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운 20대에 들어와 1억원만 떠안아...반드시 KTX 승무원으로 다시 돌아갈 것

 

 양창욱 : 4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2부 '집중인터뷰'로 이어가겠습니다. 지난달 26일 대법원은 KTX 여승무원은 코레일의 노동자가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여승무원들에게 패소 판결을 내린 건데, 이에 따라 1억원의 임금을 반환해야하는 여승무원들이 생겼습니다. 이 기막힌 사연을 알아보겠습니다. 전국철도노조 서울본부 KTX 승무지부의 김승하 지부장님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지부장님 나와 계시죠?

김승하 : 네, 안녕하세요.

양창욱 : 예예. 지부장님 목소리를 좀 크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승하 : 아, 네. 잘 알겠습니다.

양창욱 : 예. 판결에 대해서 매우 실망스러우시겠어요.

김승하 : 아, 그렇죠. 저희가 지난 1,2심을 거치면서 법원이 저희 문제를 정확히 보고 상식적인 판단을 내려왔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패소 판결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고요. 저희가 이제까지 오면서 항상 KTX 승무원으로 돌아갈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왔는데 그런 판결이 나면서 승무원 전체가 좌절감에 휩싸인 상태입니다.

양창욱 : 예. KTX 여승무원들은 모두 몇 분쯤 계세요

김승하 : 아, 그거는 저희가 처음에 시작할 때는 370명이라는 인원이 같이 처음에 시작했는데.

양창욱 : 370명.

김승하 : 네. 1년의 투쟁 기간을 지나고 나니깐  한 90명이 남았고요. 3년 지나서 소송으로 가기 전에 마지막은 34명이 남았습니다.

양창욱 : 아, 34분. 예. 그럼 지금 근무하고 있는 KTX 여승무원 분들은 없는 건가요?

김승하 : 아뇨. 지금은 KTX관광레저라는 자회사에서 파견해서, 자회사에서 파견한 승무원들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예. 이 소송이 한 7년 됐다고 하던데, 7년 법정 싸움의 시작이 어떻게 된 거죠?

김승하 : 예. 시작을 따지자면 2004년 개통 당시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요. 그때 2004년 개통을 앞두고 2003년 12월에 저희 KTX 승무원 모집 공고가 났습니다. 그때 당시 홍익회에서 승무원들을 채용하는 형식을 빌렸지만, 사실 철도청 사람들이 채용하는 데 있었고 교육도 전담했고 급여나 스케줄 관리 같은 근무현장에 같이 함께 하면서 실질적인 고용주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철도청이 수요가 없다, 그러나 2005년에 공사 전환이 되면 너희들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지금처럼 이제 외주 입찰이 아닌 KTX, 코레일에서 채용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계속 했었고.

양창욱 : 그러니까 2005년에, 그 이듬해에 채용해주겠다, 이런 약속을 한 겁니까?

김승하 : 예.

양창욱 : 예. 당시 누가 그런 약속을 했습니끼? 이철 공사 사장이 그렇게 얘기했나요?

김승하 : 아니요. 그때 KTX 사업단장이라는 분이 그렇게 얘기했었고, 저희가 교육받는 연수기간 내내 철도공사에 소속된 교수님들이 항상 그런 얘기를 많이 해 주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은 당연히 그것을 계속 믿을 수 밖에 없었고요. 사실 계약서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계약서 자체는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양창욱 : 예. 계약서 자체에는 명시가 되지 않았군요, 당시에.

김승하 : 네. 그러고 나서 이제 1년이 지났는데도 전혀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고 그런데 그러면서 홍익회 자체에서 이걸, 승무 업무를 관리하는 능력 부족이 점점 드러났습니다.

양창욱 : 예.

김승하 : 그러니까 예를 들어, 보건휴가를 제비뽑기로 정한다든가 락커비나 명찰, 가방비를 승무원 월급에서 떼어가고...

양창욱 : 아... 저런...

김승하 : 승무 시간은 점점 늘어나는데 월급은 줄어가고.

양창욱 : 예. 불합리한 일들이 속속 드러났군요.

