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8년동안 지속해온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 캠페인을 중단하기로 했죠.
 
“그렇다면 다시 한 줄 서기를 하라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도 아니다”...라는 아리송한 지침을 내놔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네티즌들의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국민안전처는 혼란스러웠던 ‘두 줄 서기’나 ‘한 줄 서기’ 대신 ‘안전 이용 수칙을 지키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즉, ‘두 줄 서기’도 아니고 ‘한 줄 서기’도 아닌 걷거나 뛰지 말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는 얘깁니다.
 
이같은 국민안전처의 지침이 배포되자 대부분 언론은 ‘두 줄 서기 중단’에 초점을 맞춰서 보도를 했죠.
 
보도를 접한 대다수 시민들은 실효성이 없던 ‘두 줄 서기’ 캠페인이 폐지되고 다시 ‘한 줄 서기’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해를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걷거나 뛰지 말라는 이야기는 ‘두 줄 서기’를 그대로 지속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 줄 서기’ 문화는 그간 정부의 ‘두 줄 서기’ 캠페인이 무색할 만큼 시민들의 자발적인 에티켓으로 정착했죠.
 
바쁜 사람들이 먼저 갈 수 있도록 배려한 서민 문화입니다.
 
오히려 두 줄 서기 캠페인을 지키겠다며 길을 막고 있으면 따가운 눈총을 받기 쉽상인 경험...직간접적으로 한두번쯤은 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이번에 이같은 지침을 발표한 것은 사실상 딜레마에 빠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을 받아온 두 줄 서기는 폐지해야겠는데, 안전 수칙 때문에 다시 한줄 서기로 돌아가자고 할 수도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네티즌들은 “안전을 위협하는 건 ‘한 줄 서기’ 보다는 기계의 노후화가 아닐까”, “오락가락하지 말고 한 줄 서기로 정해서 바쁜 사람이 먼저 가도록 하는게 좋을 듯”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전영신 기자 / ysjeon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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