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욱(이하 양) : 3일 '양창욱의 아침저널'[FM 101.9 MHz (서울)] 2부 '월요이슈앤이슈' 시간입니다.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보존을 둘러싸고 논란이 과열되고 있는데요. 태릉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유네스코와 문화재청 측이 왕릉의 원형복원을 위해서 태릉선수촌의 철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태릉선수촌이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먼저 임오경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감독님, 나와계시죠?

임오경(이하 임) : 안녕하세요.

양 : 안녕하세요. 참 감독님도 선수시절 태릉선수촌과 인연이 깊으실 것 같습니다. 그렇죠?

임 : 네, 그렇습니다.

양 : 최근에 보존을 놓고 논란이 과열되고 있는데 전체적인 입장을 좀 밝혀주세요. 어떤 입장이신지?

임 : 우선 과거가 먼저냐, 현재가 문제냐, 이런 것들을 놓고 너무 큰 싸움들을 벌이고 있는데, 근대 이전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살아 숨쉬는 근대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자기 것만을 주장하는 그런 추태인 것 같아요.

양 : 일단 유네스코 측이나 문화재청 측에서 요구하는 내용들은 충분히 다 이해하고 있는 편이시죠? 감독님께서?

임 : 네 그렇습니다.

양 :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릉선수촌이 보존되어야 한다는 이유는 뭡니까?

임 : 이거는 제가 체육인 입장에서 말씀드리는 건데요. 체육인들은 1960년대 이후로부터 대한민국을 알리는데 선두역할을 했거든요. 태릉선수촌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훈련을 통해서 전 세계에 이름을 널리 알렸고, 한국체육의 메카인데, 철거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국민들 또한 스포츠를 통해 감동의 에너지를 받고, 그렇게 얻은 힘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 : 선수촌이 옮겨가고 그러면 다른 장소로, 철거를 해서 옮겨 가고 그러면, 원래 있던 자리에서 가지고 있는 의미나 이런 것들이 많이 퇴색된다고 생각하세요?

임 : 당연하죠. 역사적으로 무조건 퇴색하는 거죠. 서울 수도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존재성의 가치가,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 지금 우리 스포츠인들이 원하는 것이 공부하는 운동선수, 또 운동하는 학생 이런 것을 추구하면서 저희들에게 계속 강원도 쪽으로 내려가라고 한다면 그 운동선수들에게 교육시킬 수 있는 길은 더더욱 닫혀지는 상황이 됩니다. 조금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하면 그래도 지금 자리에 위치하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양 : 서울 한복판에 태릉에 그렇게 위치하고 있는 게 그런 의미가 있군요? 강원도로 옮겨가라고 합니까? 지금 나오는 얘기가?

임 : 네. 진천쪽에 지금 제2의 태릉선수촌이 건설돼서요. 여름에는 몇 종목씩 내려가서 훈련도 하고 있습니다.

양 : 아, 충북 진천에. 감독님께서는 언제 태릉선수촌에 계셨죠?

임 : 저는 1989년부터. 88년 서울올림픽 끝나고 89년에 입촌을 했습니다.

양 : 언제까지 계셨던 거예요? 거기서 금메달도 다 따시고 그랬던 거죠?

임 : 89년부터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영화가 만들어졌죠.

양 : 네, 거기 계실때 금메달을 땄고 그걸 소재로 우생순이 만들진 거네요.

임 : 그 때까지 태릉선수촌에서 국위 선양을 했었는데 어떻게 보면 다른 사람들은 쉽게 생각하지만 엄마 뱃속에서 잘 먹고 잘 자라다가 세상 구경을 할 수 있는 것처럼, 태릉선수촌도 그렇습니다. 흐름이. 성실하게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을 한 계단, 한 계단 거쳤을 때 세계 1인자가 될 수 있는 그런 흐름을 형성하는거든요.

양 : 15년을 계셨으면 정말 오래계셨네요.

임 : 그렇습니다.

양 : 보통 자기 집에 거주한다고 하더라도 15년 있기가 쉽지 않잖아요.

