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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통'의 위기 대한민국, '양방향'으로 뚫어라
정영석 기자 | 승인 2016.03.03 10:06

늦은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에서 음주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은 단연 '카카오택시'를 꼽고 싶다. 특히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는 날에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이 끊긴 시각이면 카카오택시를 찾는 손길은 더욱 분주해진다. 카카오택시 어플은 이용자가 원하는 승차 장소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호출에 응답한 택시 기사가 승객을 태워 도착지점까지 데려다주는 기사와 승객간의 '양방향 맞춤형' 모바일 서비스이다.

필자는 얼마 전 종로 주변에서 술자리를 가진 뒤, 카카오택시를 불렀다. 택시 이용자들이 많은 늦은 시간에 신경전(?)을 벌이면서까지 택시를 잡을 필요가 없었고 "몇 분 후 승차할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도 받을 수 있어 생활에 유용한 서비스임을 몸소 체험했다. 더욱 좋았던 건 필자가 탄 택시 기사와 가진 대화였다. 대개 음주를 한 뒤 택시에 승차하면 스마트폰을 본다든지 통화를 한다든지, 이것도 아니면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잠을 자는 경우가 많다. 1평정도 되는 좁은 택시 공간 안에서 두 번 만나기도 힘든 초면의 택시 기사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렇지만 이날은 다른 때와 달리 서로의 삶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필자의 가정사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택시 운전을 직업으로 택한 기사의 사연으로까지 이어졌다. "여자 친구와 오래 사귀다 결혼 했고요", "요즘 집값이 너무 비싸 이사하기도 힘들어요", "전 사업하다 IMF때 어려워져서 그만 접고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등등... 나이와 직업 등을 떠나 큰아버지뻘 되는 기사와 소통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요즘 가정에서는 식구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식사 시간도 각자의 삶에 쫓기어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슬픈 현실이다. 하루 24시간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은 어떨까? 상사 기분 맞추랴 마음에 있지도 않은 말을 하거나, 후배들 눈치 보랴 하루하루가 고된 생활의 연속이다. 직장인들이 언제까지 짊어지고 가야할 과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쯤에서 필자가 탔던 카카오택시 기사의 친절함이 문뜩 다시 떠오른다. 승객을 돈벌이로만 대하는 얄팍한 상술보다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려는 그의 마음가짐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 반드시 배워야할 점이 아닐까 싶다. 양방향 '소통', 감추고 있는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열게 하는 첫 걸음이자 꽉 막힌 도로 위를 기분 좋게 내달리는 원동력일 것이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정영석 기자  youa14@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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