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3천개 中 2백개만 불교 유아보육기관...그나마도 국공립 위탁

 

 양창욱 : 10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1부 '불교를 말하다' 시간입니다. 최근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 우리 사회의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불교계에서도 유아 보육기관들이 많이 있습니다. 보육환경은 어떤지, 우리 불교계 유아교육기관의 역할은 어떤 지 한 번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동국대 불교아동보육학과 나정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나정 : 네, 나와 있습니다.

양창욱 : 예예. 요즘 어린이집에서 자꾸 불미스런 일들이 많아요.

나정 : 네.

양창욱 : 이게 뭐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것 같은데. 옛날에도 많았는데 요즘 좀 유달리 부각이 되고 있는 건가요? 아니면 요즘 더 많은 건가요?

나정 : 요즘 더 많아진다고 볼 수 있겠죠. 기관수도 늘어나고 아이들 숫자, 교사 수도 늘어나니까요.

양창욱 : 예. 흔히 근데 어린이집, 유치원 이런 거 하면 이웃종교 관련 시설들로 많이 생각이 됐거든요. 저희 어릴 때도 그렇고. 뭐 성 베드로 유치원 뭐 이런 거 있지 않습니까, 어릴 때부터. 그래서 뭐 저도 그런 데 익숙하게 자랐었는데 불교계에서도 많이 있다면서요, 참여가?

나정 : 최근 들어서 좀 늘고 있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요. 근데 우리나라의 유아에 대한 교육과 보육은 기독교가 시작을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주 적습니다. 전체 43,000개의 어린이집 중에서 채 200개가 되지 못하니까요. 숫자는 조금 적죠. 상대적으로요.

양창욱 : 40,000...

나정 : 43,000개.

양창욱 : 전체 43,000개 중에서 200개라고요?

나정 : 200개가 채 못 되는 거죠. 그러나 최근 들어서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이긴 합니다. 여러 사찰들에서 사회복지법인을 만들어서요. 국공립 어린이집을 위탁하는 경향이 조금씩 늘고 있거든요.

양창욱 : 예. 아니, 우리 불교는 왜 이렇게 적은 겁니까, 그럼?

나정 : 아마도 상대적으로 관심이 좀 적어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양창욱 : 예. 그래도 정말 너무 심각한데요. 20,000개도 아니고 2,000개도 아니고 43,000개 중에서 200개. 200개 정도... 이게 이제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이런 말씀이시고.

나정 : 네네.

양창욱 : 예. 그러면 이런 것들을 주로 하는 데는, 200개라도 하는 곳은 어디에요? 종단 차원에서 하나요?

나정 : 아뇨, 그렇지는 않고요. 각 사찰이, 특히 이제 규모가 큰 사찰들이 사회복지법인을 만들거나 또는 사찰이 직접 어린이집을 운영하거나 또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위탁받는 형편인데요.

양창욱 : 예예.

나정 : 국공립 어린이집은 주로 법인을 중심으로 위탁하는 경향이 늘고 있으면서 이제 사찰이 만든 사회복지법인들이 그런 활동에 좀 참여하게 된 거죠.

양창욱 : 예, 그렇군요.

나정 : 그래서 최근 들어서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이제야 좀 관심들을 갖고 계시는 거네요.

나정 : 네, 그렇다고 보입니다.

양창욱 : 예. 우리 불교계가 유아 보육기관을 운영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요?

나정 : 아마도 그 불교정신이 프로그램에 녹아있을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면은, 아이들때부터 생명을 존중한다거나 또는 자비심을 키운다거나, 길고 짧은 명상활동 등을 통해서 아이들의 인성이 조금 더 선해진다거나 바른 인성이 된다거나 그리고 태도가 좀 좋아진다거나 아마 그런 현상을 우리가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양창욱 : 그렇겠네요. 적어도 아동 학대는 없겠죠?

나정 : 그러리라고 믿습니다.

