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해정 편타한의원장


● BBS 부산 ‘부산경남 라디오830(12월29일)’
    (부산FM 89.9Mh 창원FM 89.5Mh/ 08:30~09:00)
● 코너명 : 주간섹션 '한의학상담'
● 진행 : 박영록 BBS 부산 보도부장
● 출연 : 최해정 편타한의원장

(앵커멘트) 다음은 주간섹션 한의학상담 시간입니다. 오늘은 산후조리와 관련한 한의학적인 접근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 예정인데요. 도움 말씀 주실 최해정 편타한의원장 지금 전화연결돼 있습니다. 최해정 원장님 안녕하세요?

 

최해정 편타한의원장

1.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산후조리를 중시해 왔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우리나라의 산후조리는 전통적인 산후 돌봄 방법으로 산모가 아기를 낳은 후 허약해진 몸과 마음을 특별한 음식, 거처, 생활 법으로 돌보아 임신 전의 건강상태로 회복하게 하는 산후의 건강 관리 방법을 통칭합니다.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을 위해 선조들의 지혜로 만들어진 매우 훌륭한 출산 문화유산인데요, 구미의 여러 나라들과 비교해서도 산후조리를 상당히 중시하고 정성껏 해 왔습니다.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골반이 작고 근육량도 적습니다. 또한 아기의 두상은 서양인들 처럼 출산에 유리한 장두형이 아닌 단두형으로 둥글둥글해서 난산이 되기도 쉬워 반드시 산후 조리를 잘 받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산후조리의 기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하죠?

-산후조리 기간은 최소한 37일(즉21일), 가능한 한 칠칠일(즉49일), 이상적으로는 100일이 필요합니다. 임신 전으로 회복하는데 생식기만의 회복에도 6~8주의 긴 시간이 걸리며 임신으로 인한 전신의 변화에서 일상으로 복귀할 정도로 회복되려면 적어도 100일이 걸립니다. 또한 신체적인 회복 이외에도 엄마로서의 새로운 역할이 더해져서 오는 심리적 변화에 따른 적응기간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산후병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합니까?

-환자의 기본적인 체질과 출산 시 손상 정도를 바탕으로, 육아 등으로 인한 과로, 스트레스, 영양부족, 찬바람 등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생기는 여러 가지 질환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산후풍, 요실금, 산후 부종, 건망증, 하복통, 탈모, 우울증 등이 있습니다. 특히 산후풍은 가장 흔한 산후병인데요, 산모는 출산을 통해 온몸의 관절이 다 벌어지고 느슨해지는 과정을 겪기 때문에 산후 관절을 잘 회복시키지 않으면 출산 직후 혹은 수년이 지난 뒤에 팔다리가 쑤시고 저리며 여기 저기 관절들이 시리고 뻐근하고 아픈 산후풍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4. 한방에서는 산후 보약을 매우 중시여기던데 특별히 산후보약을 중시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진료실에서 만나는 여성 환자분들이 호소하는 증상들 중 많은 것들이 출산 후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생긴 증상인 경우가 상당합니다. 산후병은 산 후 언제든지 올 수 있으며 평생 계속되기도 하기 때문에 출산 건강이 여성의 남은 평생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여성들에게 산후보약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산후보약은 자궁 수축을 돕고 출산 직후의 오로, 태반찌꺼기, 어혈 등이 잘 배출되도록 하여 자궁건강을 빠르게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자궁수축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을 경우 자궁 내에 남아있는 어혈은 자궁기능을 떨어뜨리고, 여러 가지 순환장애를 일으켜 산후풍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후보약은 임신과정과 출산 시 소진된 체력과 혈액을 재빨리 보충해주어 빈혈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등 출산 전의 건강상태로의 빠른 회복을 도우며 이를 통해 육아를 위한 체력의 바탕도 길러줍니다.

또한 임신중에 늘어난 체액이 잘 배출되도록 하여 산후부종을 감소시켜 주는데, 산후부종은 방치할 경우 산후 비만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산후 보약은 산후비만을 예방해 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5. 요즘 제왕절개 같은 수술로 출산을 한 경우도 많은데 이럴 때는 어떻습니까?

-제왕절개는 자연분만보다 신체적인 회복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자연 분만한 산모에 비해 자궁의 수축력이 떨어지고, 복부율동이 안되므로 오로의 배출도 원활하지 않습니다. 출혈량도 많고, 전반적인 기력 저하로 면역력도 떨어지기 쉬우므로 여러 가지 질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곧, 자연분만일 때 보다 산후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 어혈이 남기 쉬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에 효과적인 산후조리 한약이 꼭 필요합니다. 이때는 수술 회복기인 약 일주일 후부터 한약을 복용하면 됩니다.

6. 우리 전통적인 산후조리에서 산후보약을 흔히 드셨다면, 모유 수유밖에 없던 옛날부터 산후보약을 드셨다는 건데 그런걸 보면 산후 보약이 모유수유에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말이죠. 이는 어떻습니까?

-그렇습니다. 한의학은 긴 세월동안 우리 민족의 생활 속에서 함께 해온 실용의학입니다. 분유란 것이 있지도 않던 시절, 그 이전부터 복용해 왔던 산후보약은 기본적으로 모유수유를 전제로 하던 것이죠. 따라서 수천년 동안 사용되어 왔던 처방에 현대적 검증까지 마친 안전한 한약재만을 산모의 체질에 맞추어 처방하기 때문에 모유수유시 한약을 먹어도 되나 고민하셨던 분들은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산후 보약은 모체의 회복을 촉진시켜 모유의 양과 질을 향상시키므로 산모 뿐 아니라 아이의 건강에도 이롭습니다.

7. 산후조리시 주위 사람들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이 시기 산모는 산후 생리적인 호르몬의 변화와 사회적인 모성 역할의 변화로 일시적인 우울증이 올 수 있기 때문에 가족들의 지지가 필요하며, 특히 남편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남편의 정서적 지지와 격려, 함께 있어주기가 가장 큰 도움이 되는데요, 실제로 남편과 의사소통을 많이 한 어머니가 영아에게 더 많은 관심과 반응을 보여주고 힘든 육아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이 시기는 산모가 정신적, 신체적으로 회복되는 시기일 뿐 아니라 부부가 모두 아기를 가족으로 수용하고 양육하는 법을 배워, 모성뿐 아니라 및 부성의 역할을 획득하여 진정한 가족이 만들어 지는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부부가 함께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8. 마지막으로 산후조리와 관련해서 당부하실 말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산후조리는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을 위한 것이지만 대체로 신생아보다는 산모의 건강에 우선적인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산모의 건강이 신생아 건강의 기초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모체가 건강을 유지해야 모유분비도 증가할 뿐 아니라 어머니의 정서적 안정이 아기와의 애착관계에도 영향을 주어 아이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의 바탕이 됩니다. 평소 산모의 몸이 허약하거나 손, 발 또는 복부가 찬 경우, 임신 중 입덧이나 영양장애 또는 기타 임신 질환으로 힘드셨던 분들은 산후조리에 더욱 신경 써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별히 요즘은 만혼으로 인한 고령 임신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산후조리에 집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환경 또한 잘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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