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욱(이하 양): 6일 '양창욱의 아침저널'[FM 101.9 MHz(서울)] 2부, 첫번째 집중인터뷰 시작하겠습니다. 그리스가 채권단의 제안을, 협상안을 결국 거부했죠. 국민투표 결과 61%가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앞으로 그리스는 어떻게 될 것이고 우리 경제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LG경제연구원 조영무 박사님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사님 나와 계시죠?
 
조영무(이하 조): 네, 안녕하십니까.
 
양: 네, 또 이렇게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새벽에 국민투표 결과가 나왔는데 61%가 반대표를 던졌어요. 채권단의 협상안이라는게 한마디로,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긴축안을 시행하라, 이런거였죠?
 
조: 그렇죠.
 
양: 요약하자면, 네.
 
조: 네,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것은 이번에 있었던 국민투표가 유로존에 남을 것인지 탈퇴할 것인지를 묻는 투표는 분명히 아니었고요. 다소 뒤늦은 감이 있습니다만, 지난달 말로 종료됐던 유럽연합의 2차 금융 구제, 이러한 금융구제를 연장하기 위해서 내걸었던 조건이 있는데 유럽연합, 채권단의 조건을 수용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였는데, 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였습니다.
 
양: 네, 그렇군요. 그런데 그리스는 왜 이 지경에 이른거죠? 처음에 어떤게 잘못돼 지금 사실상 국가부도 상황까지 직면하게 된겁니까?
 
조: 일단은 상당히 오랜 기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겠죠. 출발은 상대적으로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그리고 자국 내 산업경쟁력이 취약한 가운데에서 유럽연합에 가입한 것이 그 시작, 출발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그렇다 보니까 자국의 경제세력에 걸맞지 않게 국민들의 복지수준, 특히 공적부문이 비대해지면서 국가 부채 규모가 급증했다,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겠습니다. 이와 함께 전통적으로 그리스는 지하경제, 또는 공무원들의 부정부패가 상대적으로 문제가 많이 됐던 국가인데요, 그렇다보니까 조세수입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으면서 문제가 됐던 국가의 재정 상황을 더더욱 어렵게 하지 않았나 하고 생각이 됩니다.

양: 그렇군요. 흔히들 일반적으로 지적을 많이 하시는 게, 박사님도 언급해주셨지만, 지나치게 복지 혜택을 주다 보니까 이게 바닥이 난 것이다 이런 주장도 있던데, 국민들에게 복지시혜를, 혜택을 지나치게 베풀다 보니까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주장, 이건 맞습니까?
 
조: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어느 국가의 복지수준은 그 나라 경제라던가 또는 생산능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하에서 지속 가능할 수가 있겠죠. 그런데 아무래도 그리스는 경제규모라던가 또는 산업경쟁력에 비해 포퓰리즘의 일환으로 자국 국민들에 대한 복지 혜택을 과도하게 늘린 측면이 분명히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요. 그러한 가운데서도 정치적인 안정성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서 늘어났던 복지수준을 재조정하는데 있어서 정치적인 결단이 내리지 못하고 국민들의 여론이 분열되면서 어려움을 겪지 않았나하고 생각이 됩니다.
 
양: 그렇군요, 박사님. 왜 반대표가 나왔을까요? 사실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이런 전망들이 원래 투표전에는 많았었잖아요.
 
조: 일단 지난달 말에 유럽연합과의 구제금융 협상이 결렬이 되면서 그리스는 상당히 어려운 국면에 빠져들었죠. 일단, 6월 30일로 만기가 돌아오던 16억 유로를 IMF에 갚지 못하게 되었고요, 그렇다 보니까 실질적인 디폴트는 아니더라도 국제기구의 돈을 연체하게 되는 기술적인디폴트 상태에 빠졌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20일, 또는 유럽연합에게서 제공되는 구제금융이 상당부분 축소되게 되었고 여기에 불안감을 느낀 그리스 국민들이 은행에서 대규모로 현금을 인출하거나 또는 생필품을 사재기 하는 현상이 나타났죠. 이런 불안에 대응해서 그리스 당국은 은행문을 닫는 그러한 금융규제까지도 내놓게 되었는데요.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에서 그리스 국민들이 과연 어떠한 선택을 내릴 것인가가 상당한 관심사였는데, 유럽연합의 압력에 대해서 결국은 협상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지금도 상황이 이렇게 어려운데 설령 이러한 구제금융안을 거부를 하고 또는 재협상에 나서고 나중에 그렉시트, 즉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어차피 더 이상 어려워질 것은 없다, 하는 벼랑 끝 전술이 그리스의 주된 전략으로 선택이 된 게 아닌가 하고 생각됩니다.
 
양: 아, 벼랑 끝 전술을 결국 선택을 한 것이다, 예. 그러면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가 관건인데 일단은 채권국들,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채권국들이 논의를 해보겠다는거고, 그리스는 유럽중앙은행에 자금지원 한도를 높여 달라 요청하고 있는 그런 상황들이 지금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가 결국 이렇게 가다가 유로존 탈퇴를 할 것이다. 결국 유로존의 통화를 쓰지 않고 자국의 통화를 쓸 것이다, 이런 식의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데, 최악을 가정한 시나리오입니다만, 이럴 가능성도 있습니까?
 
