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욱 : 9일 '양창욱의 아침저널'[FM 101.9 MHz (서울)] '불교를 말하다' 시간입니다. 곧 개통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그런데 봉은사역의 역명을 놓고 지금 이웃종교인 개신교 일부에서 반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가 뭔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상임대표이신 퇴휴스님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스님 나와 계시죠?

퇴휴스님 : 예, 퇴휴스님입니다.

양창욱 : 예, 아침 일찍 감사드립니다.

퇴휴스님 : 네네.

양창욱 : 봉은사 인근에 이제 새롭게 9호선이 개통됐고, 9호선 역명이 봉은사역으로 확정된 거죠?

퇴휴스님 : 예. 지금 현재 서울시가 지역의 역사성을 고려해 이미 결정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양창욱 : 예. 그러면 지금 뭐 결정된 사항 가지고 왈가불가 이렇게 할 게 아니잖아요?

퇴휴스님 : 예. 그래서 사실은 이해가 안 되는 면이 있습니다. 정당한 절차를 통해서 결정한 합당한 결정이고요. 또 참 잘 결정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양창욱 : 어떤 의미에서 그렇죠?

퇴휴스님 : 예. 역사향자, 향토학자들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서울시 심의위원회가 있지 않습니까? 여기서 수차례 회의를 통해서 합리적으로 결정된 사안입니다. 뭐 특정 종교를 편향하고 이러기 위해서 결정된 것이 아니고요. 봉은사라고 하는 역사성, 이것은 아마 우리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라고 생각해요.

양창욱 : 예.

퇴휴스님 : 원래 이제 봉은사 주변에 주요 지명이라고 한다 하면, 코엑스라든지 또는 얼마 전에 민간인 자동차 회사에 매각된 한전, 아마 본사 부지죠 그게? 그리고 옆에 경기고등학교 등이 있습니다만, 원래 이 일대 전체가 다 봉은사 사찰 땅이었지 않습니까?

양창욱 : 예, 그렇죠.

퇴휴스님 : 그렇기때문에 오늘날 대한민국의 발전과 강남 개발의 신화를 만들어내는 데 불교계와 봉은사가 아주 크게 기여한 게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만큼 이제 봉은사가 우리 한국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라든지 대한민국 발전, 서울 강남 개발에 기여한 측면이 매우 큽니다. 이런 향토성이나 역사성, 또 그것뿐만이 아니라 이 봉은사는 한국 불교 1, 700년 역사 속에서 자그마치 1,2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양창욱 : 예. 1,200년의 역사... 정말 유서깊은 사찰이네요.

퇴휴스님 : 그렇다면 1,200여년 동안 우리 민족과 애환과 영광을 함께 했던 그런 자립니다. 그런 만큼 봉은사역으로 결정하는 것은 타당하고 또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생각하고요. 뭐 지금 현재 다른 이웃 종교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 것 자체가 참 이상한 사람들이 아닌가라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것은 아마도 편협한 그런 생각들, 또 몰지각에서 온 잘못된 생각이 아니겠느냐, 한국 사회를 분열시키는 심히 우려스러운 그런 주장이라고 보여집니다.

양창욱 : 예. 향토성과 역사성에 맞게, 또 무엇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잘 정해진 역명을 가지고 일부 개신교 단체와 언론에서 지금 종교간 갈등 양상으로 부각시키고 몰아가고 있다, 그런 느낌도 듭니다, 스님. 제가 보기에는.

퇴휴스님 : 저는 이제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요즘의 언론 보도를 통해 잘 알려지고 있는 소위 이슬람 무장단체라고 하는 IS의 문화재 파괴 행위와 다를 바 없지 않느냐, 이런 우려, 이런 생각이 언뜻 겹치는 게 아마도 기우만은 아니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듭니다.

