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회장 능행 스님

 양창욱 : 13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FM 101.9 MHz (서울)]  3부, 금요일 3부는 '금요한마당 , 주말이 좋다'로 꾸밉니다. 오늘은 현대인들 사이에서, 요즘 현대인들 사이에서 '웰빙' 못지않게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웰다잉'입니다. 이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한 얘기들, 많이들 하고 계시죠.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주제이기도 하고요. 이것을 도와주고 계시는 호스피스들에 대해서 오늘 얘기를 좀 나눠보겠습니다.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회장을 맡고 계신 능행스님과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스님 나와 계시죠?

능행스님 : 예, 안녕하십니까. 좋은 아침입니다.

양창욱 : 예. 아침 일찍 감사드립니다.

능행스님 : 예예.

양창욱 : 스님, 그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는 어디에 있습니까?

능행스님 : 아, 협회 사무실은 울산광역시 상북면에 위치한 저희 정토마을 안에 있습니다.

양창욱 : 아, 울산에 있는 거예요?

능행스님 : 네네.

양창욱 : 아, 서울에 있는 게 아니었군요? 이게 근데 전국적인 협회 역할을 지금 하고 있는 거죠?

능행스님 : 네네, 그렇죠. 전국에 지부를 두고 있으니까요.

양창욱 : 예예, 그렇군요. 우선 이 호스피스라는 게 정확히 어떤 개념이죠?

능행스님 : 네. 호스피스 개념은 더 이상 치유될 수 없는 환자들과 또 그들의 가족들을 전인적이면서도 복합적인 측면에서 증상 조절과 그 다음 통증 조절, 그 다음에 정신적, 심리적 측면까지도 같이 복합해서 그런 고통들을 완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호스피스 활동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양창욱 : 아, 그럼 어떤 분들이 주로 이 활동을 맡습니까? 전문적인 의료지식이 있는 분들이 하시나요?

능행스님 : 의사, 간호사 그리고 자원봉사자, 사회사업가들 그 다음에 종교인들 이렇게 해서 통합적인 돌봄의 개념입니다.

양창욱 : 예, 그렇군요. 그런 통합적인 개념으로서 호스피스를 이해를 해야 되는군요. 이 분들이, 그렇니깐 호스피스들이 대하는 환자분들은 사실상 이제 마무리, 마지막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거죠?

능행스님 : 주로 더 이상 치유가 될 수 없어서 증상을 조절해 가면서 마지막 삶을 영위하고 있는 분들이 대상이 되겠죠.

양창욱 : 예, 그러시군요. 마지막 삶을 준비하는 분들을, 늘 대하셔야 하는시 호스피스님들의 마음도 편치가 않겠습니다.

능행스님 : 네. 호스피스 활동가들의, 저희들의 활동을 통해서 소진되는 여러가지 부분들이 있겠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저희들의 공헌, 그 다음에 헌신 이런 부분들이 저희들의 활동을 통한 가치와 의미 이런 것을 통해서 에너지를 받기도 하죠.

양창욱 : 예. 그렇게 해서 또 에너지를 받기도 하는군요.

능행스님 : 네네.

양창욱 :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는 그러면 언제 만들어진 거죠?

능행스님 : 아휴, 그걸 어떻게 지금 물어보세요?

양창욱 : 예. 아니, 저는 알고있지만 청취자분들을 위해서 여쭤보죠.

능행스님 : 예. 저희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는 5년 전에 부산 관음사 주지이신 지자 현자 스님 모시고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산하 활동단체로 등록을 하면서 창단이 됐습니다.

양창욱 : 예, 그렇군요.

능행스님 : 지금은 사단법인으로서 현재 전국에 각 지부를 두고 활동하고 있고요. 저희들이 활동하는 곳들은 전국에 있는 각 대학병원 호스피스 환자를 중심으로 저희가 돌봄을 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예. 그러면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불교계에서는 이런 호스피스 활동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었나요?