임 : 그렇습니다. 우리들에게 있어서 태릉선수촌은 집과 다름없는 곳이고, 태릉선수촌이 비록 힘들지만 그래도 거기서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었고, 지옥훈련이라는 그 훈련과정이 지옥훈련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마지막에는 정상에 올라가서 우리나라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그 순간을 항상 기대하면서 지옥훈련을 참아낼 수 있었거든요.

양 : 정말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는 그런 남다른 의미를 가진 곳이 태릉선수촌이군요. 거기서 정말 기적같은 금메달도 얼마나 많이 나오고 그랬습니까. 그런데 후배들이 내년 브라질 올림픽에 나가야하는데 지금 얼마남지도 않았는데 굉장히 어수선하겠어요? 지금.

임 : 그렇습니다. 후배들이 잡생각없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른들이 해야할 일인 것 같은데 과하게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지금 우리 후배들에게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저희가 유치를 했잖아요. 이러한 가치들도 인정해 줬으면 좋겠고 또한 세계적인 스타들도 많지 않습니까?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김연아 선수가 탄생한 것처럼. 이런 가치들을 왜 이렇게 간단하게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 가고, 또한 월드컵 사상 4강 진출이 있었던 것 또한 태릉선수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양 : 그렇군요. 그런 감동과 뜻을 같이 하시는 분들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이해가 될 수 있겠는데요, 서울시청이 태릉선수촌을 미래문화유산으로 선정하고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하겠다고 밝혔어요. 그렇죠?

임 : 네.

양 : 이런 것이 만약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까? 서울시가 요구하는 내용이 실현되면?

임 : 서울시에서는 국가대표 태릉선수촌이 대한민국 체육발전에 기여한 것을 높이 평가해준 것 같고요. 한국체육의 메카라는 한국 역사성을 생각한 것 같고, 각종 국제경기에 출전해서 대한민국 위상을 드높인 스포츠 요람으로서 높게 평가해 준 것 같아요. 그만큼 상징적으로는 앞으로 미래세대에게 전해져야 될 근대문화유산으로 서울시에서는 인정을 한 것 같습니다. 태릉선수촌은 지금 빙상장을 예로 든다면, 일반인들에게 개장해서 지금 현재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 함께 공존하고 즐기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 가치를 인정받고 앞으로 나아가면 우리 미래세대도 이어받을 수 있는 그런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양 : 서울시가 문화유산으로 등록하겠다고 해서 만약에 등록이 되면 그 이후에는 지금 문화재청이 뜻하는 대로 계획을 잡을 수가 없게 되나요? 양 측이 상충될텐데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시나요?

임 : 저희는 태릉선수촌 자체가 없어지는 그 자체를 막기 위한 것입니다. 안에서 훈련을 하지 못하게 된다더라도 이 자체가 철거된다는 그 자체를 인정할 수가 없다는 것이죠.

양 : 훈련을 거기서 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그것을 남겨둬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임 : 어느 정도는. 전체를 다 남기는 것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래도 중요성을 띄는 건물은 남겨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 : 그런 차원에서 서울시가 이것을 미래문화유산으로 선정하고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하겠다 이렇게 나섰다고 볼 수도 있군요?

임 : 네.

양 : 절충안이라고 봐도 됩니까? 지금 감독님께서 방금 말씀하신 것을? 중요성을 띄는 건물만 어느 정도 남겨두자는...

임 : 어떻게 보면 그럴 수 있는 것이죠. 무조건 근대 이전의 왕릉 조성을 위해서 살아 숨쉬는 태릉선수촌을 철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양 : 그렇군요. 이런 바람이나 염원을 잘 알아 절충안을 잘 냈으면 좋겠는데, 문화재청이나 이런 쪽 입장도 강경하더라고요. 왕릉 복원은 유네스코와의 약속이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임 : 네...

양 : 말씀하십시오.

임 : 왕릉 조성도 충분히, 충분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근현대에 만들어진 태릉선수촌 보존시키는 것 또한 중요하기때문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해법을 꼭 찾았으면 합니다.

양 : 그렇군요. 무조건 다 보존시켜서 거기서 계속 운동을 해야 한다는 그런 입장은 감독님도 아니시군요?

임 : 네, 그렇습니다.

