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처럼 살아가게 둘 순 없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양창욱 : 18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FM 101.9 MHz(서울)] 2부, '집중인터뷰'로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지난해 11월 통영의 한 모텔에서 경찰관이 손님으로 위장해 성매매 단속을 벌이던 과정에서 20대 여성이 창문으로 도망치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가 발생한지 넉 달이 지났지만 성매매 알선 업주 등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요. 그래서 지금 경남지역 여성단체들의 공분이 대단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 더 주목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는데 이 고단한 삶을 살다 간 여성에게 딸이 하나 있었다는 겁니다. 이 딸을 직접 만나고 온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김행 원장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원장님 나와 계시죠?

김행 : 예, 안녕하십니까.

양창욱 : 예. 아침 일찍 감사드립니다.

김행 : 네.

양창욱 : 어떤 계기로 이 피해 여성의 딸을 만나보신 거예요?

김행 : 예예. 우선 이 사건에 대해서, 작년에 여성계에서 굉장히 화두가 된 사건이었고요. 또한 국회에서도 이 사건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그런 일들이 많이 있었죠.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또 사건이 사건을 낳다 보니까 좀 잊혀진 그런 안타까운 사건이기도 합니다.

양창욱 : 아니, 여성계나 국회가 그렇게 나섰는데 왜 수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왜 이렇게, 속된 말로 좀 미적미적거리는 거죠?

김행 : 사실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요. 지금 법적으로 보면, 경찰의 함정수사는 사실 처벌 대상이 아니거든요. 어떻게 보면 일종의 허용된 수사 기법이란 말이에요.

양창욱 : 제한돼서 허용되잖아요?

김행 : 그렇죠. 그렇긴 하지만 이제 감정만으로 경찰을 처벌할 수는 없고요. 당시에 그 통영 일대에 티켓다방 관련 소위 찌라시라고 하죠, 선전물이 엄청나게 아파트까지 투입이 됐다고 해요.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상당했거든요. 경찰로서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니까 수사는 해야겠고 또 이런 것들이 증거가 있어야 되기 때문에 함정수사라는 기법을 택했던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계에서는 성구매자인 남성과 소위 포주라고 얘기를 하죠, 업주를 위주로 구속을 하거나 수사를 벌였어야 하는데 그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함정수사를 했다는 점에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건입니다.

양창욱 : 그렇죠. 근데 그저 아쉬운 정도가 아니라 이 피해 여성이 사망하셨어요.

김행 : 네, 6층 모텔에서.

양창욱 : 예. 이렇게 큰 일을 가지고 지금 여러가지 이유나 여건 때문에 수사가 진척이 없다는 게 아쉬운데, 어쨌든...

김행 : 오늘 이 방송으로 좀 더 수사가 진척이 됐으면 좋겠어요.

양창욱 : 예, 저도 촉구하는 바이고요. 일단 이 피해 여성의 따님이, 딸이 몇 살이세요? 지금 몇 살이죠?

김행 : 2007년생이니까 지금 현재 한국 나이로 9살이고요. 작년에 그 일을 당했을 때는 8살, 초등학교 1학년이었었죠.

양창욱 : 엄마의 상황이나 이런 것을 이 딸이 알고 있나요?

김행 : 딸은 잘 모르죠.

양창욱 : 잘 모르죠? 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요... 참...

김행 : 엄마가 돌아가신 건 알더라고요. 그런데 엄마가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떻게 사망했는지 이런 것들은 전혀 모르는 상황이죠.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요.

양창욱 : 예예, 그렇겠군요. 어떤 계기로 만나러 가신 거예요, 원장님은?

김행 : 사실 그 딸아이가 좀 걱정이 됐어요. 왜냐하면...

양창욱 : 아니 근데 원장님은 딸아이가 있다는 걸 처음부터 아셨어요?

김행 : 그게 이제 일부 밝혀졌죠.

양창욱 : 아아, 그러셔서. 예예.

김행 : 그 피해 여성한테 집중이 되다 보니까 사실 그 엄마도 작년에 그 일을 당했을 때 겨우 24살이었어요.

양창욱 : 예예, 그렇다면서요... 참, 안타깝습니다.

