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욱 : 24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1부 '불교를 말하다' 시간입니다. 해인사의 차기 방장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가 다음달 7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각 방장 후보들의, 후보 스님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해인사 백련암 감원으로 계시는 원택스님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스님 나와 계시죠?

원택스님 : 예, 안녕하셨습니까.

양창욱 : 예. 아침 일찍 감사드립니다.

원택스님 : 네네.

양창욱 : 지난 번에도 한 번 나오셨잖아요.

원택스님 : 그때는 뭐 종정이셨던 법전 대종사가 입적하셔서...

양창욱 : 예. 자주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원택스님 : 아, 예. 하하.

양창욱 : 스님, 해인사 방장 스님의 위치가 우리 불교계에서 차지하는 그 의미가 어느 정돕니까?

원택스님 : 그러니까 총림 제도가 1967년에 수립돼서 그 최초의 총림이 우리 해인총림이었습니다.

양창욱 : 예, 총림은 뭐죠?

원택스님 : 총림은 말하자면, 쉽게 이야기하자면 이제 종합 선불장이라고 합니다. 선원, 강원, 율원 등을 갖춘. 요즘 무슨 염불원 등을 개설한 종합적으로 불교 교육을 시키는 곳.

양창욱 : 예, 그런 곳을 다 갖춘 곳.

원택스님 : 예, 갖춘 곳. 그래서 그 종합수도원의 최고 어른으로 모든 지도를 맡고 특히, 정신적 지도를 맡고 계시는 분이 방장이라는 그런 직책입니다.

양창욱 : 예. 그럼 최고 어른이신 거네요.

원택스님 : 예, 그렇죠.

양창욱 : 예, 최고 어른이시고.

원택스님 : 그러니까 해인사에서 성철스님께서 한 23년에 걸친 방장을 해 오셨던 그런 권위로서 더욱, 총림이나 방장에 대해서 세상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양창욱 : 그러니까 해인총림의 방장이시면 사실상 우리나라 불교계를 대표하는 최고 어른이시군요?

원택스님 : 뭐, 그런데 또 다른 총림의 방장스님께서 그렇게 들으시면 섭섭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양창욱 : 아, 서운해하실 수 있겠네요.

원택스님 : 예. 방장스님들은 다 내가 최고의 정신적 지도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계십니다.

양창욱 : 그렇군요. 근데 보통 이 정도 되는 큰 어른이시면 이게 추대가 돼야 되잖아요?

원택스님 : 지금까지는 해인사도 한 45년 동안 추대로서 방장스님을 모셔왔고 다른 총림에도 산중의 제일 어른을 추대하는 전통을 가지고 오고 있습니다.

양창욱 : 예, 그렇군요. 근데 이번에는 아닌가요? 어떻게 되나요?

원택스님 : 이번에는 어떻게 해인사에서도 훌륭한 그런 스님들이 많이 계심에도 불구하고, 그 어른들이 추대의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데도, 추대보다는 또 한 세력에서 우리 세대에 맞게 대중이 원하는 그런 분을 이제 방장으로 추대해보자는 움직임이 해인사에서 급히 생겨났습니다.

양창욱 : 예. 스님 입장에서 보시면 그래도 이게, 아무래도 추대로 가는 게 투표보다는 모양새나 그 취지에 부합하는 거잖아요?

원택스님 : 추대로 가서 어른을 모셔야만 산중의 탈도 없고 화합된 어떤 분위기 속에서 선대의 그런 전통을 이어가면서, 소위 가풍을 이어갈 수 있을 텐데 방장 선임을 저희들이 추대하지 못하고 선거로 갔을 때는 선거의 후유증이 고스란히 이제 총림에도 자리잡게 되면 그것이 걱정입니다.

양창욱 : 후유증이 남을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어쨌든 지금 대원스님과 원각스님이 일단은 후보로 나오셨어요. 두 스님 다 훌륭하신 스님들로, 다 큰 스님들로 저희들은 알고 있습니다. 원택스님도 다 잘 아시는 분들이시죠?

원택스님 : 다 잘 알고 있죠.

양창욱 : 예. 그럼 뭐 누구 편을 드시고 이런 건 없으시겠네요.

원택스님 : 어느 편도 안 들려고 했는데 안 들려고 하면서 이제 힘이 된다면 선거보다는 추대가...

양창욱 : 예, 단일화를 이뤄내고 싶으신 거죠?

원택스님 : 추대를 하면서 큰스님의 후광을 잇고 조정을 해보려고 했는데 저부터 어떻게 떠밀려서 원각스님을 지지하는 그런 입장에 서버리니까 산중에 죄송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원택스님께서는 생방송인터뷰를 마치고 지지하는 후보가 대원스님이라면서 수정을 요청하셨습니다. -양창욱 기자主-) 

양창욱 : 예, 이게 참. 그래도 어쨌든 다음달 7일 산중 총회까지는 후보 단일화 노력을 계속 해보시는 거죠?

