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일) 법고와 죽비 출연원고>양창욱

<앵커멘트>

*한국불교태고종 용화사에서는 지난 일주일 동안
15세 이하 어린 행자들에게 전통불교방식으로 사미계를 주는
구오사미 수계식이 봉행됐습니다

현장을 다녀온 양창욱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1>
양 기자, 기간이 일주일이나 됐는데
우선 구오사미 수계식이 어떤 겁니까?

예, 구오사미란, 절의 음식을 나르거나
마당에 널어놓은 곡식을 보고 날아드는
까마귀를 쫓던 어린 행자가,
사미십계를 받아 비로소 사미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스님들은 행자와 사미의 단계를 거쳐
비구나 비구니 스님이 되게 돼있는데요

저희 같은 속세의 일반 사람들이야
다 그냥 스님이라고 부르지만
행자와 사미는 엄격하게는 예비승려 단계입니다

이번 수계식에는 이렇게
15세 이하 16명의 어린 행자들이 사미계를 받았고요,

이들은 4년 뒤에 비구계를 받게 됩니다

<질문2>
태고종 종헌.종법에 수계득도 연령이
18세에서 45세로 제한돼 있는 것을 보면
이번에 15세 이하에게 사미계를 준 것은 이례적인 일 아닙니까

예. 그렇습니다.
지적하신대로 태고종뿐만 아니라
조계종 등 다른 종단에서도
18세나 20세 이상에서 40세, 45세까지
수계득도 연령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스님들의 학력저하를 막는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15세 이하 행자들에게
사미계를 준 이유에 대해 들어보시죠

용화사 주지이자, 이번에 사미계를 준 수진스님의 말입니다

<인서트 1>

즉 불교사적으로도 전혀 하자가 없는
동자계를 스스로 만들어 놓고도
주지 못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말인데요,

수진 스님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무원을 여러 번 찾았지만 종헌.종법의 명시규정 때문에
총무원측은 난색을 표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개선돼야할 대목인 것 같습니다

<질문3>
정말 어릴 적부터 계를 받아 불제자로 살아가면
큰 스님으로 성장하는 데나 불교포교,
그 어느 쪽으로 봐도 불교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잇점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수진스님의 상좌인 정오스님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서트 2>

그러면서 정오스님은 이들이 수계식을 마치고
또래의 친구들이 있는 일반 학교로 돌아갔을 경우
자연스러운 어린이 포교로 이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인서트 3>

<질문4>
기간은 일주일이었지만, 사미계는 지난 3일 수지됐죠?
(예. 그렇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의 프로그램 내용과
사미계를 수지한 동승들의 얘기도 들려주시죠?

예, 말씀하신대로 사미계 수계식은 지난 3일 봉행됐고요

지난 일주일 동안, 일상 사찰생활 익히기와
조석예불, 한글천수경 습득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오사미수계가 진행됐습니다

특히, 이제 한글세대를 위해
한글로 된 법문으로 교재를 꾸몄다는 것이 주목되는데요,

정오스님의 말입니다 <인서트 4>

또, 4주간의 종단 수계산림이 학기 중에 시행돼
어린 학생행자들이 제대로 참석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계속 방학을 이용해
사미계를 수지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이른바 어른스님들의
하안거와 동안거 개념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번에 사미계를 받은 16명 전부가 15세 이하는 아니었고요
몇 명은 15세를 넘긴 스님들도 있긴 있었습니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절에서 살았다는
가장 어린 7살 선법스님부터
3살 때 출가했다는 9살 선재스님 등등,

정말 말이 스님이지,
눈만 떼면 치고받고 싸우는 천진난만한 모습이
또래의 무리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는데요,

동자스님들은 새벽예불과 참선이 제일 힘들었다고 합니다

들어보시죠 <인서트 5>

그러나 앞으로 부처님의 제자로 살아가려는 포부만큼은
사미계를 수지한 어엿한 예비승려 다왔습니다

<인서트 6>

<질문5>
끝으로 율사 스님이기도 한 수진 스님과
용화사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시죠

예, 용화사는 진귀종인 추월난이 자생하고
기암절벽과 담양호가 어우러진
전남 담양의 명산, 추월산 자락 끝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 곳의 주지, 수진스님은
지난 81년 87세로 입적한 해동율맥의 9대 전수자이자,
호남 율맥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묵담 스님의 손상좌고요

지난해 입적한 10대 전수자 혜은 법홍 스님의 상좌입니다

수진 스님이 법홍 스님에게 해동율맥을 전수받아
율원장 스님이 된 것은 지난 2001년의 일입니다

수진스님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서트 7>

어째든 수진스님은
이번에 처음으로 진행한 구오사미수계의 설판을 통해
각박한 지금의 세상이 동승들의 동심처럼
순수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끝으로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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