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참고 피하고 신고하라!

 
 양창욱 : 26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2부입니다. 월요일 2부는 '집중인터뷰'로 시작합니다. 오늘 첫 번째 집중인터뷰에서는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의 표창원 소장님과 얘기 나눠보겠는데요. 도로 위의 분노 범죄라고 불리는 ‘로드레이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소장님 나와 계시죠?

표창원 : 네, 안녕하세요.

양창욱 : 네, 안녕하십니까. 도로 위의 분노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걸 이제 로드레이지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정확한 의미부터 다시 한 번 설명을 해주세요.

표창원 : 네. 말 그대로 로드는 영어로 길이라는 뜻이고요. 레이지는 분노, 혹은 분노에 찬 행동,

양창욱 : 소장님, 전화상태가 좀 고르지 못한데...

표창원 : 네, 여보세요.

양창욱 : 예예. 괜찮으신가요?

표창원 : 네네. 저는 잘 들리고 있습니다.

양창욱 : 계속 말씀해주시죠.

표창원 : 그래서 로드레이지라는 것은 길 위에서 분노에 찬 행동을 마구 저지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양창욱 : 예, 저기 소장님. 저희가 전화를 다시 한 번 드리겠습니다.

양창욱 : '양창욱의 아침저널' 월요일 2부, 지금 첫 번째 집중인터뷰 중이었는데요.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님과 도로 위의 분노범죄라고 하죠, ‘로드레이지’에 대해서 지금 얘기를 하다가 전화상태가 안 좋아서 지금 다시 전화를 걸고 있습니다. 소장님 다시 나와 계시죠?

표창원 : 네.

양창욱 : 예예. ‘로드레이지’ 의미부터 다시 한 번 설명해주시죠.

표창원 : 네. 말 그대로 ‘로드레이지’란 도로 위에서 분노에 찬 행동을 마구 저지른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가장 쉬울 거고요.

양창욱 : 예.

표창원 : 1987년에서 88년 사이에 미국 LA 지역 고속도로에서 총기 살인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을 합니다. 수사를 해보니까 전혀 뭐 조폭이라든지 그런 가해자, 피해자 간 면식관계나 원한관계가 없었고요. 결과적으로는 도로 위에서의 시비, 분쟁 끝에 가해자가 피해자를 향해서 총을 발사한 이런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한 것이거든요. 그러면서 이제 미국 LA 지역의 KT LA라는 방송국에서 ‘로드레이지’라는 말을 만들어냈습니다.

양창욱 : 아, 그니까 이게 벌써 1980년대부터 있었던 일이고 무슨 어떤 흉악범들의 그런 것이 아니라 운전 스트레스 때문에 도로 위에 차를 세워놓고 총격까지 벌이는 그런 일이 있었던 거군요.

표창원 : 예, 일반인들이. 일반 사람들이요.

양창욱 : 이게 지금 미국에서나 일어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일어나고 있나요, 그럼?

표창원 : 예, 그런 80년대 현상이 미국에서 보였다가 90년대 초반에는 영국에서도 나타나고요. 뉴질랜드, 호주 이런 곳에서도 관측이 되면서 세계적인 현상이 됐는데 어떻게 본다면 우리나라는 지금 21세기, 2010년대에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재발하고 있다 그렇게 볼 수 있겠죠.

양창욱 : 아, 이제 우리나라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군요. 그럼 굉장히 많이 지금 증가하고 있는 추센가요?

표창원 : 현재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피해자들, 잠재적 피해자 대상 조사, 운전자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니까 약 55% 이상이 그런 경험을 해봤다, 이렇게 말을 하고 있고요.

양창욱 : 예. 그러면 우리나라에선 무슨, 물론 총격 사건까진 안 갈 거 아니에요?

표창원 : 네. 총이 없으니까 다행히..

양창욱 : 우리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는 로드레이지 범죄는 어떤 유형이 있나요?

표창원 : 기억하시겠지만 얼마 전에 분쟁 끝에 운전자가 삼단봉을 들고 다른 운전자에게 다가와서 차량을 공격한 영상이 공개된 적 있었죠? 그리고 바로 며칠 전에는 수원에서 운전 시비 끝에 다른 차량이 항의를 한단 이유로 서서 항의하는 운전자를 차량으로, 후진했다가 급전진하면서 뒤로 넘어뜨린 일어난 사건도 있었고요. 그다음에 운전 중에 서로 시비를 벌이다가 한 운전자가 다른 운전자에게 가스총을 겨냥을 합니다. 그런데 그 피해 운전자는 그게 진짜 총인 줄 알고 112에 신고를 하면서 차량 피해의 위협까지 느꼈고요. 가장 많은 것은 운전 중에 시비가 일어나게 돼서 운전자가 다른 차량의 앞으로 급히 끼어들거나...

양창욱 : 아... 끼어들기...

표창원 : 네. 고속주행 중에 급제동을 하거나 상대방 차량이 사고가 나서 사망을 하든, 차가 뒤집어지든 개의치 않겠다는 유형이죠. 가장 위험한 행동들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그렇군요. 그러니까 이게 평소에는 그렇지 않으시다가 운전대만 잡으면 이렇게 이제 화를 잘 내고 다른 운전자를 위협하고 이런 행위들을 하시는 것 같은데. 이게 지금 왜 이렇게, 왜 이런 행위들이 일어나는 거죠? 이유가 뭔가요?

