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의 해외공관 갑(甲)질 못하게 할 것"

 
▲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국회 외통위원장,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

 양창욱 : 3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2부, '집중인터뷰' 시작합니다. 얼마 전 헌정사상 최초로 여성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된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 연결돼 있습니다. 의원님 나와 계시죠?

나경원 : 네, 안녕하세요.

양창욱 : 예, 아침 일찍 감사합니다.

나경원 : 아휴, 아닙니다.

양창욱 : 예. 목이 좀 잠기셨네요.

나경원 : 하하.

양창욱 : 요즘 몇 시에 일어나세요?

나경원 : 뭐 때에 따라서 매일 다른데요. 주로 정치인들은 일찍 일어나잖아요.

양창욱 : 예. 많이 안 주무시죠?

나경원 : 많이 못 자네요.

양창욱 : 예. 지금까지 의정활동 이렇게 하면서 외통위랑 인연이나 경험이 있으셨나요?

나경원 : 예. 이번에 19대 국회에 다시 들어오면서 외통위로 소속돼 외통위 활동을 했고요. 그 다음에 제가 정치를 쉬는 33개월 동안 주로 퍼블릭 외교를 많이 했습니다. 뭐 장애인 스포츠 활동이나 또는 장애인 활동과 관련해서 IPC 집행위원 선거에 나가서 전세계를 상대로 선거 운동도 다니고요.

양창욱 : 아, 예, 맞아요. 그렇군요.

나경원 : 스페셜올림픽을 또 대한민국이 개최하면서, 스페셜올림픽을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면서 각종 활동을 했습니다. 그래서 정치를 쉰 33개월 동안 퍼블릭 외교 활동을 많이 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아, 그렇군요. 그런 일이 있었군요.

나경원 : 예예.

양창욱 : 정두언 의원하고 경합이 치열했습니다. 두 분이 개인적으론 친하신가요?

나경원 : 예. 정두원 의원님께 늘 뭐 자주 의논드리고 그러던 상대였고요. 당내 경선은 안 했으면 했는데 하게 돼서 좀...

양창욱 : 예. 뭐 끝나고 나서 괜찮으시죠?

나경원 : 예. 그럼요. 이제 정 의원님도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을 하시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해봅니다.

양창욱 : 예, 알겠습니다. 외통위원장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하시겠다, 이런 포부는 좀 들어봐야 될 것 같아요. 현안 여쭙기 전에.

나경원 : 외통위 활동을 이렇게 하면서 보니까요. 외교 분야하고 통일 분야가 굉장히 이제 좀 다른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동안 이제 우리나라 통일부의 역할이 좀 그동안 많이 미미하다, 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통일부의 통일 관련된 역할이. 통일부의 역할뿐만 아니라 남북문제나 통일 문제에 관해서 조금 사전 조율이 조금 약한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고. 또 통일 이슈는 조금 국회가 오히려 주도적으로 풀어가는 게 정부 운신의 폭도 넓히고 실질적으로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해서...

양창욱 : 아, 국회가 중심이 돼야...

나경원 : 조금 국회가 앞장서나갈 생각이고요. 외교문제는 사실은 굉장히 우리가 속 시원하게 얘기하고는 싶지만 또 외교 관계라는 것이 상대가 있다 보니 정부와 좀 밀접한 협업을 통해서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잘 만들어가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해봤습니다.

양창욱 : 예. 뭐 많은 상임위원장님들이 계시지만 외통위원장님 상당히, 저희 기자들이 느끼기에는 중량감이 있는 그런 위원장입니다. 앞으로 기대가 큽니다, 의원님.

나경원 : 열심히 하겠습니다.

양창욱 : 현안은 뭐,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 얘기부터 먼저 좀 해볼까요. 한·중·일 과거사 영토 갈등이 3국의 공동 책임이다 이런 얘기를 해가지고 지금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 제일 궁금한 게 이게 워싱턴의 의중과 정서가 과연 반영된 것이냐 이런 거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경원 : 그렇죠. 셔먼 차관의 발언이 과연 워싱턴의 정서냐, 이게 가장 저희가 경계해야 될 부분이고요. 어제 외통위가 있었습니다. 외교부 차관이 어제 출석을 했었는데 우리 외교 당국자들끼리 접촉을 해 본 결과 그것이 워싱턴의 공통적 정서는 아니다, 워싱턴의 한·일의 역사에 관련된 워싱턴의 기본적인 입장은 바뀐 게 없다라는 그런 확인을 들었다고 합니다.