능행스님 : 왜요, 그렇진 않죠. 일단은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가 있는데요. 한 가지 측면은 제가 20년 전부터 호스피스를 해왔고 또 청주시에 저희가 호스피스센터를 지어서 1999년부터 호스피스 환자들을 아주 지극하게, 또 다양한 측면에서 많이 돌봐왔고요. 호스피스 교육도 제가 한 지 올해로 20년이 넘었고 이렇게 호스피스가 한 20년 세월 안에 소박하지만 계속 이어져 왔습니다.

양창욱 : 예. 불교계에서도 스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이렇게 소박하게 아름아름으로 계속 호스피스 활동을 해왔단 말씀이시죠?

능행스님 : 조금씩, 조금씩 해 온 것이 모여 이제 이렇게 협회로서 주축이 된 거죠.

양창욱 : 예. 그래서 이제 협회가 생김으로써 구심점이 생기고 좀 더 활성화되고 이런 측면이 있겠네요. 그럼 스님께서는 처음에 이 호스피스 활동을 어떻게 접하게 되신 거예요?

능행스님 : 그러니까 이렇게 얘기하면 길어지는데요. 간단하게 제가, 저도 뭐 우연히 병원을 방문하게 되고 그 방문한 병원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양창욱 : 아, 예.

능행스님 : 죽어가는 사람, 특히 죽어가는 사람들 중에 불교라고 하는 종교를 가진 불자님들이, 너무 이 종교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너무 외롭게 죽어가는 것을 보게 되면서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예. 그래서 인연을 맺으셨고 수십 년이 되신 거고 그렇게 되는군요. 협회가 뭐 아까도 잠깐 언급을 해주셨습니다만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계신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근데 요즘은 가정방문 호스피스 활동들, 여기에 많이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까?

능행스님 : 뭐 많이는 아니지만 한 번, 가정 호스피스를 우리나라도 해보자. 환자들이 자기가 살던 가정에서 머물다가, 가정에서 마지막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좀 도와보자라는 그런 마음에서 가정 호스피스를 저희가 실천한 지가 벌써 한 10년도 훨씬 넘었어요.

양창욱 : 예예.

능행스님 : 이제 환자가 가정으로 돌아가면 응급상태라든가 그 다음에 의료진들의 도움, 또 뭐 적절한 증상에 대한 여러가지의 돌봄이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되는데 잘 되지 못해서 지금까지도 미미한 상태고요. 필요성은 있는데 빨리빨리 이것이 조직화, 활성화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양창욱 : 예. 그러니까 보통 마지막 삶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어떤 마지막 소원처럼 말씀하시는 것이 내가 살던 집에서 이제 마지막 생을 마무리하고 싶다 이런 것이고, 이런 의지가 강하신데 이것을 도와드리고 싶어도 조직이나 이런 재원 부분에서 활성화되지 못한 부분이 많다는 거네요?

능행스님 : 네, 그렇죠.

양창욱 : 예. 가장 먼저 해결을 해야 될 것들이 그럼 어떤 게 있을까요? 스님 생각하시기에.

능행스님 : 우선 병원과 연계가 이제 잘 되어 있어야 하고요. 그 다음에 의료진들이 방문해서 충분히 환자 돌봄에 참여할 수 있는 어떤 인력적인 부분들이 좀 이렇게 확보가 되어야 되고 그렇게 되야 되는데 그런 부분들이 많이 부족하고요. 이렇게 가정 호스피스를 한다 그러면 봉사자들이 가정을 찾아가야 되는데, 또 그렇게 하려고 하면 너무 많은 봉사자가 필요한데 전문성을 갖춘 봉사자들, 이런 인력적인 측면이 정말 조달이 잘 안 되고 확보가 안 되어서 많이 어렵죠.

양창욱 : 예예, 정말 공감이 가는 말씀이십니다. 그런데 사실 마지막, 타인의 마지막 삶을 늘 지켜봐야 된다는 그런 일을, 그런 활동을 하기가 일반 사람들이, 보통 사람들이 참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스님, 재가불자로서 제가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면, 그런 부분도 있죠?

