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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달라이라마 방한 누가 막았나?
홍진호 기자 | 승인 2015.10.19 17:14
   
▲ 2017년 4월을 목표로 달라이라마의 방한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달라이라마 방한추진회가 오는 2017년 4월을 목표로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성사시키겠다고 천명했다. 지난 2002년 달라이라마의 방한이 중국정부를 의식한 우리나라 정부의 입국 불허로 무산 된 후, 근래 들어 가장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가 제시된 셈이다.
 
기자는 얼마 전 관련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달라이라마 방한추진위원장 금강스님에게 우문을 던졌다. “달라이라마가 오지 못하는 이유가 내부에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외부에 있다고 보십니까?” 이에 앞서서는 “달라이라마 방한을 추진하시는데 중국 입국은 괜찮으십니까?”라고도 물었다.
 
금강스님의 답변은 한 참동안 이어졌다. 얼마 전 중국을 방문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며, 그동안 한국불교가 지속적으로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추진하고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일본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일본도 처음에는 달라이라마의 초청이 여의치는 않았으나, 수차례 지속적인 노력 끝에 방문이 허용됐고 그 시기도 점차 짧아져서 이제는 달라이라마가 1년에 1~2차례 상시적으로 일본에서 법회를 연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문제의 핵심은 달라이라마가 오고 안 오고의 문제가 아니다. 설령 달라이라마가 외부적 요인에 의해 오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시도조차 안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지난해 프란시스코 교황은 우리나라를 방문해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세월호 희생자 등 사회의 약자 편에 서서 우리가 미처 챙기지 못했던 아픔을 어루만져 주었기 때문이다. 교황의 방한은 성사가 되는데 달라이라마의 방한은 왜 안 되냐는 치기어린 비판을 하자고 교황의 방한을 언급 하는 것이 아니다. 달라이라마의 방한이 교황의 방한 만큼이나 우리사회에 큰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말하는 것이다.

달라이라마는 그 자신이 나라 잃은 민족의 정신적 지도자이다. 오랜 세월 살아왔던 터전과 수많은 동족들을 하루아침에 잃은 티베트 민족과 달라이라마는 사실 전 세계인들에게 위로를 받아야 할 처지다. 그런데 어떠한가?
 
처절한 슬픔 속에 모든 것을 잃은 티베트 불교와 달라이라마의 가르침에 세계는 오히려 위로를 받고 큰 가르침을 얻어가고 있다. 특히 티베트와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의 물질문명을 이룩한 미국과 프랑스, 독일 등 서구에서 달라이라마의 가르침은 더욱 큰 울림을 남기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인간은 밥만 먹고 살수는 없기 때문인 것 같다. 밥으로 상징되는 ‘물질’과 정신으로 대변되는 ‘종교’가 함께 조화를 이뤄야만 우리는 치우침 없는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에 따라서 각자의 삶을 지배하는 정신문화가 꼭 종교가 아닐 수는 있을 것이다.
 
기자 간담회가 끝난 후 서둘러 자리를 떠나는 달라이라마 방한추진위원장 금강스님을 붙들고 단독으로 우문을 이어나갔다.
 
“왜 꼭 지금 달라이라마가 우리나라에 방한을 해야 하는지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금강스님은 한국사회에 전환점을 주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IMF 이후 무한경쟁에 내몰려서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한 우리나라가 달라이라마의 방한으로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새로운 변화에 목마른 한국불교도 달라이라마의 방한으로 변화가 일어나기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서구사회를 대변하는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가진 종교지도자인 교황의 소탈한 행보에 크게 감명했고 그 가르침에 귀 기울이며 행복해 했다.
 
오는 2017년 4월에 달라이라마의 방한이 성사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물질적으로는 모든 것을 잃었지만 가늠할 수 없는 정신문화를 가진 티베트 불교의 가르침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또 한 번 감명 받기를 원한다.
 
이를 통해 물질문명과 정신문화의 조화가 깨진 한국사회가 교황의 방문에 이어 다시 한 번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았으면 한다. 이는 종교와 신앙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근본적 물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달라이라마 방한의 성사 여부는 우리사회의 부족함이 무엇인지 우리 스스로가 알아차리고,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이뤄질 수 있기에 더욱 가치 있다. 이제까지 달라이라마의 방한이 이뤄지지 못한 이유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음을 깨달아야만 달라이라마의 방한은 이뤄질 것이다.

홍진호 기자 / jino413@dreamwiz.com

홍진호 기자  jino413@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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