양창욱 : 아, 외교부 차관 말이.

나경원 : 예예예. 작년에 오바마 대통령 같은 경우는 뭐 저희 마음에 와닿게 얘기를 해주기도 했었는데요.

양창욱 : 아주 강력하게 했었죠.

나경원 : 예. 그런데 기조가 바뀐 게 없다가 미국에서 확인해준 입장이긴 하지만 최근 이제 일본이 뭐 굉장히 외교, 역사 문제에 관해서 적극적 외교 활동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물론 현재 바뀐 건 없다고 하지만 그 기조가 바뀔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좀 예의주시해야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요. 특히 이제 뭐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가 너무 호들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절대 가볍게 보지는 않아야 될 사안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양창욱 : 아, 호들갑도 안 되지만 가볍게 봐서도 안 된다, 그런 말씀이시고. 남북관계 얘기 바로 넘어가겠습니다. 북한이 왜 이렇게 대화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하세요? 우리 정부가 어떻게 하면 북한이 대화에 나올까요? 이렇게 여쭤보는 게 더 낫나요?

나경원 : 어려운 문제죠. 지금 사실 이제 정부와 북한 간에 과연 활발한 이야기가 오고가느냐 이런 부분에 대한 의문이 많이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저는 계속해서 그동안 이제 외통위 활동을 하면서도 이야기 해왔지만 정부가 그동안 밀실협상은 없다, 북한과, 밀실에서 주고받는 것은 없다라는 원칙을 세워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뭐 주고받고 급해서 하는 외교 형태는 바뀌어야 되겠지만 이 밀실이라는 게 다르게 말하면 비공개회동이거든요. 비공개회담인데. 정부가 북한하고 좀 다양한 방법으로 공개·비공개 회담을 가리지않고 대화에 나설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양창욱 : 비공개회담도 해야한다? 물밑 협상도 해야 된다?

나경원 : 예. 비공개회담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런 비공개 회담 없이 공개 회담만 하고자 하니 대북정책이나 남북관계가 구호에 그친 게 아닌가 이런 아쉬움이 있습니다.

양창욱 : 예. 근데 사실 뭐 통일부나 외교부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가장 두려워해야 할 분 가운데 한 분이 또 외통위원장이시죠.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이런 저런 관계들이 또 설정돼 있으니깐요. 그런데 지금 제일 궁금한 게 박근혜 정부 들어서, 뭐 이명박 대통령 때 이미 통일부를 없애려고 한다 이런 얘기가 있었다가 또 없는 얘기가 됐지만, 저희 기자들은 지금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청와대에서 군 출신들의 강경파들이 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대화론자에 가까운 통일부의 역할이 미미해지고, 작아지고, 목소리를 못 내는 거 아니냐, 그래서 또 다시 무용론이 나오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경원 : 아까도 잠깐 말씀을 드렸지만 통일부가 통일정책을 주도해야 되지만 우리나라 통일문제나 남북문제가 주변국과의 밀접한 관련 속에서 해결되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외교부라든지 이런 곳과 조율이 필요한데요. 실질적으로 그 과정에서 통일부의 통일정책에 관한 의제가 강력하게 반영되지 못한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뭐 조금, 뭐 그렇다고 해서 통일부가 역할을 못하니까 통일부를 폐지해야 된다, 이건 저는 찬성하지 않고요.

양창욱 :그럼  통일부가 어떻게 역할을 찾아가야 될까요?

나경원 : 오히려 좀 통일 정책에 있어서 통일부가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줘야 되겠죠. 그동안 좀 통일부가 이제 그런 권한을 제대로 갖지 못했고 또 특히 작년에 통준위가 별도로 출범하면서 통일부와 통준위 간에 역할은 어떻게 나눠지냐 뭐 이런 여러 갈등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통일부에 힘이 조금 더 실렸으면 하는 그런 생각입니다.

양창욱 : 그렇군요. 통일부에서는 좋아하겠습니다. 사드(THAAD) 얘기 좀 해볼게요. 미국하고 중국 사이에서 우리가 이제 박근혜정부가 나름 균형외교를 취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꼭 이렇게 양측 간에 똑같은 균형외교를 취하려다 보니까 맞물리는 문제가 사드(THHAD)나 엠디(MD)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 사드(THHAD) 배치에 대해선 국민들이 찬성 여론이 높아요.