김승하 : 네. 1기 승무원이 뽑힌 이후에 1년 후에 2기 승무원이 뽑혔는데요. 1기 승무원과 2기 승무원들 월급에 차등을 둬야 된다 그러면서 1기 승무원 월급을 올린 게 아니라 2기 승무원 월급을 깎아서 그렇게 형평성을 유지하고.

양창욱 : 아, 예예.

김승하 : 이런저런 이의제기하면 재계약에서 탈락시키겠다 이렇게 협박도 하고 그러면서 이제 저희들은 노조, 철도노조에 가입하게 됐고요. 그다음에 이제 그러한 이유로 홍익회와 철도공사가 업무위탁계약을 해지하고 KTX관광레저로 전환을 통보받으면서 그 이적 통보를 거부한 280명 승무원 전체가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양창욱 : 예. 근데 방금 말씀하신대로 철도공사 측에서 여승무원들을 KTX관광레저로 이적시키려고 했었잖아요. 근데 왜 거부하신 거예요?

김승하 : 사실 철도공사가 계속 승무 업무를 외주하겠단 입장을 고수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홍익회가 업무 능력이 부족한 그런 문제가 생기니까 '관광레저'라는 또 다른, 감사원에서 부실기업, 부실 자회사로 지적을 받은 그런 관광레저라는 회사로 이적하라고 지시를 내렸는데 사실 승무업무 자체가 철도공사 관리·감독 아래서 다 같이 유기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되는 업무들이 많기 때문에, 또 파견할 수 없는 안전 문제와 직결돼 있습니다. 그래서 승무 업무 자체가 직접 고용을 해야지만 제대로 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공사의 지침에 따를 수가 없었고요. 실제로 지금의 관광레저는 안전 업무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긴 개인임무카드를 항상 휴대하고 다닌다고 합니다.

양창욱 : 예.

김승하 : 그래서 그 카드에는 항상 예외상황 발생 시 직무 사고에 유의하며 열차 팀장의 협조 요청 아래 뭐 효율적으로 대응한다고 돼 있지만 주된 임무는 정확한 상황 파악과 안전하고 적절한 고객 안내다, 이렇게 돼있다고 하더라고요.

양창욱 : 예. 원래 취지랑 많이 다르군요, 지금 관광레저에서 하는 일이라는 것들이. 근데 KTX 승무원 중에 남자 승무원들도 있는데 남자 승무원들은 철도공사 소속의 정규직으로 다 채용이 됐어요?

김승하 : 아 그게 그분들은 원래부터 KTX 개통 전에 이미 철도청 소속으로 무궁화나 새마을 열차에서 열차승무원으로서 경력을 쌓아 오신 분들이고요. KTX열차가 개통을 하면서 직무를 이동해서 KTX열차 팀장님이 되셨습니다. 그런데 KTX 승무원만 위탁 업체에서 계약직으로 여성으로만 채용을 했는데 이건 사실 사회적 분위기가 남자는 좀 고용이 안정돼야 되지만 여성의 고용을 좀 더 유연하게 판단하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보고요.

양창욱 : 그러네요. 예.

김승하 : 여승무원이 서비스를 한다, 이런 여성성을 부각시켜서 KTX 이미지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양창욱 : 아이고, 그렇군요. 근데 지금 가장 큰 문제가 바로 비용인데 이번에 패소 판결을 받으면서 그 해고 여승무원들, 여승무원 분들이 1억 원이라는 개인 비용 부담을 해야 된다면서요? 이 금액을 반환해야 된다면서요? 1억 원이 어떤 돈입니까? 이 돈이.

김승하 : 2008년에 1심 승소 이후에 12월에 KTX 승무지부 조합원 34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보장 및 임금지급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서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본안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매달 180만원씩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고요. 그로부터 이제 2012년 12월에 철도공사 측이 가처분 취소 판결을 또 내려서 이게 취소가 됐고요. 그래서 총 4년간 받은 임금과 또 이제 소송 비용 합해서 1억 원을 지금 반환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양창욱 : 아휴, 이게 지금 개인적으로 1억 원이면 엄청나게 큰 돈이잖아요.

김승하 : 예.

양창욱 : 예. 이거를 어떻게 반환하라고...

김승하 : 지금 다들 그게 걱정입니다.