김행 : 그러니까 그 어린 딸을 상당히 위했고 그 주머니에 어린 딸의 사진을 늘 갖고 다녔다고 해요.

양창욱 : 아이고, 예...

김행 : 그래서 그 어린 딸이 사실은 어떻게 사는지 굉장히 궁금하고 걱정도 되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양창욱 : 예. 찾아가셨더니, 궁금해서 찾아가셨더니 어떻게 하고 있던가요?

김행 : 그 어린 아이가 그 흰 쥐, 모르모트라고 하나요, 아주 조그마한 쥐...

양창욱 : 원장님 다시요. 뭐요?

김행 : 하얀 쥐.

양창욱 : 하얀 쥐. 예예.

김행 : 햄스터라고 하나요? 햄스터를 하루종일 주무르고 있어요.

양창욱 : 아아.

김행 : 그래서 제가 햄스터를 그렇게 하루 종일 주무르면 햄스터도 죽는다, 이랬는데 이미 한 마리가 죽었다고 해요. 그래서 두 마리째래요. 그러니까 아이가 햄스터에서 떠나지를 못해요. 그것을 저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이가 적절하게 부모로부터 보호받고 어떤 부모의 스킨십이 필요한 나이지 않습니까?

양창욱 : 그렇죠, 그렇죠.

김행 : 그런 것들로부터의 애착 장애가 아닌가...

양창욱 : 아아.

김행 : 그런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아이가 이제 장애가 있는 할아버지, 외할아버지하고 같이 살다 보니까 외할아버지가 아이도 제대로 닦일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머리도 좀 제가 얼핏 봐도 머리 감은지 오래된 거 같고 목욕한지도 오래된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할아버지께 아이를 좀 목욕을 시키고 해야 되지 않습니까, 이렇게 여쭤봤더니 일단 본인이 허리가 많이 아프시고요, 고관절로 자리를 보전하고 계신 상태시더라고요. 그렇기도 하고 동시에 이제 아이가 9살이 됐으니까 여아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성징도 나타나고 해서 할아버지가 아이를 닦이고 이러기가 어렵다...

양창욱 : 아휴, 그렇죠. 그런 부분이 있을 거예요.

김행 : 그런 말씀을 하시고 제가 찾아간 때가 일요일날 한 11시가 좀 넘은 시간이었는데 그 때까지 두 분 다 아무 것도 잡수고 계시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한 1시쯤 나오려고 하니까 그 딸아이가 혼자서 가스불을 켜고 계란 하나를 부쳐 먹더라고요.

양창욱 : 아이고, 예.

김행 : 그러니까 그 상황이 얼마나 열악한지 미루어 짐작이 가시죠? 집도 없어서 그 집이 그냥 농가, 밭 위에 지은, ‘해비타트’라는 집 지어주는 운동하는 사회단체가 있어요, 거기서 지어준 집이더라고요. 그러니깐 뭐, 생활형편이 오죽하면 그 어린 딸을 가진 엄마가 티켓다방 여성으로 나섰겠습니까.

양창욱 : 아휴, 그러네요, 정말로. 아니 그러니까 한창 엄마 사랑을 받아야 될 아이가 엄마 사랑을, 그 딸 아이가 못 받다 보니까 그 햄스터, 하얀 쥐를 가지고 계속 노는군요.

김행 : 네네.

양창욱 : 예. 그리고 이제 유일하게 돌봐주시는 그 외할아버지는 지금 역시 편찮으시기때문에 솔직한 말로 그 손녀를 돌봐주실 수 있는 형편이 전혀 못 되네요?

김행 : 네네. 더더군다나 지금 법적으로는 친부가 있습니다.

양창욱 : 그러니깐요. 친아버지가 있네요.

김행 : 친부가 있지만 아버지가 지금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

양창욱 : 아니 진짜, 딸아이 아버지는 어디 있는 거예요?

김행 : 딸아이 아버지가 어디 있는지를 모르겠어요. 그래서 할아버지는, 소식을 듣기는 했을 텐데 그 아버지를 법정후견인에서 제외해주고 본인을 법정후견인으로 좀 지정해주는 것이 소원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왜냐하면 딸아이가 이제 소위 말하는, 그 가계의 소득을 발생시키는 그런 인물로 일단 법적으로는 등록이 되어있거든요.

