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열 경인한의원 원장의 20년 암투병 극복기



● BBS 부산불교방송 ‘찾아가는 라디오(9월19일)’
   (부산FM 89.9Mh 창원FM 89.5Mh/ 17:05~17:40)
● 코너명 : 특별기획 ‘암 그렇고 말고’
● 진  행 : 배재수 기자
● 출  연 : 박태열 경인한의원 원장(부산시한의사회 한방의료관광연맹 회장)


 
 
찾아가는 라디오, 다음은, 특별기획 ‘암 그렇고 말고’ 시간입니다. 오늘도 부산 사하구 다대동에서 경인한의원을 운영하고 계신 박태열 원장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박태열 원장님은 30대 초반의 나이에 방광암 선고를 받고, 20여 년간 14번의 수술과 한방치료를 병행하며, 힘겹고 외로운 투병 끝에 이를 극복해 새로운 삶을 살고 계신 분입니다. 박태열 원장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박태열 원장입니다.)
 
 
 
질문) 지난 주는 ‘병상일기’ 이야기로 마무리했는데요, 이제 와서 ‘병상일기’를 다시 읽으시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지금도 가끔 병상 일기를 보면서 투병 과정을 뒤돌아볼 때가 있습니다. 이제는 아련한 기억속의 일이기는 하지만, 17년이 넘는 긴 세월의 치료 과정은 마치 도돌이표 가득한 악보처럼 '수술과 재발 그리고 검사'가 수없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17년 동안 14번의 수술을 했으니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검사를 했고, 그 때 마다 수많은 번뇌가 있었죠. 지금 봐도 쓴 웃음이 나옵니다.
일기를 볼 때 마다 방광암은 참으로 끈질긴 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술을 하고 온갖 고생을 겪으며 혹독한 항암 치료까지 해도 또 재발합니다. 폐암이나 간암보다는 생존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암이기는 하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곧 치명적으로 발전합니다.
그런데 제가 그 끈질긴 병을 이긴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그것은 어느 하나에 국한된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가 서로 합쳐져서 만들어 낸 기적 같은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차차 그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그냥 수술 많이 하고 다양한 치료를 경험하면서 고생 많이 한 사람의 체험담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재발할 때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병에 다가갔는지를 눈 여겨 봐 주신다면 좀 더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질문) 그리고, 일반환자들의 경우에도, 원장님처럼 ‘병상일기’를 쓰는 게 도움이 될까요?
 
물론입니다. 암이 아닌 다른 병을 가진 환자도 병상일기를 쓰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암은 생활습관이 잘못되어서 생기는 병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서 일기를 잘 정리해두면 자신의 생활습관 중에서 어떤 점이 잘못된 것인지 발견하게 될 것이고, 그것을 고쳐 생활습관을 바꾼다면 치료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생활습관이 잘못되어서 생기는 병은 비단 암 뿐만은 아닙니다. 위장병, 변비, 방광염, 두통, 뇌경색, 디스크, 불면증, 잘 낫지 않는 악성피부병과 같은 수없이 많은 병이, 잘못된 생활습관에 의해서 생길 수 있습니다. 병상일기를 계속 써내려가다 보면 나중에는 자신의 생활습관에서 잘못된 것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잘못된 것을 고치면 되고요,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습관 먼저 바꾸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됩니다. 몸이 불편한데가 있다면 누구나 일기를 꼭 써보세요.
  
질문) 앞서, 세 차례 수술 그리고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셨는데요, 방사선 치료 이후에 몸 상태는 어떻게 변화했습니까?

