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욱(이하 양): 8일 '양창욱의 아침저널'[FM 101.9 MHz (서울)] 1부, '불교를 말하다' 시간입니다. 민주노총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소속 양우권 이지테크 분회장이 지난달 10일 목을 매서 자살을 했습니다. 사측의 탄압에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조계종 노동위원회 양한웅 집행위원장 모시고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위원장님 나와 계시죠?
 
양한웅(이하 위): 네, 양한웅입니다.
 
위: 네, 안녕하십니까.
 
양: 조계종 노동위원회는 조계종 총무원 산하죠?
 
위: 네, 그렇습니다.
 
양: 네, 언제 발족이 됐죠?
 
위: 2012년 8월에 만들어졌습니다.
 
양: 네, 그렇죠. 얼마 되진 않았습니다.
 
위: 네, 네.
 
양: 제가 방금 전에 소개해드렸습니다만, 양우권 이지테크 분회장님... 이 분이 어떤 이유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신 겁니까?
 
위: 네, 참 안타까운데요. 양우권 노동자는 단지 노동조합을 설립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회사로부터 끊임없이 회유당하고 협박당하고, 대기발령 받고, 감봉, 정직, 직장 왕따, CCTV 감시 등으로 인해 절망감과 무력감으로 노동자 한 명이 자살하게 됐습니다.
 
양: 네... 사측이 그렇게 했다는 말씀 아니세요?
 
위: 네, 그렇습니다.
 
양: 그러면 이지테크란 회사는 어떤 회사에요? 포스코 하청 업체인가요?
 
위: 네, 이지테크는 박지만 씨가 회장으로 있고요.
 
양: 아, 박근혜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씨요?
 
위: 네. 포스코 협력 회사입니다. 모기업 이지테크에스에서 분할한 자회사 이름이 이지테크입니다.
 
양: 아, 그러니까 포스코의 하청업체고, 이지그룹, 박지만 씨가 회장으로 있는 이지그룹의 계열사이다, 그런 말씀이시네요?
 
위: 네, 그렇습니다.
 
양: 그럼 얼마 동안이나 사측에게서 탄압을 당한 겁니까, 자살하기 전에?

위: 2006년 노조 설립을 했고요. 2008년엔 노동조합이 3명 남았습니다. 그리고 2010년엔 혼자 남았습니다. 그 이후엔 2011년 해고 이후에 2014년 복직하게 됐는데, 복직 이후에 여러가지 탄압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양: 예. 2014년도에 복직한 이후에 돌아가실 때까지 그렇게 탄압을 당하셨군요.
 
위: 엄청난 일이 많이 벌어져 있었죠. 예를 들면, 인터넷도 되지 않는 조그만 사무실에 혼자 남겨 뒀구요. 책상 하나 밖에 없었습니다. 오직 사무실에서 CCTV로 양우권 노동자를 감시했고, 사무실 바깥도 허락을 받고나갔습니다. 이런 비인간적 사실을 알리기 위해 사무실 책상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2015년 5월 1일날 정직 처분을 받게 됐습니다. 그래서...

양: 네, 계속 말씀하십시오.
 
위: 그 이후 양우권 노동자가 목숨을 끊으면서 회사의 부당함을 세상에 알리게 됐고, 죽고 나서 재라도 회사 근처에 뿌려 주면 좋겠다, 그런 정말 절박한 심정을 남기고 돌아가셨습니다.
 
양: 그러면 양우권 분회장이 자살로 세상에 알리기 전까지는 이런 것들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나요?

위: 지역에서 간간이 알려져 있었고, 노동조합 설립을 불허했으니깐요. 간간이 알려지다가, 죽고 나서 세상에 더 많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양: 그러니깐 사측의 그런 비인간적 행위 자체가 이 분이 돌아가시고 나서 제대로 알게 된 거네요?
 
위: 네, CCTV 감시하고 등등이 이번에 밝혀졌습니다.
 
양: 이건 사실상 범법행위 아녜요?
 
위: 거의 범법행위고 노동자 한 명을 왕따와 감시로 인해서..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를 서슴없이 한 것입니다.
 
양: 사측에선 인정하고 있습니까?
 
위: 자책은 인정해도 책임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양: 자책을 인정한다는 건...
 
위: 죽음에 대해선 책임이 없다 하고 있습니다.
 
양: 그건 무슨 말인가요? 그러면 죽음으로 몰고 간 동기에 대해선 인정하지만 죽음에 대해선 책임을 질 수 없다, 뭐 그런 말인가요?
 
위: 네, 뭐 죽음은 노동자 개인의 책임이지, 자기들 책임은 없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양: 그럼 어디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거예요?
 
위: 그래서 조합원들이 포스코, 이지테크 앞에서 농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양: 예. 그런 농성에 대해 사측은 전혀 반응이 없나요?
 
위: 대화는 하고 있는데 특별히 진전된 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양: 진전된 것은 없다... 조계종 위원회에서는 어떻게 이 사태 개입하고, 알고 돕게 되셨나요?
 
위: 노동위 발족 이후에, 특히 비정규 노동자들을 관심깊게 보고 연대하고 있는데요. 특히 3대 종교, 천주교 기독교 연대해서 이지테크 문제를 같이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 추모기도회를 지낼 예정입니다.
 
양: 오늘 추모기도회는 어디서 열리죠?
 