양창욱 : 그러니까 친부가?

김행 : 그렇죠, 친부가. 그런 상황에서 친부는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 할아버지가 어떤 법적인 친권을 주장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아이에 대해서도 어떠한 법적인, 또 정부의 지원이 전혀 이뤄질 수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할아버지는...

양창욱 : 정부에서 지원을 할 수 없는 상황이군요? 친부가 아니기 때문에?

김행 : 네, 친부가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할아버지가 받는 기초생활수급하고 장애인복지금 해서 한 한 달에 43만 원 정도가 이 가족의 유일한 수입이에요.

양창욱 : 아이고, 예.

김행 : 그러니까 이 엄마가 사망 전이나 사망 후나 이 아이한테 달라진, 즉 정부의 지원이 전혀 없는 상황이죠.

양창욱 : 예. 아니 그렇니까 이 아버지는, 친부는 알고서도 지금 안 나타나는 걸로 봐야 되나요?

김행 : 그건 전혀 모르겠고 할아버지 말씀으로는 여하튼 정부에서는 그 아버지의 소재를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 자신들이 찾을 순 없고. 찾아서 지금 상황은 실제 그 아이의 아버지를 본 적이 없으니까 지금 6년째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친권을 다시 지정해주고 그것에 따른 정부의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법적지원은 전무한 상황이고요. 정부도 여기까지는 손이 못 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정말 이래저래 다 사각지대에 놓인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네요. 아니 그러면 이제 이 아이의 지금 건강상태나 정신상태는 어떤 것 같아요?

김행 : 제가 보기에는 이제 아이가 일단 할아버지가 공부를 봐줄 수 없는 상태이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까 아이의 방에 들어가 보니까 옷들도 정리가 안 된 채 침대 위에 온갖 짐들이 다 나와 있는 이러한 상황에서 놓여있더라고요. 그래서 할아버지가 그 저소득층 어린 아이들의 방과후 돌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대요. 그래서 거기에 지원을 하겠다고 그 원서를 써서 거기에 도움을 좀 받겠다 이런 말씀을 하시지만 이런 것들을 진행하기에도 할아버지의 여러가지 상황이 너무나 열악하더라고요. 일단 몸이 아프고요, 할아버지의 지적 수준도 아주 많이 높으신 것도 아닌 거 같고요. 그래서 여하튼 이 가족을 좀 1차 지원해주는 주변의 손길이 너무나 절실한 상황입니다.

양창욱 : 그 주변의 손길이 없어요, 지금?

김행 : 그렇죠.

양창욱 : 아니 거기 관공서라든지 뭐 그곳에 있는, 그 근처의 무슨 여러가지 합법적인 시설이 있을 거 아니에요? 관리기관이.

김행 : 예예. 사회복지사가 있지만 사회복지사 한 분이 감당하기엔 인원이 너무 많고, 또 여기가 농촌 지역이다 보니까 수시로 찾아보기도 상당히 어려운 것 같아요. 그리고 상당히 안타까운 것은 저희가 공공복지라는 말을 하는데 원래 공공부조라는 것이 종교단체에서 시작을 한 거거든요. 그 공공부조를 지금은 정부에서도 상당 부분 하고 있지만 옛날에는 교회나 사찰 이런 데서 빈민구제를 했었죠. 일단은 급한 대로 정부의 손길만 기다리는 것보다 그 주변에 사회단체라든가 또는 교회라든가 절이라든가 이런 데서라도 당장 급하게 아이를 좀 닦이고 좀 입히고 옷을 새로 좀 마련을 해준다든가 학교를 갈 수 있게 아침에 좀 돌봐준다든가 급한 대로 반찬이라도 좀, 일주일에 한 번씩 좀 넣어준다든가...

양창욱 : 그렇죠,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죠.

김행 : 일단은 정부만 탓하면 되겠습니까? 정부도 당연히 후속 조치를 하겠죠. 일단 급한 건 급한 거니까...

양창욱 : 우선은 정부를 먼저 탓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정부가 가장 빠르고 확실하다는 생각을 하니깐요. 믿을 수 있고, 국민들 입장에서는.