원택스님 : 지금 계속 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예. 그러면 원택스님이 대원스님과 원각스님을 좀 설명을 해 주세요. 어떤 분들이신지 소개를 좀 해주셔야 될 것 같아요.

원택스님 : 예. 대원스님께서는 용성대종사, 또 이제 거기서 많은 용성스님의 제자가 계셨는데 그중에 고암대종사가 용성스님의 법을 잇게 되시고 그 고암스님의 전법제자가 또 대원큰스님이십니다. 그리고 우리 원각스님은 저번에 해인사에서 종정을 하신 해암큰스님의 상좌입니다.

양창욱 : 아, 그러시군요.

원택스님 : 그러니까 다 용성스님의 증손자뻘들 되시는 분들이시죠.

양창욱 : 아, 증손자뻘.

원택스님 : 같은 문중에 계시는데 뭐 이렇게 참.. 따지고 보면 용성스님의 큰 선지를 이어가는 자손들인데 그 분들이 추대가 되게 합의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예. 그러면 이제 대원스님 측이 계시고, 원각스님 측이 계시고 이렇게 이제 두 부류로, 두 그룹으로 나뉘어지는데 뭐 흔히들 선거 공약이라는 게 있어요. 제가 방장이 되면 이러이러하게 하겠다, 이런이런 일을 해 보겠다 이런 게 있는데, 대원스님과 원각스님은 각각 어떻게 내세우고 계시나요?

원택스님 : 지금은 산중에서 선거기간이 짧아버리니까 바로 3월 7일 날 하니까... 만약 선거를 하게 되면 선거 공약을 내서 나는 이렇게 해서 하겠다, 이렇게 지도하겠다 그런 선거공보도 만들고 할 수 있겠지만... 산중에 쭉 살아오셨던 분들이시니까 그 분들의 성격을 또 대중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고 하니까 어느 분의 지도를 받더라도 선불장의 전통은 이어갈 수 있을 거다 그렇게 믿고. 본인들께서도 내가 참 정말 진정한 용성의 법을 이어서 곧 지도에 나서겠다, 대원스님은 그렇게 주장하시고 계시고. 원각스님께서는 나는 방장될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우리 고조 문중님과 6대 문중의 갑작스런 추대로 인해서, 추천해서 내가 지금 방장 후보에 오르고 있다, 이 말씀을 계속 하고 계십니다.

양창욱 : 예. 원택스님 참, 객관적으로 두 분을 잘 설명해주시는 것 같아서 오늘 정말 잘 모신 것 같아요.

원택스님 : 예, 감사합니다.

양창욱 : 그래도 검증 절차 뭐 이런 것은 있어야 되잖아요?

원택스님 : 이제 요즘은 뭐 청문회 가면은 검증 절차가, 뭐 조상까지 요구하는 검증 절차를 하고 있는데 저희들이 평생을 가까이에서 두 스님을 모시고 있으니까 구체적인 큰 스님의 어떤 능력, 깊은 곳은 스님들의 법문 속에서 다 느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양창욱 : 아, 예. 그렇군요.

원택스님 : 그렇게 하지 뭐 그 분들이, 그리고 이제 살아오신, 후학들을 지도해 오신 그런 평가로서 대중 스님들께서도 아, 이 분이 우리들을 지도하면 참 적합한 분이다라고 다 생각하고 있겠지만, 이렇게 선거 국면 양상이 되니까 다들 입을 다물고 계시는 것 같아요.

양창욱 : 아, 그렇군요. 어쨌든 공정하고 투명하고 또 가급적이면 여법하게 추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저 개인적으로 있습니다, 스님.

원택스님 : 예, 정말입니다.

양창욱: 스님 끝으로 관련된 논란이 하나 있어서 여쭤볼께요. 해인사 전 주지 선각스님께서 자신의 임의대로 방장스님의 순서와 임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특정 스님에게 방장추천을 약속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던데 여기에 대해서는 하실 말씀이 없으세요?

원택스님: 의혹이 아니라 선거가 아닌 추대 개념으로 가려고 내부 스님들끼리 이미 합의가 된 부분이었는데 외부에서는 그것을 독재로 비춰보는 듯 합니다.

양창욱 : 예예. 오늘 말씀 감사하고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원택스님 : 예, 고맙습니다.

양창욱 : 또 모시겠습니다, 스님.

원택스님 : 예예.

양창욱 : 지금까지 해인사 백련암 감원 원택스님이셨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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