있다. 당장 '촌지'를 주면 잠시 자녀가 교사의 관심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는 데서는 멀어지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자식이 잘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무엇보다 자녀 스스로 건강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믿어주고, 응원하는 일부터 먼저 해야하지 않을까? 평생 자녀 뒤에서 지원할 자신이 없다면 말이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교육비리방지 대책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문구로 기자수첩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촌지'라는 단어는 '응답하라 2016'에서나 추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말이다.

'아직도 학교에 빈손으로 가도 되는지 고민하세요? 3월은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 처음 만나는 설렘의 달, 그냥 가시면 절대 안 되지요. 선생님이 학생을 더 잘 이해하고 지도할 수 있도록, 자녀들에 관한 이야기만 마음에 듬뿍 담아 가세요. 그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가져가실 필요가 없습니다.'

송은화 기자  bbsbusan@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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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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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z 2016-04-06 14:28:54

    불교 만세!! 화이팅!! 사법고시 존치시켜라.!!! 사형제도 평생토록 놔둬라.!!!!!!!!!!!!!!! 국민참여재판없애라..!!!!!! 법원에 재판봉놔둬라..!!!!!!!!!!!!!!!!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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