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욱(이하 양): '양창욱의 아침저널'[FM 101.9 MHz (서울)] 2부, 목요일 집중인터뷰 시작하겠습니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서 지금 전세대란입니다. 대란, 대란 그래도 이런 대란이 없을 정도인데요.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위원님 나와 계시죠?

박원갑(이하 박): 네 안녕하십니까!

양: 아침 일찍 감사드립니다. 지금 이 전세대란 어느 정도 입니까? 상황이?

박: 한 마디로 매물이 없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뭐 심지어 1억을 올려달라면 올려주겠는데, 그나마 그것도 찾기가 힘들다, 이런 얘기를 합니다.

양: 돈은 얼마든지 올려주겠는데 매물 자체가 없군요. 전세매물 자체가...

박: 네, 그렇죠. 월세로 전환하라는 그런 요구들이 집주인들이 많이 하는 편이고요. 그래서 2천 가구 3천가구가 넘는 대단지에 거래할 만한 매물이 한 두 개 정도에 불과하고, 그나마 대출이 많아서 깡통전세가 될 가능성이 높은, 하자 매물이 많습니다. 이러다보니깐 계약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요. 기존의 세입자들은 재계약을 통해 눌러앉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러다 보니깐 전세 매물이 더 안 나오고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반전세나 월세로 가는 경향들이 있은 것 같습니다.

양: 아무래도 집주인 입장에서는 그렇게 선호하겠죠. 월세 같은 걸로.

박: 네, 수익의 극대화차원에서 집주인들은 월세를 원하는 것이고 세입자들은 그걸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그런 측면도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전세값이 워낙 오르다 보니깐 잘못하면 깡통전세가 될 수가 있거든요. 세입자 입장에서는 차라리 월세를 내더라도 전 재산을 잃어버리는 것보다 낫지 않겠느냐, 이런 심리로 차선의 방법으로 월세를, 반전세를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양: 깡통전세 이런 게 안 되려면 집 주인이 그 집을 담보로 빚 같은 게 없어야 되는 거잖아요, 그쵸?

박: 그렇죠. 선대출이라고 그러죠. 그러니깐 세입자가 들어가기 전에 미리 대출이 있는 곳은, 아무래도 세입자 입장에서는 후순위로 밀리게 되니깐요. 좀 불안한 어떤 측면들이 많죠.

양: 이런 건, 등기부등본 같은 것을 잘 살펴 보셔야 되겠습니다. 이런 곳에 전세 등으로 들어가실때는.

박: 그렇습니다.

양: 네, 전세 계약같은 것 하실 때 선대출이 있는지 또 이런 거 꼼꼼하게 따져 보시고 하시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전세 매물 자체가 지금 부족한 거죠? 근본적으로 왜 이렇게 부족하게 됐죠?

박: 네, 부족한 것은 결과적으로 매물이 부족하다는 것은, 공급자가 공급을 안 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보거든요.

양: 공급자가 공급을 안 한다?

박: 집주인들이 집을 안 내놓은 다는 거에요. 그러니깐 지금의 전반적인 전세 시장은 전세가 월세로 대체되는 이른바 주택의 월세화 현상이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파악됩니다. 그래서 이게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라 일종의 전세가 사라지는, 이걸 보고 이제 전세소멸이나 전세종말이라고 얘길 하고 있습니다.

양: 그런데 전세는 우리나라 밖에 없는 거라면서요?

박: 그렇습니다. 물론 필리핀이라든지 중남미 이런 데서 전세 형태의 임대가 있다고 그래요.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보편화돼 있는 형태들은 뭐 전 세계적으로 없다고 봐야 되겠죠.

양: 그래서 전세의 월세화, 이런 현상들이 지금 가파르게 진행되다 보니 이런 상황들이 나타나고 있는 거군요. 그런데 이게 근본적인 원인을 따지고 들어가 보면 금리가 너무 싸고 이러니깐 비롯된 거 아니에요? 부동산쪽에서라도 어떻게 돈을 벌어보겠다, 집주인들 입장에서는 이런 생각들을 할 수 밖에 없으니깐요.

박: 그렇죠.

양: 네, 이런 상황이 더 근본적인 원인이 될 것 같은데요.

박: 그러니깐 그 저금리라든지 뭐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 이런 게 낮다 보니깐 집주인 입장에서는 이거를 전세보다는 월세로 돌리는 게 어떻게 보면 자신의 수익 극대화 차원에서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가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깐 결론적으로, 전세가 사라지게 된 가장 큰 원인이 뭐냐고 말씀을 드릴 때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저금리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거에요. 집주인들이 자산사업가는 아니거든요. 그러면 이 분들이 지금 전세보증금을 받아다가 은행에 예치하면 연1.5% 정도의 금리를 받는데, 지금 이걸 월세로 전환하게 되면요, 거의 6% 정도를 받거든요. 그럼 수익이 4배 정도는 되지 않습니까? 이렇게 되면 당연히 집주인 입장에서는 월세로 돌리고 싶은 것이고, 자신 입장에서는 합리적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죠. 그런데 이게 한 두 사람이 아니라 계속해서 집단적으로 이뤄지다 보니깐 결국은 전세가 사라지고 전세값이 천정부지로 급등하는 현상들이 계속 악순환으로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양: 그 올려달라는 전세 금액이, 참 엄청난 금액이기 때문에 힘들고 또 이제 월세로 전환해 달라는 것은 사실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아까운 돈이에요. 매달 그 돈이 나간다는 건 정말 굉장히... 그냥 없어지는 돈이거든요. 그래서 월세로 가는 건 대단히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깐 아예 이 참에, 금리도 싸니깐 집을 사자, 이러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요즘은.