양 : 어느 정도, 설사 거기서 옮겨가서 운동은 못한다 하더라도 꼭 중요한 몇 가지는 남겨야 한다, 흔적 정도는, 그런 입장이신것이구요? 감독님 말씀은.

임 : 네.

양 : 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감독님, 응원하기 위해서 실시간 문자가 들어오고 있네요. 3115님, 왕릉보다는 국민의 땀이 어린 태릉선수촌을 꼭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3115님께서 문자를 실시간으로 주셨습니다.

임 : 너무 감사하지만, 꼭 그것만은 아닌 것 같구요. 같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양 : 네,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야겠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독님 또 모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임오경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양창욱(이하 양) : 계속해서 황평우 은평역사한옥박물관 관장님,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관장님, 나와계시죠?

황평우(이하 황) : 네 안녕하세요.

양 : 먼저 임오경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 먼저 모셔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태릉선수촌에서 운동을 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보존에 대한 여러가지 입장을 밝혔는데, 상생에 차원에서 절충 입장에서 말씀하셨던 것 같고요. 일단 관장님에게는 이런 것부터 여쭤볼게요. 태릉의 역사적인 의미, 왜 이것이 유네스코에 등재가 됐는지 이런 것부터 설명해주십시오. 태릉의 가치, 의미.

황 : 태릉은 여기 우리나라에서 역사책에서 보면 문정왕후라고 아마 우리나라에 수렴첨정을 하신 분 중에 한 분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사실은 이 분이 왕권이 약해졌을 때 어머니가 대리 역할을 하면서 굉장한 권력을 행사했던 분 중 하나입니다. 권력을 행사하면서 유교적인 사회였지만 만민이 평등하다는 불교적인 개혁운동을 했었요. 그래서 불교를 장려하고, 그래서 유학자인 사림파로부터 악녀라는 소문을 들었고, 그래서 조선시대에 굉장한 권력을 행사하면서도 민본을 생각하는 분 중에 하나입니다. 특히, 보우스님을 형조판서로 임명하기까지 한 분입니다.

양 : 아, 그런 분이시군요. 드라마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문정왕후.

황 : 네, 실제로는 권력의 사림파, 유교권력에 대항했던 그리고 개혁을 주도했던 분 가운데 한 분이었고, 최근에 미국에서 문정왕후 어보가 들어왔다는 뉴스를 많이 보셨죠? 왜냐하면 권력을 막강하게 했던 분이니까 어보도 다른 어보보다 대단히 화려하고 좋거든요. 그리고 태릉에서 이름을 보듯이 태릉이라는 능호는, 돌아가신 다음에 능호를 결정하는데 ‘클 태’자거든요. 여자분 왕후가 돌아가셨는데 태릉이라는 능호를 지어준 것만 봐도 굉장한 역할을 했던, 큰 역할을 했던 분 중에 한 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조선왕릉이 세계유산 등재할 때 태릉이 같이 등재됐고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할 때 태릉이 제일 큰 문제가 되었던 것이 뭐냐면 실사단이 와서 검증을 할 때, 태릉에 있는 사격장하고 왜 태릉에 선수촌이 들어와 있느냐, 그랬을 때 이것은 너무 이질감이 생기는 것이고 들어와서는 안 될 문화유산지역에 이렇게 총 쏘는 것이나 운동하는 것이 들어와 있는 것은 안된다, 이것은 철거를 해야 한다, 그래서 이미 세계유산 등재할 때 태릉선수촌이나 사격장은 원래 맞지 않기 때문에 나가기로 원래 다 합의를 한 것입니다.

양 : 그렇군요. 그런 의미에 대해서는 충분히 잘 알겠는데, 그리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될 때 그런 조건을 내세운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것은 처음에 왜 이런 곳에 태릉 안에 선수촌을 만든 것이에요?

황 : 무단으로 들어온 것이죠.

양 : 누가 무단으로 들어와요? 처음에 정부가 판단을 잘못한 것인가요?