조: 일단, 국민투표 결과가 협상안을 수용하는 쪽이 아니라 거부하는 쪽으로 나왔다고 하는 것은 조금 전에 말씀하신 그리스의 디폴트라던가 또는 뒤를 이은 그렉시트 가능성을 상당히 높이는 쪽으로 분명히 결과가 나왔습니다.
 
양: 무슨 가능성이요?
 
조: 그렉시트라고 하는 것은 그리스가 유럽연합에서 벗어나는, 탈퇴하는 상황입니다.
 
양: 유로존 탈퇴, 그렇죠.
 
조: 왜냐하면 일단, 국민투표 결과로 볼 때 그리스 국민들의 판단 또는 결정은 이제 명확해진 셈이죠. 반대로 이제 공은 유럽연합 쪽으로 넘어간 셈입니다. 그리스 국민들의 이러한 선택에 대해서 오늘 예정돼 있는 프랑스와 독일의 양 정상간의 회담 결과가 그래서 더더욱 중요해졌는데요. 만약에 여기에서 계속적으로 협상을 이끌어나가겠다, 유지를 하겠다는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새로운 3차 구제금융이 시행이 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기간 그리고 복잡한 협상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고요. 그 과정에서 유럽 연합은 상당히 긴 경제적인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양: 네, 그렇군요.
 
조: 반대로 이 두 유럽, 독일과 프랑스의 정상이 유동성 공급을 중단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게 된다면 그리스 시중은행들의 유일한 자금공급원은 유럽중앙은행, ECB의 긴급유동성지원이었거든요. 이러한 돈이 끊기게 되면 결국에 그리스는 유로화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되고 예전에 자국 통화인 드라크마화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유로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유럽지역에서 자국 통화를 새로이 사용한다고 하는 것은 사실상 그렉시트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 네, 유로존을 탈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말씀이죠.
 
조: 네, 그렇습니다. 상당한 혼란이 예상이 됩니다.
 
양: 네 , 그렇군요. 그리스의 이러한 최악의 상태를 세계경제, 또 우리 경제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대비를 해오지 않았습니까?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조: 일단 국제금융시간의 불안정성이 상당히 지속이 될 것 같습니다. 유럽쪽에서 보면은 아무래도 독일이나 프랑스라던가 이탈리아 같은 주요국들이 그리스에 많은 돈들을 빌려주었거든요. 거의 수조원에 달하는 채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인데, 이러한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겠고요. 또한 상대적으로 유럽 안에서 지금 취약국이라고 불리고 있는 남유럽 굮가들 특히 이탈리아, 동유럽 국가들의 상황도 어려워지거나 금융시장 역시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깝게는 우리 신흥국 중에서도 아시아 신흥국, 특히 취약신흥국이라고 불리고 있는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와 같은 국가들의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아시아 지역에서도 금융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가 있겠고요. 길게 보면 유럽쪽에 대한 수출에 위축되면서 우리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양: 아, 그렇군요. 우리는 그래도 대비를 많이 하고 있어서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다, 이런 전망도 나오던데.
 
조: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그리스는 경제규모도 그렇게 큰 편이 아니고 그리고 우리나라와의 수출 교역규모도 주요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상황이죠.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리스의 상황은 단지, 그리스의 상황 악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유로존 전체의 경제적인 타격 내지는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유로존 전체가 영향을 받는 가운데서는 세계경제가 위축되고 또는 우리 수출이 위축되는 것은 불가피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이 듭니다.
 
양: 그렇군요. 박사님 우리 경제 얘기가 나왔으니까, 요즘 추경이 곧 편성될 것 같은 그런 방향으로 전개가 되고 있는데, 12조 정도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추경, 이 정도면 메르스니 가뭄이니 해서 굉장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이 정도면 회복하기에 충분한 돈인가요? 어떻게 보십니까? 추경 규모와 어떤 쓰임새, 방향 이런 것 좀 설명해주세요.
 
조: 일단은 규모도 중요하겠지만 시간이 중요합니다.
 
양: 아, 타이밍, 예.
 
조: 예전에도 경기부진에 대응하기 위해서 대규모로 추경이 편성이 된 적이 있었지만, 뒤늦게 집행이 되고 뒤늦게 시행이 되면서 수조원에 달하는 돈이 미처 쓰이지 못하고 남는 경우가 있었죠. 특히, 올해 추경은 다른 해에 있었던 추경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결정 시기가 늦은 상황입니다. 그렇다보니까 수조원에 달하는 추경이 과연 제대로 쓰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죠.
 
양: 빨리 통과되서 빨리 집행이 되야하는군요, 그러니까?
 
조: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금리도 인하가 되었지만 이러한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데에는 수개월의 시간이 걸리는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추경은 그 신속성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규모도 중요하겠지만 그 내용입니다. 세입추경과 세출추경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경기가 부진하게 되면 아무래도 조세 수입이 덜 들어오게 되겠죠. 그래서 세금이 덜 들어오는 것을 메꾸기 위한 세입추경이 상당히 필요할 수 있고요. 이와 반대로 메르스 사태라던가 가뭄이라던가 경기부진에 대응하기 위해서 쓰이는 세출추경이 있을 수가 있는데, 만약에 세입추경의 비중이 높을수록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세출추경의 비중은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추경의 내용도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양: 예,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박사님, 다음에 또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조: 네, 감사합니다.
 
양: LG경제연구원 조영무 박사님과 함께 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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