능행스님 : 그렇습니다. 뭐 이 호스피스는 정말 누구든지 할 수 있어요. 있는데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왜냐하면 죽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직면해야 되고 그 상황에 아주 민첩하게 정말 적절하고 적합한 어떤 돌봄을 그 때, 그 때 제공해야 하고 또 환자 보호자들과도 준비를 해야 하면서 그런 어떤 여러 가지 측면의 일들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많이 자신감이 없어하기도 하고, 아무튼 죽어가는 여정을 내가 직면해야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불안, 외면하고 싶은 마음, 이런 부분들이 많이 작용하겠죠.

양창욱 : 예. 아휴, 아침에 참 스님 이런저런 말씀 들으니까 마음이 잔잔해지고 촉촉해집니다.

능행스님 : 예. 하하.

양창욱 : 경건해지고 그런 느낌이 자꾸 듭니다. 우리나라 호스피스 현실, 여건이 외국과 비교하면 어때요? 훨씬 더 열악하다고 볼 수 있나요?

능행스님 : 외국은 역사가 좀 오래 돼서 좀 많이 안정돼 있고 조직화돼 있고 또 국가도 이렇게 많은 부분을 지원하고 국민들도 당연히 그런 시스템 안에서 그렇게 해야된다라는 인식이 되어 있는데 저희는 아직까지, 우리나라 국민들이 호스피스 돌봄이, 그러니까 완화의료 돌봄이 정말 필요해, 꼭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죽어가야, 이런 돌봄을 받아가면서 가야 돼라고 하는 그런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많이 부족하고요. 두 번째는 국가가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많은 부분 지지하고 또 행정이라든가 법적 부분 이런 거까지도 좀 다 이렇게 통할해서 함께 가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요. 또 우리나라는 지금 현재 암환자만 중심으로 호스피스 대상자로 이렇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근데 실제로 세계보건기구는 암을 비롯해서 각종 다양한 형태의 질병으로 더 이상 치료될 수 없는 사람들을 다 호스피스 대상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거든요.

양창욱 : 아, 그렇군요.

능행스님 : 네. 이런 부분들도 저희가 앞으로 이제 풀어가야 하는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양창욱 : 예. 그런 포괄적인 국가적 지원이 지금 필요한 현실이군요.

능행스님 : 네네.

양창욱 : 그렇습니다. 스님 이제 이런 문제, 얘기를 주욱 하다 보니까 좀 궁극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인간은 누구나 죽고 또, 인간은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이게 뭐 절대로 경험해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런 얘기들도 있고요. 그런데 어떻게 죽음을 인식하고 있는 게 지금 살고 있는 삶에 도움이 될까요, 스님?

능행스님 :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네요. 그렇죠? 저는 그렇습니다, 저, 제가. 다른 사람의 영역에 대해선 제가 뭐라고 할 수 없는데 나의 삶이 지금 이 순간 속에 죽음과 함께 같이 맞물려가고 있다라는 그런 생각을 저는 매순간 합니다. 그래서 한 발은 삶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한 발이 죽음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마음으로 삶을 살아내죠. 다른 사람들도 아마 이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면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서 매순간, 매순간 정말 유익하고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내 인생을 살아내려고 좀 올바른 노력, 올바른 사유, 또 올바른 의미와 가치를 자기 삶에 부여하면서 살게 되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양창욱 : 예, 그렇군요. 옛날에 조계종 포교원장을 지내셨던 혜총스님이 법문을 통해서 이런 말씀을 하신 거를 제가 기억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필연적으로 죽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살아있을 때 마음가짐, 행동을 잘하면 죽음도 행복하게 맞이할 수 있고 다음 생까지도 행복한 세상에 태어날 수 있다 이렇게 법문을 하신 걸 들은 적이 있는데, 요즘 이와 관련돼 '품위 있는 죽음' 얘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 '웰다잉'도 중요하다 하면서 이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한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품위 있는 죽음은 어떤 거고, 어떻게 하면 이런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능행스님 : 네. 우리 인간은, 이 얘기를 듣는 여러분 모두가 다 아마 동의하고 공감하실 겁니다. 우리 개개인, 이 존재가 아마도 우주와 나를 바꾸자 그러면 우리는 우주를 준다 해도 나를 바꾸지 않을 겁니다. 그렇죠? 그렇게 본다면은 그만큼 나의 존재가 소중하고 귀하다는 얘기가 되겠죠. 그래서 우리가 평소에 내 삶을 살아낼 때 나의 행동, 말, 생각, 마음, 또 내가 행하는 일 이런 여러가지 측면에서 정말 인간으로서 가장 고귀하고 가치 있는 어떤 품위를 담아내는 삶이 이어지고, 이어지고, 이어져서 우리 삶의 마지막 끝까지 그렇게 이어지게 한다 그러면, 그 삶은 정말 품위 있는 삶이었고 또 존엄한 삶이었고 또 그 죽음까지도 저는 존엄하고 고귀한 죽음으로 이어지고, 그 죽음으로 통해서 또 다른 생까지도 고귀하고 품위 있는 또 어떤 존재로 재생될 것이라는 그런 믿음을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양창욱 : 예, 스님.

