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이스트 입학 후 출가해 10년 만에 졸업한 석하스님

 양창욱 : 11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FM 101.9 MHz (서울)] 1부 '불교를 말하다' 시간입니다. 올해 2월, 지난 달이죠? 이 카이스트에서, 한국과학기술원 카이스트에서 영광의 학사모를 쓰신 스님이 계십니다. 뭐 학사모 쓴 게 뭐 그렇게 대단하냐, 이렇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은 10년 만에 졸업하셨다고 합니다. 스님 만나보겠습니다. 석하스님 나와 계시죠?

석하스님 : 네, 안녕하세요.

양창욱 : 졸업 축하드립니다.

석하스님 : 감사합니다.

양창욱 : 예예. 이게 그러니까 카이스트에 먼저 입학을 하시고 그리고 재학 중에 출가를 하셔서 이렇게 졸업하신거죠?

석하스님 : 예, 맞습니다.

양창욱 : 예. 그런데도 졸업이 너무 늦어졌어요. 설명을 좀 해주시죠.

석하스님 : 일단 제가 학업을 포기를 했었습니다. 출가자가 무슨, 학업을 통해서 학위를 따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겠느냐, 이런 생각이 있었고요. 그래서 잠시 학업을 중단을 했었고 학교를 돌아갈 생각은 사실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또 이렇게 수행을 하다 보니까 어떤 전문지식이랄까 이런 것들이 또 필요하고 또 다른 목적이 생겨서 졸업을 끝마치게 됐습니다.

양창욱 : 예. 그러니깐 수행을 하다보시니까 이제 졸업이 좀 늦어지신 건데. 근데 스님, 이거부터 더 먼저 여쭤봐야 됐을 것 같아요. 이 카이스트라 그러면 이게 참 수재들이 들어가는 학교, 이렇게 다 알려져 있는데 들어가셔서 갑자기 어떤 마음의 변화나 어떤 심경의 변화가 생기셔서 출가를 결심하시게 된 건가요? 아니면 원래부터 출가의 마음은 늘 갖고 계셨나요?

석하스님 : 대부분 저희 많은 스님들, 큰 스님들이나 선배 스님들을 봤을 때에 처음부터 출가하겠다고 생각하신 분들이 잘 없으실 거예요.

양창욱 : 아, 그렇군요.

석하스님 : 예예. 처음부터 갑작스러운 계기가 있기 마련인데요. 저 역시도 대학교 1학년을 거치면서 이제 출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는데 지극히 평범했습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느끼는 것처럼 대학교 들어가면서 생각했던 공부랑 많이 달랐습니다.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해야 했고 자신의 목적과 목표한 어떤 큰 꿈, 저는 이제 물리학을 공부해서 정말 이치를 깨닫고 싶었거든요, 우주 이치를. 그게 교과서와 교실에서 찾기가 참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또 그런 부분도 있었고 이제 또 공부에 최적화된 친구들이 있어요. 과학고를 나왔다거나 이렇게 두뇌가 뛰어난 아이들이 있는데 그런 아이들을 따라가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양창욱 : 아, 스님도 들어가셨으면 뭐 머리는 엄청 좋으신 분이신데... 어쨌든 말씀하신 그런 데 대해서 좀 회의를 느끼시고 실망을 하셔서 마음이 동하셔서 출가를 결심하게 되셨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석하스님 : 예, 맞습니다.

양창욱 : 출가의 동기치고는 조금... 하하, 아닙니다.

석하스님 : 적절하지는 않죠. 근데 이제 참 이런 것 같아요. 사람이 선택을 할 때는 항상 무게중심이 약간 좀 무거운 게 있다는 거거든요.

양창욱 : 아, 예.

석하스님 : 근데 수행의 맛을 좀 봤었습니다. 그래서 수행을 하는 것도 괜찮겠구나 그래가지고 포기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아, 그러시군요. 아, 근데 이 부모님들, 스님도 부모님이 당연히 계실 건데 부모님들 반대가 엄청나셨을 것 같아요.

석하스님 : 예, 엄청났습니다. 엄청났고요. 저희들이 부모님과 사실은 생각이 많이 다른 경우가 있죠. 특히 이제 진로에 대해서도 많이 있는데, 저는 부모님이 이해를 해 주실 거라고 착각을 했었어요.

양창욱 : 아, 그런 생각을 하셨군요.

석하스님 : 결정을 내리면, 사랑하는 자식이 내린 결정에 대해서 존중해주실 줄 알았는데 거세게 이제 크게 부딪히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도 많이 슬프게 해드렸고 그런 데서 근데 사실 제가 여기서 꺾이게 된다면 나중에 제가 저의 삶을 부모님에 의해서 포기했다라고 하는, 혹시나 원망을 또 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그거는 결국 효도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요. 제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 또한 이제 불법(佛法)을 접하면서 이것이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부모님께도 결국에는 효로서 돌아갈 수 있다고 하는 그런 생각이 부모님과의 어떤 관계 속에서도 좀 견딜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예. 그럼 스님, 지금은 부모님들이 어떤 입장이신가요? 지금은.

석하스님 : 지금은요...

양창욱 : 포기하셨나요?

