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잉글랜드 민담에 등장하는 ‘의적’ 로빈후드.
 
여러 호걸과 함께 탐욕스런 귀족들의 재물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인물로 묘사가 돼죠.
 
우리나라 전래동화에 나오는 ‘홍길동’과도 같은 인물입니다.

이 인물의 이름을 딴 ‘로빈 후드’ 지수라는게 있습니다.
 
세계 최고 부자들의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면 얼마씩 돌아가겠느냐는 것으로 산출된 지수인데요.
 
일단 발상이 재미있습니다.
 
블룸버그가 억만장자지수(BBI)와 ‘CIA 세계 팩트북’을 토대로 세계 42개국 최고 부자들의 이 ‘로빈 후드’ 지수를 발표했는데요.
 
한국 최고 갑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자신의 전 재산을 우리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면한 명당 185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건희 회장의 재산은 약 120억 달러, 우리돈으로 14조 2천억원인데요.

이 회장의 재산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골고루 돌아간다는 가정 아래 산출된 로빈 후드 지수는 1인당 천5백여달러, 185만원으로 세계 42개 부자들 가운데 26위를 차지했습니다.
 
세계 최고 자산가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의 재산은 840억 달러로 로빈 후드 지수는 천7백여달러, 24위로 나타났습니다.
 
왜 이건희 회장과 두 계단 차이밖에 나지 않느냐. 미국 인구 수가 우리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미국 인구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재산이 나뉘었을 때를 가정한 수치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즉, 로빈 후드 지수는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 낮은 경향을 보일 수 밖에 없는거죠.
 
실제로 인구가 많은 인도의 1위 부자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어스그룹 회장의 재산은 220억 달러지만,
로빈 후드 지수는 59달러로 42개국 가운데 꼴찌였습니다.
 
네티즌들은 “부자들의 전 재산을 빈자들에게 나눠준다는 건 동화에나 나올법한 이야기지만, 현실화 됐으면 좋겠다”,“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더 많은 좋은 일들을 했으면” 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전영신 기자 / ysjeon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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