박: 최근 들어서 그런 모습들이 나타나죠. 지금 주택 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지 않습니까? 과거에는 주로 주택을 자산가들이 많이 샀죠. 투자 목적으로... 지금 거래는 거의 세입자들이 전세난을 피해서 일종의 피난처 차원에서 집을 사는 구조거든요.

양: 그야말로 실수요자들이네요.

박: 그렇죠. 지금 시장은 실수요라고 보면 돼요. 그래서 과거에는 거래가 많이 일어나면 가격이 거의 폭등을 했죠. 근데 올해는 그렇게까지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는 걸 보면, 집을 여러 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한 채만 필요로 하는 그런 모습들, 말하자면 실수요시장이다 보니깐 이런 패턴들이 나타나는데요. 지금 거래가 되고 있다는 것은 겉으로 보면 시장이 정상화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세입자들의 한숨 소리가 들어 있는 거죠. 세입자들이 쫓기고 쫓겨서 결과적으로 막판에 가서 정말 어떤 절박한 심정으로 집을 구매하는 그런 모습들이 지금 시장의 어떤 현주소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양: 그러니깐 전세 가격이 하도 치솟으니깐 이게 빚을 내서 자기 집을 마련하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집 마련하기가 꺼려지는 이유 중에 하나가 조만간 집 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들을 많이 하고 계시거든요. 내년부터. 그래서 지금 집을 살 필요가 없다. 전세값을 아무리 올려달라고 집주인이 요구를 하더라도 그냥 그 돈 주고 전세로 있는 게 낫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 지금 아까 말씀 드린대로 세입자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또 한쪽에서는 아니 무슨 소리냐. 과연 우리나라 집값이 계속해서 올라가겠느냐, 인구는 고령화되고 저출산 뿐만 아니라 젊은 층들이 과거처럼 그렇게 구매력이 높지는 않으니깐요. 차라리 전세로 눌러앉겠다. 이런 분들이많습니다. 그래서 오죽하면 전세부자라는 말도 생겼고 국세청이 고액전세자들에 대해서 뭐, 자금출처 조사도 하겠다. 이런 보도까지 있었거든요. 그러니깐 어떻게 보면 전세로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취득세, 양도세 안 내죠. 그리고 재산세 한 푼도 안 내고 고스란히 어떻게 보면 나올 때 뭐 살다가 나올때 그 돈을 다 받아 나올 수 있다 보니깐, 집값 하락에 따른 손실이 전혀 없다고 판단하는 거에요. 그래서 여전히 지금 전세가격이 올라가는 원인 중에 하나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세시장에서 계속해서 눌러앉기를 하려는 사람들도 많다, 이러다 보니깐 전세시장의 수급 불균형들이 잘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양: 그럼 제가 위원님께 짧게 여쭤볼게요. 집 지금 사야 됩니까?

박: 지금은 시점이 약간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실거주 차원이라면 뭐 시점을 따질 필요가 없겠죠. 그냥 사면 되는데... 그런데 투자 목적이라면 저는 조금 더 기다려 보시는 게... 왜냐하면, 미국의 금리가 올라간다든지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다든지 이런 변수들, 그리고 내년부터 또 가계대출의 연착륙 차원에서 이제 대출이 까다로워지거든요. 그러면 거래가 약간 줄어들면 집값이 지금처럼 계속해서 올라갈 수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 수요라면 조금 더 기다려도 괜찮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양: 투자 목적, 뭐 돈 있는 사람들 얘기죠. 하반기에 강남권 재건축 상황까지 보태지면 전세대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게 뭐 대책이 있어야 되겠습니다. 정부도 쉴 새 없이 대책을 내놓긴 내놓는 것 같은데 정부 대책은 어떻습니까?

박: 지금 정부 대책은 일반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대책이라기 보다는 전세난 소용돌이에서 헤쳐 나오지 못하는 저소득층 이런 분들에 대한 주거복지에 가깝거든요.

양: 전체적으론, 실질적인 큰 도움이 안 되겠군요.

박: 그렇죠. 전반적으로 이제 기업임대주택, 이런 주택의 공급을 늘리면 전체 임대주택의 재고는 늘어나는 효과는 있겠죠. 그런데 이게 다 월세입니다. 그러나 시장은 전세를 원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깐 어떻게 보면 수요와는 좀 안 맞는 그런 측면들이 있지 않느냐, 이렇게 보고 있고요. 이러다 보니깐, 전세난을 다소 간접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그런 측면은 있겠지만, 직접적인 정공법으로 보기에는 좀 한계가 있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양: 네, 그럼 위원님이 생각하시는 대책은 뭐에요? 어떤 대책으로 갔으면 좋겠습니까? 지금 상황에서?

박: 지금 본질적으로 전세난이 왜 생겼느냐부터 시작해야 된다고 보거든요. 그러니깐 지금 전세가 사라지기 때문에 이런 전세난이 생긴 것 아니겠습니까? 그쵸? 집이 모자라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런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전세의 월세화 속도를 좀 늦추자 이런 겁니다. 그래서 다주택자들이 전세로 임대를 내놓는 경우에는 이 간주임대료라고 있습니다. 이런 세금 부담을 낮춰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지금 공공임대주택들이 거의 월세거든요. 그래서 전세를 약간 공급해 보자. 그리고 준전세 이런 거, 뭐 이런 것들도 같이 병행해서 전세난을 다소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근본적인 것은 결국은 이제 저소득층이 기댈 수 있는 것은 마지막 보류가 공공임대주택이거든요. 이것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대책들이 추진돼야 하고, 장기적인 계획 아래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양: 그렇군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 네 고맙습니다.

양: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