 
수술과 화학요법, 그리고 방사선치료까지 받고나니 몸은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되어버렸습니다. 무엇보다 피로감 때문에 몸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었습니다. 입안이 헐고, 입맛이 떨어지고, 설사를 하고, 항문이 헐어서 배변활동에 곤란을 겪고, 소변을 볼 때마다 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빈혈로 얼굴이 창백해지고, 핑핑 돌아서 가만히 누워있기 조차도 힘들었죠.
한의사인 저는 면역을 높이기 위한 식이요법과 함께 한방치료를 병행하여 회복을 도왔습니다. 그 때문에 비교적 빨리 회복되었습니다. 흔히들 암 치료에 있어서만큼은 한방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동안에는 암의 치료를 단순히 암 덩어리를 없애는 것에 국한하여 생각해온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웃음치료, 기공치료, 맛사지, 삼림욕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면역을 증진시키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암 덩어리는 수술이나 화학요법 그리고 방사선으로 제거할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암환자의 아프고 놀란 마음이나 손상된 면역체계를 회복시키지는 못합니다. 수술과 화학요법으로 해결해줄 수 없는 그 부분의 치료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완전회복이 될 수 있을까요? 암의 완전한 치료나 치유를 위해서는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치료는 물론이거니와 마음과 면역력까지 함께 회복시켜야 합니다.
특히 암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기존의 단점을 보완한 통합의학이 최근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는데요, 통합의학은 서양의학의 장점과 한의학(외국에서는 대체의학이라고 합니다만)의 장점을 결합한 제3의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암의 치료에서 수술과 같은 서양의학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고, 구토나 식욕부진, 피로와 같은 부작용이나 면역력의 저하와 같은, 서양의학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영역에 대하여는 한의학을 활용하여 치료에 도움을 얻는 것입니다. 서양의학 치료와 한방치료를 병행하면 일상에 복귀하는 시간이 빨라집니다. 이것은 이미 선진외국의 통합의학자 및 한의학자에 의하여 그 유용성이 입증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방치료는 암에 해롭다는 터무니없는 유언비어에 현혹되어 좋은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생을 하는 환자를 볼 때마다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질문) 그러면, 방사선요법 이후는 어떤 치료를 받게 됩니까.
 
저의 경우에, 수술과 화학요법 그리고 방사선요법을 하고나서 더 해야 하는 치료는 없었습니다. 그 대신에 재발이 되지는 않았는지를 확인하는 추적검사를 계속 해왔는데요. 수술을 하고나서 1개월 또는 3개월마다 계속 추적검사를 해왔습니다. 왜냐하면 방광암은 1년 안에 재발할 확률이 60~70%에 이를 정도로 재발이 매우 잘되기 때문에 자주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어떤 경우는 3개월 마다하는 추적검사를 할 때마다 재발되어서 3개월마다 수술을 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그 정도로 방광암은 재발이 잘 되는 암이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고요, 재발이 자주 되거나 악성도가 높고 상피내암이 있거나 암의 개수가 많은 경우라면 특히 주의 할 필요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수술 후에 화학요법을 하고 방사선요법까지도 했지만 추적검사는 정기적으로 한 것이고요,
  
질문) 추적검사에 의한 정기검진은 어떤 것이고,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방광암은 재발이 잘됩니다. 특히 수술 후 1년 안에 약 60~70%환자가 재발이 되는데요.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를 해야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대개 3개월 마다 한 번씩 추적검사를 할 것을 권장합니다. 특히 암세포의 악성도가 높거나 상피내암이 있는 경우 등은 반드시 지정된 정기검진 주기를 어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양방병원에서 의사선생님들이 주로 처방하는 추적검사는 육안적으로 방광 안을 들여다보는 방광경검사가 있고요, 소변을 받아서 암세포가 있나 없나를 조사하는 소변세포검사, 영상을 판독해서보는 초음파검사, C/T, MRI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 한 두어 가지를 선택하게 됩니다. 만약 추적검사에서 암의 재발 소견이 있으면 다시 '경정맥요로촬영술' 같은 추가적인 다른 검사를 하거나 아니면 직접 수술을 하고 조직검사를 하여서 암인지 아닌지 또는 암이라면 어느 정도 진행된 단계인지를 확진하고 치료대책을 세우게 됩니다.
 
질문) 방광암은 1년 내에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요, 치료 후 재발이 되지는 않았습니까? 
 
세 번의 수술과 화학요법 그리고 방사선요법을 받고 추적검사를 받고 하는 사이 어느새 첫 수술을 한지 1년이 다되었습니다. 고통스런 치료를 받을 때는 하루하루가 참 길게 느껴졌는데, 지나고 나서 보니 1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1994년 12월이었는데요, 통상적으로 방광암의 재발은 1년 안에 주로 일어나는데, 다행히 그동안 여러 번의 추적검사에서 한 번도 재발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안심해도 되겠지” 하고 일주일 전에 추적검사를 해둔 결과를 확인하러 D대학병원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정 박사는 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나서 암이 재발되었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꼭 1년 만에 재발이 된 거였습니다. 하늘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앵커멘트) 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원장님,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부산 사하구 다대동에서 경인한의원을 운영하고 계신 박태열 원장님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배재수 기자 / dongin21@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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