양창욱 : 예, 그러네요. 이제 또 걱정이 되는 게 여승무원 분들의 거취예요. 앞으로 거취가 어떻게 됩니까?

김승하 : 지금까지는, 사실 지금까지 오랜 시간이 지나오면서 여승무원들이 3년간 참 가열차게 투쟁을 했지만 지금은 신상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거의 80%는 결혼을 하고 한두 명의 아이들을 가진 아이 엄마가 되었습니다.

양창욱 : 예. 20대 때 들어오셔 갖고 이제 한창 싸우다보시니까 벌써 30대가 되셔서 이제 결혼도 하고 그렇게 됐네요. 아이고.

김승하 : 예, 그렇죠. 지금 상황에서 하지만 이렇게 좌절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모색해서 다시 한 번 저희가 저희 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최선을 다해서 찾아보자라는 식으로 조합원과 결의를 한 상태입니다.

양창욱 : 철도공사 소속의 정규직이 되는 게 가장 궁극적인 목적입니까?

김승하 : 아, 우선 저희는 철도공사의 직접 고용.

양창욱 : 직접 고용?

김승하 : 예. 철도공사에 직접 고용돼서.

양창욱 : 그것이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상관없이 일단 철도공사에 직접고 용이 되고 싶다? 위탁업체나 대리업체가 아닌?

김승하 : 예. 그래야지만 안전 업무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으니까요.

양창욱 : 음. 그러니까 일단 34분만 지금은 해당이 되는 것이죠?

김승하 : 예, 그렇죠. 지금은 그렇죠.

양창욱 : 아, 철도공사가 34분 정도는 어떻게 좀 배려를 안 해줍니까? 아휴, 마음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5261님도 저 같은 마음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를 들으니 너무 안타깝습니다. 말도 안 되는 판결에 분노를 느낍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격려 문자를 주셨어요.

김승하 : 아, 고맙습니다.

양창욱 : 예. 6089님. 여승무원들의 복직을 기도했는데 판결이 너무 안타깝고 속상합니다. 이렇게 또 문자를 주셨습니다. 근데 아까 이제 거취문제 말씀하시면서 이런저런 계획들을 세우고 계신 것 같던 데 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김승하 : 아, (대법원에서 판결 후 고등법원으로 환송시켰기때문에) 아직 앞으로 고등법원 판결이 남았는데요. 우선은 최선을 다해서 저희가 결과를 뒤집을만한 증거를 찾는 일에 집중할 예정이고요. 또 KTX 승무원들은 전국철도노동조합 조합원으로서 우선 공사와 교섭을 하려고 요구하려고 합니다. 사실 처음 마지막 2008년에 공사와 마지막 교섭 당시 그분들이 1심 결과를 받아들이겠다, 법원의 결과가 나오면 그대로 받아들이겠다 했지만 계속 상고하면서 시간을 끌어온 점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1심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던 약속을 상기시키고, 또 철도노조가 투쟁으로서 해고된 조합원들을 복직시킨 경우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도 희망 잃지 않고 끝까지 투쟁해서 KTX 승무원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양창욱 : 예. 아침저널도 많이 도와드릴게요.

김승하 : 감사합니다.

양창욱 : 뭐 도움이 필요하신 거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김승하 : 감사합니다.

양창욱 : 예. 0737님 문자 하나 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노동문제 사법화는 없어져야 합니다. 노동자를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이렇게 또 문자를 주셨네요. 그럼 지금 김승하 지부장님은, 요즘 일상은 이 일 외에는 다른 일 하고 계시는 건 없어요?

김승하 : 아, 원래 사실 이 사태가 터지면서 제가 계획했던 일들이 지금 다 엉망이 된 상태에요.

양창욱 : 그렇겠네요. 예.

김승하 : 네. 계획된 일들, 계획 잡았던 일들 다 캔슬시키고 지금 여기에 올인하고 있는 중입니다.

양창욱 : 예. 점점 갈수록 이제 어떤 투쟁력이라고 할까요? 지치고 그래서 의지가 좀 많이 약해지고 그러실 텐데 기운내시기 바랍니다..

김승하 : 감사합니다.

양창욱 : 고맙습니다, 오늘 말씀. 지금까지 전국철도노조 서울본부 KTX 승무지부의 김승하 지부장과 함께 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