김행 : 그렇죠. 당연히 정부로서도 하려고 하고 있죠. 그래서 여러 여성단체가 지금 나서고 있고요. 지금 현재 여성단체들이 움직이고 있다고 제가 듣고 있었어요. 그런데, 할아버지는 초반엔 좀 오다가 최근에 좀 뜸해졌다 이렇게 말씀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거리가 먼 데에 할아버지가 계세요.

양창욱 : 아이고, 그렇군요. 구구절절 안타깝습니다.

김행 : 그러니까 이제 그런 어려운 점들이 있는 것 같아서 그 주변에서 좀 1차적으로, 아휴 저라도 좀 가까운 데 살면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저도 이런 말을 할 자격, 주제가 못돼서 정말 저도 죄스럽기 짝이 없어요.

양창욱 : 예. 주변에서 정말 좀 더 간절하게, 좀 더 절실하게 살펴보고 이래야 될 것 같습니다. 어떤 단체이든 간에, 정부의 손길이 닿기 전에라도 어서 됐으면 좋겠네요.

김행 : 네네. 하여튼 제가 오늘 진짜 불교방송이랑 방송하게 된 게 너무나 감사한데요. 그 주변에 이런 저런 사찰들이, 좋은 사찰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양창욱 : 아, 그래요?

김행 : 예. 그래서 그런 곳에서 일단 비구니 스님이라든가 보살님들이 좀 돌봐주시면 좋겠다...

양창욱 : 아, 이 아이를?

김행 : 예, 그런 마음을 제가 갖게 됐어요.

양창욱 : 예예, 알겠습니다. 고단한 삶을 살다 간 피해 여성이 생전에 대단히 아꼈던 딸이라고 합니다. 어쩌면 오직 이 딸을 위해서 그 험한 일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남겨진 딸은 할아버지하고 홀로 살고 있는데 애정이 너무 모자라서 하루종일 하얀 쥐를 만지고 놀고,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가 다 돼야 계란후라이 하나 먹을 정도로 여러가지로 지금 돌봄의 손길이 필요한 그런 가엾은 아이라고 합니다. 하늘에 있는 딸 아이 엄마가 이런 딸의 모습을 보고 있을텐데,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습니까. 통영 주변에 이 아이를 알고 계신 분들...

김행 : 아, 지금 그 할아버지하고 그 손녀딸은 통영에 살진 않고요.

양창욱 : 예. 정확하게 어디 사는 거예요, 그럼?

김행 : 충청도 지역에 계세요.

양창욱 : 충청도 어딘데요, 거기가?

김행 : 제가 정확한 주소는, 꼭 필요한 도움을 주실 분한테 따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 딸이 그 동네에서 티켓다방을 할 수는 없지 않았겠습니까?

양창욱 : 그렇죠, 그렇죠... 그래서 통영까지 간 거군요. 지금 이 할아버지하고 손녀가 사는 곳은 충청도고, 사건이 일어난 곳은 통영이고.

김행 : 그렇습니다.

양창욱 : 예, 그렇게 되는군요.

김행 : 농촌 지역이고요.

양창욱 : 예예. 불교복지기관에서 후원하면 좋겠네요, 이 참에 관련 제도를 다 뜯어고쳤으면 좋겠네요, 이런 문자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김행 : 네, 너무 감사합니다.

양창욱 : 예. 불교계가 앞장서 주세요, 이런 문자들도 들어오고 있고요, 원장님.

김행 : 정말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고 그 엄마도 중학교 때 가출해서 그 딸을 16살에 낳았거든요.

양창욱 : 예, 그러니깐요. 기가 막히죠.

김행 : 그 딸이 3살 때 그 아버지, 친부의 아주 심한 가정폭력으로 결국 그 딸을 친정에 맡겨놓고 본인이 성매매로 나설 수밖에 없던 그런 사각지대의 여성이 낳은 딸이, 그 딸이 아버지의 돌봄은 지금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엄마와 동일한 그런 인생을 겪게 될까봐 정말 걱정이 됩니다.

양창욱 : 예예, 무슨 말씀인지 원장님 말씀 충분히 잘 알겠습니다.

김행 : 네, 꼭 좀 도움을 주십시오.

양창욱 : 예예. 저희들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한 번 나서보겠습니다, 원장님.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김행 : 감사합니다.

양창욱 : 예예.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김행 원장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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