양창욱 : 예. 생명과 자비를 가르치고 배우는데 설마 아동학대가... 그러면 부모님들 반응은 어떠세요, 보통? 저희들이 이렇게 지금 의도하고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부모님들도 실질적으로 느끼고 계시나요? 학부모님들도?

나정 : 원장님이나 교사들을 통해서 제가 간접적으로 듣기로는요. 부모님들이 일단 불교계, 특히 사찰이 운영하는 그런 곳에는 분명히 아이들의 인성과 태도가 좋을 것이다, 좋아질 것이다, 라는 기대를 하고 보내시고요. 그리고 또 불교계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특별히 자비나 생명존중 이런 것들을 좀 강조해서 프로그램을 운영하시려고 다들 노력을 하시고 계십니다.

양창욱 : 그러시군요. 근데 지금 유아교육기관이 뭐 비단 불교계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시되는 것이 보육교사들의 자질론 같아요.

나정 : 네.

양창욱 : 어떤 분들이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느냐 이런 부분들아 중요한데... 우리 불교계 유아교육기관에서 근무하시는 보육교사들은 다 재가불자신가요?

나정 : 아뇨. 그렇지는 않습니다.

양창욱 : 아.

나정 : 개인사찰, 개별사찰이 설립해서 운영하는 곳은 교사들을 뽑을 때 저희 학과 출신이라든지 뭐 동국대 출신이라든지 이런 불자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신데요. 국공립 어린이집을 위탁받아서 운영하실 때는 불자만을 교사로 뽑을 수가 없습니다.

양창욱 : 아, 그렇군요.

나정 : 국공립이기 때문에요. 네. 그래서 제가 알기로도 사찰이 위탁받아서 운영하는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로 가톨릭 신자나 기독교 신자 교사들도 근무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아, 이런 분들이 어떻게 불교의 자비사상이나 생명사상 같은 것을, 불자들보다는 아무래도 전하는 게 좀 미흡하지 않을까요?

나정 : 예. 그래서 국공립 어린이집을 위탁받아서 운영하는 원장님들은 대체로 불자들이신데요. 아침에 그 분들과 함께 한 15분, 20분 짧은 명상을 좀 한다든지 그리고 특히 식사시간이라든지 아니면은 산책을 나가서도 특별히 더 생명존중을 좀 강조한다든지 그래서 교사들한테 양해를 구하는 경향이 있긴 있어요. 그렇지만 국공립이기 때문에 종교색을 많이 띠기는 점점 더 어려운 거죠.

양창욱 : 예. 그러면 200개 중에서 국공립 위탁은 몇 프로나 되나요?

나정 : 대부분이 국공립 위탁이라고 아마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아, 그렇군요.

나정 : 200개가 채 못 되지만 아마 한 백 이, 삼십 개 정도가 되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그러니까 그러면 어떤 좀 규모가 있는 사찰에서 불자들만을 뽑아서 이렇게 직접 경영하는 유치원은 턱없이 부족하군요?

나정 : 네. 좀 적은 편이죠.

양창욱 : 예. 저도 지인에게 들으니까 강남 쪽에 구룡사에서 이렇게 직영하시는 유치원이 있다고 하던데. 근데 여기 한 번 보내기가 너무 힘들다고 해요.

나정 : 네.

양창욱 : 예. 제가 이래저래 간접적으로 들은 바에 의하면은 대기번호도 너무 길고... 이게 그러니까 수가 모자라서도 모자라겠지만 여러가지 다른 이유도 있겠죠?

나정 : 네. 큰 불교재단이 위탁을 받고 또 그 기관이 국공립일 경우에는 그 좋은 요인이 두 가지가 합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대체로 대기자들이 많고.

양창욱 : 아, 그렇군요.

나정 : 네네. 그렇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예, 그렇군요. 그럼 상대적으로 좀 규모가 큰 개인 사찰들에서 직영하는 것들은 좀 들어가기가 쉬운가요?

나정 : 음, 아무래도 국공립보다는 조금 더 낫다고 볼 수 있겠죠. 학부모님들이 국공립을 선호하기 때문에요.