능행스님 : 그래서 '품위 있는 죽음'이란 지금 이 순간 내가 나의 삶을 정신적인 측면, 생각, 마음 여러 가지 측면에서 거기에 고귀함을 담고 품격을 담아내는 삶을 만들어낸다 그러면, 죽음도 역시 그와 같이 고귀하고 품위 있는 죽음으로 이어질 거라는 생각을 하고요. 품위 있고 고귀한 죽음이란 인간으로서 가장 평화롭고 평온하고 자랑스럽고 나의 존재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또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면서 정말 웃으면서 떠날 수 있는, 또 후회 없이 떠날 수 있는, 괴로움과 고통이 제거가 돼버린 아주 평화롭고 안락한 상태에서 떠날 수 있는 그런 죽음이야말로 정말 고귀하고 품위 있는 죽음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양창욱 : 예. 아이고, 스님. 참 뭉클해집니다. 6031님이 스님께 문자를 주셨습니다. 지금 83세 어머니를 홀로 돌보고 있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좋은 일 하시는 것, 늘 감사드리겠습니다. 확대되고 활성화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스님께 문자를 주셨네요, 청취자 분께서.

능행스님 : 네, 저희들도 바라고 있습니다.

양창욱 : 예예. 스님 끝으로, 이건 제가 개인적으로 좀 여쭤보고 싶은 질문이 하나 생각이 났는데 요즘 어떤 존엄성을 마지막까지 지키기 위해서 너무 힘든 병마와 이렇게 싸우시는 분들이 이제 안락사를 선택하고, 또 거론하고 있는 그런 현실이라고 들었습니다. 뭐, 찬반 논란이 뜨거운데 이 안락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짧게 좀 끝으로 답변해 주시죠.

능행스님 : 저희 지금 마을 안에 있는 자재병원에서도 간간히 안락사를 요구합니다. 죽고 싶다, 나 좀 죽여줄 수 없냐, 나를 좀 이렇게, 이렇게 해서 나를 좀 약간 빨리 떠날 수 있도록 도와 달라. 안락사를 아주 구체적으로 요구하시는 분들이 가끔 있는 게 아니고, 두루두루 많이 계십니다. 그럴 때 저는 그런 얘기를 하죠. 일단 당신의 통증이 가셔지고 마음에 안정이 오고 모든 것들이 평화로워지고 여유가 생기면 그런 마음이 아마 없어질 거다, 그래도 그 마음이 생기는지 우리 한 번 기다려보자. 그러고는 저희들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종교적인 측면, 심리·신체·정신·사회적인 측면, 이런 통합적인 부분에 간호를, 돌봄을 제공을 하다보면 심신의 괴로움과 통증이, 고통이 많이 사라지면 그때부턴 안락사를 요구했던 그 마음도 동시에 사라지더라고요.

양창욱 : 예예.

능행스님 : 정말 고통스럽고 힘들 때 이제 그런 요구를 하고, 그렇게 이제 안락사를 원하고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양창욱: 예예. 스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스님이 주신 말씀, 오늘 하루종일 또 주말에도 내내 곱씹으며 생각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회장이신 능행스님과 함께 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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