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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내년 총무원장 선거 혁신은?
홍진호 기자 | 승인 2016.02.03 14:57

한국불교 최대 종단 조계종이 새해부터 총무원장 선출제도 개선을 위해 분주하다. 조계종 총무원장 하면 한국불교를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흔히들 한국불교의 대통령이라는 표현까지도 쓴다.

조계종은 지난해부터 선거로 인한 폐단을 없애기 위한 새로운 선거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계종의 입법기구 인 중앙종회 내에 별도의 특별위원회를 꾸려 현재 다음 달 종회 상정을 목표로 새로운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법 일명 ‘염화미소법’을 논의하고 있다.

염화미소법은 지난해 8월 전 호계원장 법등스님이 선거 대신 불교적 방식으로 총무원장을 선출 하자고 처음 제안했다. 3인의 후보자를 선출해 이 가운데 한 명을 종단의 최고어른인 종정이 총무원장으로 추첨하는 방식이다.

현재 까지는 이러한 새로운 시도에 찬성보다 비판이 더 많다. 구체적 사안과 방법 보다, 이 법에 대한 본질적인 회의조차 일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은 종단의 행정 수반인데, 종단 법통을 상징하는 종정스님이 행정수반을 선출하는 종단 운영에 관여하는 것이 과연 옳으냐? 하는 화두이다.

불가에서는 조선시대부터 이판사판으로 행정과 수행승을 구분해 왔다. 행정 책임자를 종정이 선출 하는데 대한 거부감은 생각보다 크다. 또 종정이 종단의 최고 어른이지만 총무원장 선출이라는 막대한 권한이 1인에게 한정 되어선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조계종 총무원장 선출제도가 개선을 넘어 혁신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에는 누구나가 공감을 한다.

앞서 이판사판에 대해 잠시 언급했는데, 고려 시대 즉 불교국가에서는 조선 시대 만큼 유별나게 수행과 행정으로 스님들의 영역을 구분하지는 않았다.

이판사판이 나오게 된 연유는 조선시대 이르러서 국가차원에서 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억제하자, 불법의 전승과 사찰살림을 지속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수행과 행정으로 스님들의 영역이 나눠진 것이다.

개개인이 먹고 살 길 조차 막막했던 시대, 누군가는 열심히 절 살림을 살아야 했고, 또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정진을 했던 것이다.

시대가 변했다. 숭유억불도 끝났다. 그러나 세분화되고 전문화 되는 사회 속에서 현재의 불교와 미래의 불교가 결코 희망적이지만은 않다.

다변화 되는 사회 속에서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 하지만 각 사찰과 교구본사 차원에서도 할 수 없는 대형 불사는 늘고 있다.

육군 훈련소 내에 최대 5,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법당을 짓고, 북한 금강산에 신계사를 복원하는 일 등은 종단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저 출산 고령화로 출가자가 급감하는 시대, 출가자 수 확대 방안과 해외포교를 위한 다양한 종책 개발 등도 종단 몫이다.

종단차원에서 해야 할 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매번 선거를 통해 총무원장을 선출하다 보니 선거 과정에서 각종 불협화음은 늘 끊이지 않았다.

또 수행자도 인간인지라 선거가 끝나면 앙금이 남아서, 종단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 힘들다는 지적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조계종 총무원장 선출제도가 변한다는 것은 종단 운영 시스템의 전반적인 변화와 영향을 상징한다.

현재의 총무원장 선거 제도가 만들어 진 것이 1994년 종단개혁 이후이다. 당시 총무원장의 권한은 절대적이었지만 이에 대한 견제 장치는 미비했다.

그래서 94년 종단개혁으로 이뤄진 것이 민주국가의 운영 시스템을 따른 삼권분립의 확립이다. 여기에 교구본사별 선거인단에 중앙종회 의원이 참여하는 현재의 간접선거 제도가 만들어 졌다.

94년 종단개혁의 성과의 정점에 현재의 총무원장 선출제도가 있다. 내부의 모순을 종단개혁으로 극복했지만 그 만큼의 아픔도 감내해야만 했다.

시대가 변했다. 종단은 20여 년 전 보다 더욱 커졌다. 앞으로 할 일은 더욱 많다. 변화의 한계가 어디까지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으나, 총무원장 선출제도의 개선과 혁신에 대한 열망 속에 크든 작든 변화는 불가피하다.

벌써부터 내년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견지동 일대에서는 무수한 하마평과 추측이 교차하고 있다. 게임의 룰도 확정되지 않았는데 선수들이 링 밖에서 기다리는 형국이다.

현재 염화미소법을 두고 쏟아지는 무수한 비판과 논란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총무원장 선출제도의 혁신은 종단 운영시스템의 전반적인 점검 속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수면 밖 빙하는 물속 빙하의 1/10에 불과하다. 그러나 밑변이 튼실할수록 정점은 더욱 빛난다. 여법한 총무원장 선출제도는 튼튼한 종단 운영시스템 속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답을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다, 종이가 헤져서 새로운 종이에 그 방안을 담아내는 한이 있더라도 논의는 계속 돼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논의 속에 한국불교 최대 종단 조계종의 수장을 선출하는 방법이 혁신 된다면, 한국불교의 혁신도 가능할 것이다. 이상이 현실이 되길 꿈꾼다.

홍진호 기자  jino413@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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