석하스님 : 포기하시더라고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 것 같아요. 거의 진리라고 하는데. 이렇게 포기를 하셨고요. 이제는 사실 응원해주는 입장이신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아휴, 그러시군요. 다행입니다. 사실 수재였던 아드님이 어느 날 갑자기 절에 가신다고 하면은 이게 세상의 어떤 부모님이라도 극렬한 반대를 하시죠. 정말 보통 일이 아니죠. 그런 많은 일들을 잘 겪으시고 이제 응원을 해 주신다니까 참 좋네요. 스님 그럼 지금은 물리학 석사를 받으신 거예요? 어떻게 되죠?

석하스님 : 하하, 아닙니다. 10년에 걸린 게 더 화제가 된 건 학사 과정을 10년 동안이나..

양창욱 : 아, 학사를... 아, 이제 학사 과정을 10년이나 하셨기 때문에 더 화제가 됐다. 이게 워낙 어려운 학교고 또 수행활동 등도 병행하셨고 그러다보니 그런 거죠. 그것도 충분히 잘하신 겁니다.

석하스님 : 하하, 하여튼 감사합니다.

양창욱 : 뭐, 부끄러워하실 필요는 없으세요, 스님. 제 생각엔 그렇습니다. 그럼 요즘 어떤 활동하고 계세요? 또 앞으로 어떤 활동 같은 거. 향후 계획 같은 게 있으시잖아요.

석하스님 : 네. 얼마 전에 불교신문에서 인터뷰를 했을 때도...

양창욱 : 아, 저희보다 먼저 한 곳이 있군요.

석하스님 : 비슷한 질문을 받았는데요. 일단 사실은 제가 조계종 출가를 안 했고요. 더 좀 작은 종단에서 출가를 했는데...

양창욱 : 어디서 출가하셨는데요? 괜찮습니다, 말씀하세요.

석하스님 : 예예, 법상종에서.

양창욱 : 아, 법상종에서.

석하스님 : 예예. 인연 따라 법상종에서 출발을 했는데 이제 좀 더 큰 공부가 필요해서 이제 조계종으로 재출가를 하고 동국대를 다시 들어가서 불법을 전공해보려고 합니다.

양창욱 : 예. 그럼 동국대 대학원을 가서 불법을 본격적으로?

석하스님 : 예. 아직 대학원을 갈지 학부로 편입을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고요. 공부가 제가 부족하다 싶으니까 학부로 다시 편입을 할 생각도 갖고 있고요. 그래서 좀 제대로 기본, 기초부터 지금까지 뭐 과학이나 경영 이런 쪽을 배웠다면 불법을 좀 더 체계적으로 배워봐야겠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양창욱 : 아, 그러시군요. 그러니까 지금 카이스트에선 물리학을 전공하신 거죠?

석하스님 : 물리학 쪽으로 들어갔다가 사실 그 공부가 만만치 않아서요. 졸업 목적으로 경영을 전공했습니다.

양창욱 : 아, 또 경영으로 바꾸셨군요. 왠지 몇 십 년 후에는 최고의 학승이 되시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해봅니다. 이제는 또 부처님 법을 공부하기 위해서 지금 동국대도 또 생각하고 계시고. NGO 활동도 열심히 하신다고요?

석하스님 : 예. 그 동안 사실 학업이 좀 많이 늦어졌던 이유가 수행에 대한 부분도 있었고요. 이제 봉사단체, NGO 봉사단체, 외교부에 있는 ‘에이트 참밍’이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거기서 봉사활동도 하고 또 운영하는 대안학교 일도 하고 있고요. 지금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아, 그렇군요. 활동하시면 참 바쁘시겠네요. 이 활동이 졸업이 지연된 이유도 됐다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사실 요즘에 물론 스님께서는 이제 인터넷상에서 굉장히 소통도 많이 한다, 이렇게 들었습니다만 젊은 층 포교, 우리 불교 입장에서 이게 참 어렵고 심각하거든요 지금.

석하스님 : 예예, 맞습니다.

양창욱 : 그래서 (젊은) 스님 목소리나 (스님의) 어떤 계획, 활동 같은 게 더 반가울 수가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이런 젊은 사람들에 대한 불교계 포교가 부족하고. 이렇게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석하스님 : 일단은 뭐 문제인식 받아들여야 될 것 같고요. 참 이제 해결해야 되는 숙제인데 해결책이 뭐 쉽게 나오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그래도 최근에 혜민스님이나 법륜스님, 정목스님 통해서 '힐링'이라는 코드가 오늘날 젊은이들의 코드에 맞아서 불교가 쉽게 다가가고 있거든요. 이제는 좀 더 수행법적으로, 일반 청소년들을 비롯해 젊은이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수행법이 좀 더 개발이 돼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요. 이제 그러기 위해서는, 수행법을 만든다라고 하는 게 그냥 쉽게 되는 게 아니고 이제 어떤 그런 경지, 세계라든지 그런 경지에 들어가야 하고, 그것을 체계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또...

양창욱 : 스님, 여기까지만요. 아휴, 죄송합니다. 시간이 다 돼가서. 다음에 또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석하스님: 예, 고맙습니다.

양창욱: 오늘 '불교를 말하다' 석하스님과 함께 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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