위; 이지테크 본사 앞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양: 사측이 참... 지난 세월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려고 온갖 탄압을 다 했던 모양이에요?
 
위: 네, 굉장히 심했습니다. 조합원으로 남게 되면 임금에 불이익을 주고 해고 위협에 시달리다 보니까 대부분 다 탈퇴하고, 마지막에 혼자 남았던 것입니다.
 
양: 해고 위협을 하면서까지 노조를 와해시키는 기업이 있군요, 우리나라에 아직...
 
위: 여러 군데 있습니다.
 
양: 이지테크 정도면, 굉장히 큰 기업 아닙니까?
 
위: 큰 기업인데요, 노동조합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고유한 권한인데도 불구하고, 소위 헌법을 부정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말 이래서는 안 되는 일이죠. 특히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탄압이 심합니다.
 
양: 네, 어쨌든 사측은 지금 그렇게 자행했다는 건 인정하신다고 말씀이시죠? 책임은 안 지더라도?
 
위: 네, 행위 자체는... 책상 하나 주고, 그런 것도 자기들은 할 일 했다 하는 거고... 노동자 입장에서는 하루 종일 쳐박혀 있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겠습니까. 자기들은 책상 하나 준 것으로 일을 시켰다 하는 거죠. 죽음에 대해선 전혀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원인은 노동자 탄압을 했기 때문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양: 결국, 탄압을 했다고 인정하지 않는 거네요?
 
위: 그렇죠. 탄압으로 생각하지 않는 거죠.
 
양: 네, 그 지점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거군요. 사측은 본인들이 했던 행위를 정당하게 생각하고 있는 거 아녜요. 
 
위: 그렇죠. 그냥 감시하더라도 자기들은 정당한 행위를 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고, 자기들은 노동자가 죽은 행위에 대해 전혀 책임을 지지 않고 있습니다.

양: 예, 이지테크는 뭐 하는 회사예요?
 
위: 폐철 폐산을 회수하고 정비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양: 폐철같은 걸 수집하고, 정비하고...
 
위: 폐철에서 폐산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설비를 운영하고 정비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양: 그렇군요. 앞서 오늘 추모기도회에 불교계 뿐만 아니라 다른 이웃종교들도 동참한다고요?

위: 네, 네. 천주교, 기독교 노동위원회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양: 오늘 회사 앞에서 열린다고 하셨죠?
 
위: 이지테크 앞에서.
 
양: 규모는 얼마나...
 
위: 50에서 100명 정도 모일 것 같습니다.
 
양: 네... 양우권씨도, 지금 돌아가신 분도 유가족이 계시죠?
 
위: 네. 미망인이 계신데, 전적으로 노동조합에 같이 전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협조하고 있습니다, 미망인도. 참 안타깝습니다.
 
양: 돌아가신 분도 자녀들도 있으실 건데, 열사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죽음이네요... 사측이 이렇게까지 돌아가신 분한테 매정하게 하고 비인간적으로 했던 이유는, 단지 노조활동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 딱 이 이유 하나였나요?

위: 네, 근본적으로 노조를 불인정하고 싶었던 겁니다. 노조 인정을 안 하니까 모든 것을 부정하게 되는 거죠. 예를 들면 유류물을 만드는 것을 해서도 안 되고, 조끼를 입어도 안 되고, 노동조합 관련 일체의 행위를 인정 안 하는 거죠.
 
양: 아니, 그런데, 살아 생전에 고인이 할 수 있는, 법적으로든 뭐로든 달리 하실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요, 극단적인 선택을 하시기 전에...
 
위: 그렇죠. 그런데 복직 이후에 더 심하게 이뤄지고 하니까, 혼자 너무 외롭다고 주변 동료들한테 얘기했고, 너무 힘들다. 혼자만 남았으니까, 하다가 심한 절망감에 싸여 자살을 택한 것 같습니다.
 
양: 우리나라가 지금 상황이, 노동인권 이런 대목에서 옛날에 비하면 그래도 나아지고 있고, 이런 추세잖아요?
 
위: 좀 나아졌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나 장애인, 성소수자 이런 부분에 대해선 전진한 바가 없습니다.
 
양: 네. 오히려 그런 대목에선 나아졌다고 말할 수가 없군요.
 
위: 특히 비정규직, 성소수자, 장애인에 대해선 전혀 나아진 게 없습니다.
 
양: 네, 그렇군요.
 
위: 정말 답답한 현실입니다.
 
양: 정부 쪽에 이런 뜻을 충분히 전달하고 계십니까?
 
위: 이래저래 전달은 하지만, 정부가 아직까지는...
 
양: 꿈쩍도 하지 않고 있군요?
 
위: 네, 해답을 내놓진 않고 있습니다.
 
양: 정부도 사측처럼 인정하지 않는 건가요?
 
위: 예. 정부는 노동부 통해서 중재 정도 하고 있지, 그 이상의 역할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양: 네...
 
위: 근본적으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정부가 확실한 개선책을 내고 있지 않는 한 끊임없이 발생할 겁니다.
 
양: 앞으로 어떻게 하시겠어요, 위원장님?
 
위: 우리는 특히 양우권 노동자 문제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지속적인 연대를 할 것이구요, 우리 사회가 인간적이고 맑고 밝은 사회로 가기 위해 사회적 약자들이 인간으로서 정당한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같이 노력할 겁니다.
 
양: 네, 알겠습니다. 저희 아침저널도 힘껏 돕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위: 네, 고맙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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