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욱(이하 양) : 22일 '양창욱의 아침저널'[FM 101.9 MHz (서울)] 1부 '불교를 말하다' 시간입니다.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 있는 미륵불이죠. 산수리 돌미륵이라고 있었는데요, 이게 불법 유출이 돼서 어디에 있나 봤더니 지금 에버랜드 호암미술관 정원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반환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서산주지협회 회장이자 서광사 주지이신 도신 스님 연결돼 있습니다. 스님 나와 계시죠?

도신스님 (이하 도) : 네 안녕하세요.

양 : 스님 아침 일찍 말씀 듣게 돼서 반갑습니다. 산수리 돌미륵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십시오.
 
도 : 우선 황준구 씨에 대해서 말씀을 안 드릴 수가 없습니다.
 
양 : 황준구 씨요? 말씀해주십시오.
 
도 : 이 분께서는 밀양에 장승이라든지 용인에 미륵댕이 도난 문화재를 지속적으로 찾아서 제자리에 모시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하신 분인데요, 홍익대 미대 디자인을 전공하신 분이고 기업체에 홍보나 광고 쪽으로 일을 하시다 보니, 토속신앙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갖게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분이 올해 연세가 70정도 되시는데 회사를 퇴임한 후 카메라를 들고 전국 각지에 있는 장승이나 미륵불에 대해서 기록을 찾아내 조사하고, 사진으로 담고 그런 쪽으로 관심이 많은 어르신인데, 장승과 미륵불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활동하시다 보니 서산 쪽 해미읍성을 중심으로 해서 사방에 미륵부처님 4분이 모셔져 있는 것을 알게 되셨나봐요.
 
양 : 아, 호암미술관 내에 있다는 것도 그 황준구 씨가 다니다가 발견하신 것이군요.
 
도 : 네, 사방의 미륵불에 관심을 갖게 되시면서 산수리 쪽에 미륵부처님이 가짜로 모셔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그럼 진불은 어디에 모셔져있는지 궁금해 하다 추적하 우연히 호암미술관에서 진불을 보시게 된 것 같습니다. 발견을 하셨고요. 이 미륵불이 세워진 역사를 더듬어 보면 524년 전 해미읍성 축조 당시니까, (조선) 성종 22년.
 
양 : 오래됐네요.
 
도 : 읍성에 기를 살리기 위해서 동서남북 사방에 미륵부처임을 설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산수리 미륵불이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내에 있는 호암미술관에 있다는 주장을 처음으로 제기하신 분이 황준구 선생님입니다.
 
양 : 산수리 돌미륵이 지금 서 있는 것은 진불이 아니고, 진불은 지금 호암미술관 정원에 있다는 것을 황준구 씨가 발견하신 것이고요. 또 산수리 돌미륵은 조선시대 성종 때 세워진 것이고요. 네, 그럼 조선시대 성종 이후에 계속 마을에 있었을 것 아닙니까?
 
도 : 그랬다가 유출된 경과를 추적해보니, 산수리 미륵부처님은 1960년대 산수리 일대 저수지가 조성됐는데, 당시 조성공사를 하는 중에 마을 주민들이 미륵부처님을 옆에 있는 아리랑고개에 세워서 모셨던 모양이에요.
 
양 : 아, 저수지 공사를 하다가...
 
도 : 그러다 당시 개발위원회가 있었는데 거기 위원회 회원들 열 명 정도가 모의를 해서 주민들과 상의를 하지 않고 팔아버렸나봐요.
 
양 : 개발위원회 관계자들이 불법으로 팔아버렸다. 그 분들은 이 가치를 알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팔아서 이문을 남길 정도니까.
 
도 : 주민과 상의를 했어야 하는 건 분명한거죠.
 
양 : 그 때가 언제입니까?
 
도 : 1980년도 쯤 없어졌다고 하니까 제가 볼 때는 아마 그 무렵에 개발위원회하고 모의가 돼서 넘어간 것 같습니다. 이게 황준구 씨에 의해서 뒤늦게 밝혀진 것이죠. 그 당시 밝혀져서 경찰조사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양 : 지금 500년,600년이 넘은 것이네요. 1490년쯤 되는 것이니까. 그렇게 마을 수호신 역할을 하면서 있다가 1980년대 불법유출이 됐군요. 스님, 오늘 시간이 다 돼 내일 다시 연결해서 이어 듣겠습니다.
 
도 : 네 알겠습니다.
 