황 : 판단을 잘못한 정도가 아니고 제가 하나 말씀드릴게요. 5·16군사쿠데타 이후에 당시 군사정권이 정치를 하는데 있어서 비용이 없었어요. 돈이 없었어요. 정치자금이 없다보니까 아니면 국유재산을 마음대로 팔거나 무단으로 점유하기 시작했는데 조선왕릉이 굉장히 넓은 구역을 차지하고 있으니까 조선왕릉을 마구잡이로 점령하기 시작했는데요. 대표적으로 어떤 것이 있냐면 서오릉 아시죠? 서오릉에는 한 가운데, 능 한 가운데 군사기지가 있어요. 서삼릉 아시지만 서삼릉 옆에다가는 종마장 아시죠? 말 키우는 곳. 무덤 우리 부모님, 조상 무덤 옆에 군부대가 들어오고 말이 뛰어노는 목장을 만들었다... 이것은 누가봐도 말이 안 되는 것이죠. 그 다음에 태릉에는 당시에 무단으로 공병대가 들어와서 선수촌을 만들고 사격장을 만들었죠. 누구 합의 하에 어떤 문화재쪽에서 양보한 것에 국가적으로 토론회나 공청회를 거친 것이 아니라 총과 칼을 앞세워서 무단으로 문화유산기구를 점령하게 된 것이죠. 저는 점령 자체가 불법이라고 보는 것이죠.

양 : 예, 충분한 어떤 여론이나 의견수렴과정 없이 그냥 선수촌이 태릉에 마구잡이식으로 들어선 것이군요.

황 : 마구잡이도 아니고 총칼로 들어온 것이라니까요. 총칼을 앞세워서..

양 : 총칼을 앞세워서 태릉에 처음에 선수촌을 이렇게 지은...

황 : 태릉 뿐만이 아니라 아시겠지만 우리 불교유적에도 이런 경우에 침탈을 많이 받았는데 조선시대 때부터 유교사회에서 있을 때부터 불교문화재들이 많이 훼손됐죠. 불태워지고 그것과 똑같은 역할을 군사정권에서 한 것이에요.

양 : 네, 그 말씀은 알겠구요. 관장님. 그러면 태릉선수촌도 굉장히 오래 됐네요?

황 : 50년이 다 되어가죠.

양 : 그럼, 이것도 근대문화유산으로 충분히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닙니까?

황 : 제가 체육계에 한마디 말씀 드리겠는데 태릉선수촌보다 더 오래됐던 동대문운동장 아시죠? 지금 동대문 DDP가 세워졌는데, 사실 우리나라 체육의 산실은 동대문운동장이에요. 100년이 넘었으니까 . 동대문 운동장 보존하자고 할 때, 체육계에선 단 한 명도 안 나섰습니다. 저는 동대문운동장 철거 반대하면서 이것은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한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그 때 당시에 체육계에서 누구 한 명이 나와서 맞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까?

양 : 그 때는 왜 체육계에서 가만히 있었던 것이죠?

황 : 모르겠습니다. 동대문운동장은 중요하지 않고 태릉선수촌은 중요한지. 그리고 또 제가 무슨 이야기를 했냐면, 10년 전에, "태릉선수촌은 앞으로 철거가 돼야 된다, 사격장도 철거가 돼야한다"라고 했을 때, 체육계에서 분명히 "50년 정도 되면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하자고 운동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말 하면 안됩니다"라고 분명히 선언을 했습니다. (그때는 별 다른 반응이 없다가) 지금 와서 50년이 되니까 이제와서 근대문화유산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일종의 핑계에 불과하다...

양 : 그런데 진짜, 동대문운동장에 대해서는 그 당시 철거할 때 왜 아무 말도 안 했을까요?

황 : 제가 이것은 방송에서 이야기하기 어려운 문제인데요.

양 : 살짝 이야기해주세요. (웃음)

황 : 체육계에서도 그러면 동대문운동장 철거하는데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그것을 인정하고 그러면서 어떤 지원을 받았는지 모르겠으나...

양 : 아, 지원...

황 :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때는 우리나라 체육계의 산실이고 사실 우리나라 체육역사의 모든 것들이 동대문운동장에서 시작됐다고 봐야되거든요. 다 추억거리 있을거라구요. 그런데 왜 그 때는 아무 말도 안 했느냐 이것이죠.