나경원 : 예.

양창욱 : 어떻게 보십니까?

나경원 : 뭐 안보에 대한 필요성 이런 거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참 우리가 사드(THHAD) 배치 문제갖고 지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굉장히 어려운 입장에 놓여있는데요. 이 문제는 뭐 너무 오랜 시간 걸리지 않게, 그러나 충분히 입장을 설명해서 안보에 도움이 되고 국익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풀어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양창욱 : (국민들의 찬성 여론이 높지만 중국의 반대로) 사드(THHAD)든 뭐든 결국 설치할 수 있겠느냐, 이런 의구심을 제기하는 분들도 이젠 많으세요. 결국에 궁극적으로 이게 배치가 가능하겠느냐...

나경원 : 배치가 불가능하다?

양창욱 : 예예.

나경원 : 조금 뭐 필요성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더 좀 지켜보면 어떨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중국에서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그 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이런 것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양창욱 : 예, 알겠습니다. 해외 공관 외교관들, 앞으로 국정감사나 이런 것들때문에 외통위원장으로서 밖에를 많이 나가실 거잖아요? 외통위 의원들도 같이 동반하시고. 이러다 보면은 해외 공관 외교관들의 고충 가운데 가장 큰 게 뭐냐하면, 국내에서 오는 고위급 인사들, 특히 국회의원들 의전이라고 합니다. 거의 뭐 한 번 올 때 마다 의전하느라 이런저런 일들을 아무 것도 못한다는 거죠. 이게 이제 아무래도 국회의원들이 가시기 때문에 해외 공관에 있는 외교관들, 외교부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의전을 잘해야 된다는 게 당연히 있죠. 이러면 일들이 잘 안 돌아가고 여기에 다 신경을 쓰다보니까 여러 가지 좀 불합리한 일들도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런 건 좀 고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나경원 : 예, 뭐 저도 당연히 공감하고요. 불필요한 의전 같은 거는 과감하게 없애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근데 이제 뭐 외교 활동을 위해서는 풀리 서포트(fully support)를 해줘야 될 거고요. 실질적으로 국회에서 이제 의원들께서 외국 방문하거나 이런 것을 통해서 평소 대사관에서 풀지 못한 숙제를 직접 의원들이 그 곳의 내각 구성원들을 만나면서 도움이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적극적으로 서포트를 해야 되지만 불필요한 의전은, 불필요한 의전을 받는 의원들의 입장에서도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불필요한 의전은 과감하게 축소해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양창욱 : 아니, 근데 이게 좀 나이 지긋하고 이런 분들, 의원님들은 바라는 게 좀 많으신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이렇게 해서 A부터 Z까지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 물론 밖에 나가면 아무래도 낯설고 그러니까 그런 대목도 있겠지만은...

나경원 : 그런 불편함이 좀 있으니까 이제 그런 부분에 대해서 또 필요하신 부분들이 좀 있으실 텐데요. 전체적으로 이제 국가의 국격, 뭐 외교활동의 성과 이런 부분, 외교활동에 있어서의 필요성 이런 부분을 보고 이제 좀 합리적인 의전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양창욱 : 예, 알겠습니다. 위안부 문제가 해결이 되어야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가 열린다고 박근혜 대통령이 일관되게 계속 얘기하고 있거든요. 근데 뭐 일본 아베 정부는 전혀 응할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는. 한·일 관계는 또 어떻게 풀어야 될까요?

나경원 : 한·일 관계, 우리가 꼭 풀어야 될 가장 어려운 외교 관계죠. 작년부터 외교부 차원에서 이 위안부 문제에 관한 여러 가지 논의를 해오고 협상을 해오고 있습니다. 뭐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의 입장을 견지해가면서 이 한·일 관계는 반드시 좀 정리해가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이제 올해는 의미 있는 해가 아니겠습니까? 한·일 관계가 새롭게 성립된 의미 있는 해인만큼 이 의미 있는 해를 통해서 그 동안의 역사 문제라든지 이런 갈등을 털고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한일관계가 출범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양창욱 : 알겠습니다. 의원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경원 : 예예, 고맙습니다.

양창욱 : 예예. 지금까지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과 함께 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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