양 :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서광사 주지, 도신스님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양창욱(이하 양) : 23일 '양창욱의 아침저널'[FM 101.9 MHz (서울)] 1부 '불교를 말하다' 시간입니다. 어제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 산수리 돌미륵 이야기 해드렸습니다. 미륵불이죠.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는 것이었는데, 지난 1980년에 불법유출이 돼 어디있는가 봤더니 에버랜드에 있는 호암미술관에 있더란 말이죠. 그래서 지금 지역 주민들과 불교계가 반환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서산주지협회장이자 서광사 주지이신 도신스님을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모시고 계속 이어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도신스님(이하 도) : 네 안녕하세요
 
양 : 어제 유출과정을 들었고요. 또 장승전문가이신 황준구 선생님이 호암미술관에서 이것을 발견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습니다. 이게 확인해 보니까 잃어버린 산수리 돌미륵이 확실히 맞습니까?
 
도 : 정황상으로 봤을 때 맞다고 하고 계시고요. 또 여기 서산시 문화관광과 담당자도 갔다와 봤는데 맞는 것 같습니다.

양 : 호암미술관에 있는 것이 진불이 맞는 것 같다...

도 : 미륵불이 맞는 것이 손 올리신 모양이라든지, 가슴에 점안자가 새겨져 있어요.
 
양 : 네, 그렇군요. 그러면 이게 어떻게 해서 호암미술관으로 흘러갔는지는 정확하게 모르시죠?
 
도 : 당시 지역주민과 상황을 아는 분들 말씀을 들어보면, 당시 개발위원회가 만들어졌는데 위원회에서 저수지에서 끌어올려서 아리랑 고개에 있던 미륵불을 보물이나 이런 것들을 취급하는 분들하고 거래가 있었겠죠? 주민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자기들 이름으로 판매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당시 경찰들이 조사를 했었고, 미륵부처님을 다시 모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보니까 새 미륵 부처님을 모시는 것으로 하고 처벌을 면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양 : 아, 그랬군요. 그런데 스님,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호암미술관 측도 이 사실을 알고 있을텐데, 어떻게 나오고 있나요? 돌려주겠다고 합니까?
 
도 : 호암미술관 측에서는 미륵불에 대한 산수리 주민들의 소유권 주장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가 빠지고 오래된 기억에 의존해서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고요. 미술관 관계자는 정당한 방법으로 매입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될 부분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양 : 미륵불이 맞더라도 정당하게 구입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군요?
 
도 : 주민들은 다시 원위치에 모시고 싶은데 호암미술관에서는 자기들이 1997년부터 지금까지 전시해오면서 아무 문제없이 전시를 해왔고, 그 전에 어디서 보관했는지 그런 매입 경위에 대해서는, 소유권을 주장하는 쪽에서 산수리 주민들이 주장한다고 하면, 그것을 어떻게 팔게 됐는지 어떤 장소에 모셔져 있었는지 소유권을 주장할 만 한 근거를 본인들이 제시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양 : 호암미술관이 훔쳐간 것도 아닌데, 그냥 순순히 내놓기 당연히 싫겠죠. 그냥은 돌려줄리 없는 것 같고요. 그런데 스님, 호암미술관 관계자들 말을 들어보면, 1997년도 쯤 호암미술관으로 간 것이군요.
 
도 : 1997년쯤이 아니라 1980년쯤에 사라졌다고 하니까...
 
양 : 바로 호암미술관으로 간 것은 아닐 것 아닙니까?
 
도 : 어느 경로인지는 몰라도 80년도쯤에 사라졌다고 주민들이 말씀해주시고요. 84년도에 새 미륵이 세워졌다고 하니까 제가 볼 때는 그 때쯤 바로 간 것으로 봅니다.
 
양 : 아, 그렇게 바로 간 것으로 볼 수 있군요? 제일 중요한 것이 앞으로 어떻게 반환운동을 추진할 것인지, 제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법적으로 굉장히 복잡해지고 또 좀 불리해지는 것이, 호암미술관 측에서 훔쳐간 것이 아니고 정당한 댓가를 치르고 가져간 것이면 돌려받을 길이 사실 요원하게 느껴지거든요.
 
도 : 저희 지난 7월 13일 공승법회를 할 때 수덕사 방장 큰스님께서도 말씀을 하셨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서산 시민들이 다시 모셔오기 바라고 있고, 또 주민들이 바라고 있고, 지역 불자들이 바라고 있는 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모실 수 있도록 호암미술관에서 배려를 해주시면 어떨까 하는 바람이 먼저 있습니다. 법적으로 가서, 그 분들 입장에서는 정당한 방법으로 부처님을 모셨다고 하니까, 법적으로 하면 복잡해질 것 같습니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그렇게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양 : 네 스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나서서 조율을 해줄 수는 없는 건가요. 그 모든 과정과 이유를 떠나서 호암미술관이 정말 서산의 불자들을 위해서 통 크게 한 번 대승적으로 배려해주는 길이 가장 좋을 것 같은데 안될까요? 어쨌든 아침저널에서도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스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광사 주지, 도신 스님과 함께 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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