양 : 예, 그렇군요. 관장님 말씀이 사실이라면 저도 참 궁금합니다. 다시 태릉선수촌으로 돌아와서 태릉선수촌이 반세기가 되고 그렇다 보니까 국민들 정서나 애착이 남다릅니다. 태릉선수촌에 대해서. 그래서 지금 말씀이 운동하는 이런 부분들은 유네스코와의 약속도 있으니까 다른 데로 옮겨가더라도 흔적 정도는 남겨놓아야 하는 것 아니야, 중요한 근대문화유산으로서 국민들이 여러가지로 남다른 의미로 여기는 곳이니깐, 이런 주장이 있습니다. 이른바 절충안을 마련해보자는 것이죠.

황 : 조금 전에 인터뷰하신 분하고 다른 분들하고 이야기가 다른 것이 뭐냐면요. 체육계의 이애리사 의원님 같은 경우는 일부 시설을 보존하라고 하고, 체육계의 어떤 분들은 흔적을 남겨달라고 합니다.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중앙정보부가 의릉에서, 이문동에 있는 의릉에서 철거할 때 남북회담 공동성명을 발표한, 7·4공동성명을 발표한 강당은 남겨놨습니다. 그런 식으로 일부 흔적을 남겨놓는게 과연 체육계의 공통된 의견이냐? 예를 들면 여기에 선수촌이 있었다는 흔적 정도를 남겨놓는 것에는 저도 찬성을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체육계의 통일된 의견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부 체육계, 이애리사 의원 같은 경우는 일부 체육시설을 남겨놓으라고 요구하고 있거든요. 체육계조차도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이죠.

양 : 관장님께서는 만약에 체육계가 의견을 절충해 통일된 안을 가지고 오면 상생의 길을 생각해봄직도 가능하다는 말씀이시죠?

황 : 그렇죠. 예를 들어서 흔적을 남겨놓고 여기에 우리나라 스포츠 산실이었던 선수촌이 여기 있었다, 그 정도는 저는 양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양 : 예, 그렇군요. 국회에서 문화재보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던데 여기에도 태릉선수촌 관련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것은 어떤 내용이에요? 들으신 것 있으세요?

황 : 선수촌의 이런 시설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문화재보호법에서 철거할 수 없다는 항목을 아마 삽입하는 것 같은데요. 문화재보호법이 특별법인데 제 생각에는 통과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고요. 문화재는 전통적인 문화재 우리나라 헌법에 보장된 전통문화유산을 보존하는 것이지, 사실은 그것에 따라서 문화재보호법을 만든 것이지 체육계의 일부 시설을 위해서 문화재보호법을 개정한다는 것은 법을 만든 취지에 어긋납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이것은 통과하기 어려울 것 같고요. 약속한대로 우리가 이런 것입니다. 헌법 9조에 보면 전통문화유산을 우리는 보존하고 우리 후대에 물려줘야한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에 대해서 잘 지켜져야 되고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할 때 선수촌을 철거한다고 약속한 것에 대해서 분명히 이행해야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문화유산이 세계유산에서 취소될 수도 있고 이런 부분때문에 저는 여기에 선수촌이 있었다는 그 정도만 남겨놓고, 그리고 지금 현재 전국에 선수촌이 건설되고 있거든요. 지역으로 가서 운동을 하는 것이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서도 저는 좋다고 하는 것이죠.

양 : 그 말씀 충분히 잘 알겠고요. 무슨 말씀이신지 관장님. 끝으로 서울시가 이제 태릉선수촌을 미래문화유산으로 선정하면서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해서 보존하겠다고 나서고 있어요. 이게 관철이 되면 어떻게 됩니까?

황 : 관철되기가 어렵다고 보고요. 서울시가 문화재청과의 일을 잘 모르고 단순히 미래유산으로, 아마 서울시보다는 노원구에서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사실은 미래유산이 전통적인 우리나라 문화유산보다 우선하지는 않아요. 어떤 문화재에서는 경중을 따져야 되는데 사실은 우리 전통적인 세계유산이 우선이지 지금 현재에 남아있는 체육계의 건물이 우선인 것은 아닙니다.

양 ;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참, 관장님은 언제나 주장이 명쾌하세요. 시원시원하게 말씀 잘 들었습니다. 다음에 또 모시겠습니다. 황평우 은평역사한옥박물관장님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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