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준비한 세계교육포럼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죠.
 
그런데 이 포럼에서 생긴 돌발 상황이 긴 여운을 남기는 것 같아서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돌발 상황이 일어난 건 어제 저녁 6시쯤 토론이 끝나고 참석자들의 질문이 시작된 상황에서 였습니다.
 
한 여성 참석자가 질문을 하려고 손을 들었지만, 좀처럼 발언할 순서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이 여성은 “여성에게도 발언권을 달라”며 영어로 발언합니다.
 
그녀는 평화교육기구 ‘모모’의 문아영 대표로 한국 대표단 70명 가운데 한명으로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문아영 대표는 “토론자로 나온 염재호 고려대 총장이 한국에서는 가족들이 돈을 내서 대학을 보낸다고 말했는데, 돈을 내는 게 아니라 빚을 내는 겁니다. 앞으로 15년 동안의 세계 교육 목표를 잡는 회의에서 90분 동안 한국교육을 칭찬으로 일색하는 것은 굉장히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요?”라고 말했습니다.
 
장내는 술렁였고, 문 대표의 마이크도 꺼졌습니다.
 
하지만 문 대표는 이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차분히 말을 이어갔습니다.
 
“빚을 내서 학비를 대고 학비를 갚느라 고생하는 청년 세대의 어두운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해야
균형을 갖추는 게 아닌가요?” “한국 학생들이 겪는 고통, 탈학교 문제, 교실 붕괴 등에 대해 한두 마디라도 하면 좀 나았을 텐데 이런 것을 숨긴 것 자체가 정말 수준 이하입니다.”
 
그녀의 발언에 장내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고 포럼이 끝난 뒤에도 외국 대표들이 문 대표 주위로 몰려와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을 대신 말해줘서 고맙다” “행사 가운데 제일 흥분되는 발언이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소신 있는 목소리 정말 멋있네요” “한국은 빚을 내서 교육을 한다는 말이 가슴 아픕니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전영신 기자 / ysjeon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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