양창욱 : 예예. 5351님이 문자를 주셨습니다. 저는 봉은사역 역명 결정 투표에 참여도 했습니다. 결정에 대해서 참 다행입니다. 이렇게 문자를 주셨네요, 스님. 저도 그 근처에서 몇 십년 가까이 살았습니다 봉은사 역 근처에서. 그래서 그 일대를 잘 알고 있는데. 사실 봉은사역 외에 뭐 다른 걸 또 갖다놓기도 힘들어요. 다른 역명을, 거기는. 코엑스역을 가져다 놓으면 뭐 현대자동차에서 가만있지 않을 것 같고. 오래 전부터 그 근처에 자리했던 경기고등학교는 또 가만히 있겠습니까? 스님 말씀대로 역사성이나 정통성 이런 걸 모두 비춰봤을 때 봉은사역이 가장 적절한데, 지금 일부 개신교와 단체들은 반대를 하고 있단 말이죠. 그들의 주장 요지는 뭐죠?

퇴휴스님 : 예, 저는 우선 이렇게 봐요. 뭐 주변에서 코엑스든 한전이든 경기고등학교든 어디에서 문제제기를 하든지 간에 그런 어떤 이해타산적으로, 어느 쪽이 지지하고 어느 쪽은 지지 안 하는 이런 식의 역명 결정은 바람직하지 않고요. 아무리 일부 기독교에서 반대가 백만 명, 천만 명이 한다 한들 그런 타당성이 결여된 주장을 수용한다면 그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일부 기독교에서 역명을 반대하는 뭐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양창욱 : 예. 우선 친일 행적 운운하고 있죠.

퇴휴스님 : 예. 봉은사가 친일행적과 관계되지 않았느냐라는 주장이라든지 또는 뭐 종교 편향적이라든지 이런 주장들을 하고 있는데, 이런 주장들이 근거가 미약하고요. 이것은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해요.

양창욱 : 예, 그렇군요.

퇴휴스님 : 무엇보다도 봉은사라고 하는 게, 아까 친일했다는 이런 주장에 대해서 제가 조금 더 얘기를 하자면 이 봉은사라고 하는 것이 역사성, 조선시대 역사를 우리 한 번 생각해 봐야 됩니다. 아마 조선의 역사, 또 한국의 역사에서 보면, 임진왜란이라고 하는 또 병자호란이라고 하는 아주 어마어마한 그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의 존폐와 관련된 우리 대한민국 역사 속에서 엄청난 고통을 겪은 전쟁 아닙니까?

양창욱 : 그렇습니다.

퇴휴스님 : 이 때에 그 당시에 활동했던, 주요한 전쟁터에서 활동했던 분들이 다 스님들이었단 말이에요. 당시에 소위 우리 조선의 정규군이 대략 한 2만 명이었다고 그럽니다. 그런데 승병들만 해서 지금 밝혀진 승병들만 대략 7,000명이 참여했다 그래요. 조선의 존망을 거의 사실상 불교의 의승병들이, 스님들에 의해서 결정됐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겁니다. 그런데 이 당시에 그 의승병들의 지도자가 어떤 분이냐,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서산대사, 사명대사 등등 이런 분들이란 말이에요.

양창욱 : 그렇죠. 예예.

퇴휴스님 : 근데 이런 분들이 그렇다면은 조선이라고 하는, 그렇게 불교가 박해를 받고 있던 시절에 이런 분들이 어떻게 지도자로 발굴이 됐느냐는 하는 것이죠. 그게 뭐냐면은 조선 명종 때 문정왕후의 지원 속에서 허응당 보우라고 하는 걸출한 고승이 나오게 됩니다. 그 고승에 의해 폐지됐던 승과, 과거제도가 부활합니다.

양창욱 : 예예. 저기 스님, 말씀 중에 대단히 죄송한데 지금 시간이 다 돼가지고요. 스님, 내일 다시 이 시간에 연결하면 안되겠습니까?

퇴휴스님 : 지금 1분만 더하면 안되나요?

양창욱 : 아... 광고때문에. 광고시간이 딱 맞춰져 있어서요. 죄송합니다. 내일 다시 연결할 테니까 내일 다시 말씀 이어주시죠, 스님.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퇴휴스님: 예, 알겠습니다. 

양창욱: 예, 고맙습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상임대표이신 퇴휴스님과 함께 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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