양창욱 : 예. 정말 국공립 유치원들, 좀 규모 있고 어떤 이런 공신력 있는 유치원들, 민간유치원들보다 훨씬 지금 학부모님들이 선호도가 높으셔서, 정말 떨어지면 눈물을 흘리시고 난리도 아니시더라고요, 유치원 한 번 떨어지면. 저는 그냥 여기 안 되면 저기 보내면 되지, 왜들 이러시나 했는데 참 무지하게 생각하고 한 소리였더라고요, 제가.

나정 : 네.

양창욱 : 교수님께서는 이제 동국대 불교아동보육학과에 몸담고 계시면서 보육교사들을 길러내시고 교육도 하시고 이러실 텐데 가장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덕목은 어떤 거예요? 이게 참 중요할 것 같아요 요즘은.

나정 : 네. 일단 저희는 교과목에 몇 가지 교과목을 설치를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불교와 아동, 명상과 미술치료 뭐 이런 과목들을 교과목에 넣고도 있지만은 저희 교수들 스스로가 일단 학생들을 좀 존중하고 배려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평상시에 보여줍니다. 그리고 상담 횟수도 물론 많고요. 그렇게 되면 저희들이 기대하기로는 나중에 저희 학생들이 맡게 될 아이들한테 자신들이 4년 동안 받은 사랑과 존중, 최선을 다하는 태도 이런 모습들을 현장에 가서도 교사가 됐을 때도 분명히 보여줄 것이다, 저희는 그렇게 기대를 하면서 먼저 저희 교수들부터 그렇게 하려고 좀 애를 쓰는 편입니다

양창욱 : 예. 그러니까 대학 내에서 교수님 같은 분들에게 이렇게 제대로 좀 교육을 받고 보육교사가 되셔야 되는데 요즘은 보육교사 자격증 따는 게 너무 쉽고, 너무 아무렇게나 많이들 딸 수 있고 하니까 이런저런 사고가 나는 것 같아요. 지금 말씀하신 어떤 덕목 같은 거로서 인성이나 이런 교육 같은 것들이 강조되지 않은, 어떤 도제식으로 찍어내는 교사들도 양산되는 것 같고, 느낌상으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정 : 교사 자질은 크게 이제 개인적인 자질하고 전문적인 자질 두 가지로 나누어서 좀 생각해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 자질은 한 개인이 가진 성격이나 태도 같은 인성적인 측면이고요. 전문적 자질은 아이들의 발달적인 지식, 그리고 보육과정, 운영역량 이런 거를 통해서 아이들과 상호작용을 어떻게 해내느냐 주로 이런 것들이 전문적 자질인데요.

양창욱 : 예.

나정 : 이런 두 가지 자질을 추려내면은 그 기간도 좀 길어지고 그 내용도 좀 정확해야 되지만은 아이들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기회, 그리고 상호작용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통해서 이 어린 아기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양창욱 : 그렇죠.

나정 : 그리고 아이들의 인지발달, 뇌 발달뿐이 아니라 성격 발달이 얼마나 그 시기에 결정적으로 일어나는지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보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중요한 일인지 그리고 부모들로부터 내가 얼마나 중요한 일들을 위탁받아서 지금 하고 실행하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깨달을 기회가 되어야 되는데요.

양창욱 : 예.

나정 : 현재와 같은 1년, 짧은, 주로 전문대학 중심의 그런 단기교사 양성과정에서는 이런 것들을 느끼고 체험하고 몸으로 실행해내기에 조금 역부족입니다.

양창욱 : 예예. 알겠습니다, 교수님. 구구절절 좋은 말씀이신데 시간이 다 됐습니다. 오늘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동국대 불교아동보육학과 나정 교수님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에 다음 세대를 기르는 것만큼 의로운 일은 없습니다. 더욱이 그런 일을 우리 불교계가 하면 더 할 나위 좋을 것 같습니다. 불교계의 지향인 유아포교에도 도움이 되고요. 불교계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요청되고 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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