표창원 : 크게 세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요. 우선은 말씀하신 것처럼 평상시엔 괜찮던 분들이 운전대만 잡으면 분노를 쉽게 폭발시키는 그러한 모습들에서는 이 분들이 평상시에 분노와 불만을 억누르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그래서 분노와 불만 등 감정을 조절하는 데에 문제가 있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두 번째로는 도로의 문제죠. 도로상의 체증이라든지 또는 끼어들기 등 짜증을 유발하는 위반행위들이 단속되지 않을 때, 그게 빈번하게 발생을 하고 짜증을 유발할 때 두 번째 요인이 되고요. 세 번째 요인은 사회적인 스트레스. 경제난이 안 좋아서 취업이 어렵다든지 또는 뭐 정리해고, 직장 내 갈등, 채무, 가정불화, 이혼 이런 부분들이 증가하게 되면 평상시에 자신의 분노감정을 잘 조절, 전달 못하고 억눌러왔던 분들, 도로 위에서 짜증 유발되고 거기에 사회적 스트레스가 가미가 되면 길 위에서 갑자기 폭발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양창욱 : 아, 그렇군요. 그러니까 이게 어쩌다 한 번 발생하는 운전자 간의 다툼 이런 것으로 보아 넘기기에는 그 수위가 이제 도를 넘는 거네요? 그렇죠?

표창원 :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라고 봐야합니다.

양창욱 : 예. 뭐 거의 살인미수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는데. 이게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에요?

표창원 : 이러한 ‘로드레이지’라는 것이 확인이 되면 그 행위에 따라 상해 또는 살인미수라든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의 흉기 사용, 폭력 이렇게 볼 수가 있어서 징역3년 이상이라든지 가능한데요. 문제는 그런 게 입증이 안 되면 교통사고나 교통 상의 위반으로만 보일 경우에는 대개 가벼운 처벌을 받죠.

양창욱 : 예. 아, 가벼울 수가 있군요, 이게. 그런데 이게 좀 주변에선 ‘로드레이지’ 같은 범죄를 좀 방어하기 위해서 자동차에 야구방망이나 삽 같은 도구를 가지고 다닌다, 이런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되나요?

표창원 :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양창욱 : 방어적인 차원에서 이제 가지고 다닌다는 것 같은데?

표창원 : 아, 오히려 본인이 가해자로 변할 위험이 있죠. 하지 마시고요. 시비 벌이지 마시고 신고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양창욱 : 아, 피해서 신고하는 게 가장 좋군요?

표창원 : 그렇습니다. 블랙박스나 휴대폰 등으로 그 촬영을 해서, 조수석에서요. 그래서 준비는 하신 다음에 112 신고하시고 본인은 개입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양창욱 : 운전대만 잡으면 인격이 변한다, 이런 분들이 주변에도 있긴 있어요. 문제는 근데 이런 분들은 전부 다 잠재적으로 보면 ‘로드레이지’ 상태다, 이렇게 봐야 하나요?

표창원 : 네. 잠재적인 ‘로드레이지’ 가해자다, 이렇게 보실 수가 있고요. 특히 그런 분들이 차량을 자기 인격과 동일시하는 습성들이 좀 있으시거든요. 내 차량을 남이 무시한다, 끼어든다 또는 방해한다 이렇게 되면 나를, 내 인격을 무시하고 방해하고 공격하는 거다 이렇게 받아들이시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에 만약에 다른 분이 사소한 교통상 시비가 일어나면 ‘로드레이지’로 터질 수 있는 것이죠.

양창욱 : 아, 이게 차와 자기를, 인격을 동일시하는군요.

표창원 : 네네.

양창욱 : 그렇군요. 근데 이 ‘로드레이지’가 좀 원래 그렇게 심한 거나 그런 현상은 아닌데 언론의 과장보도로 너무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 아니냐? 이런 의견도 있더라고요.

표창원 : 네. 과거에는 그런 부분이 좀 있었죠. 워낙 우리 국민 정서 중에 다혈질이 좀 있으시잖아요. 그리고 도로 상에서 뭐 욕설 주고받고 그러다 말 수도 있고 우리는 총도 없으니깐 크게 번지지도 않는데 최근에 CCTV나 블랙박스 영상에 의해서 촬영이 되다보니까 그걸 TV를 통해 보시면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말씀하실 수가 있죠. 그런데 최근에는 실제 물리적인 상해와 폭력이 일어나니까요. 결코 과장된다라고만 볼 수만은 없습니다.

양창욱 : 아, 언론의 과장으로만 볼 수가 없군요, 요즘은. 살인미수랑 비슷해지는 그런 느낌도 드니깐요.

표창원 : 네. 그리고 무엇보다 예방이 필요하고 이러한 잠재적 문제를 안고 계신 분은 치료를 받으셔야 되고요.

양창욱 : 예. 근데 아무래도 피해자를 보면은 여성분들이 더 많은가요?

표창원 : 피해자가 사실 남녀 구분이 크게 많진 않고요. 처음에는 운전석 내에 있는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 못하면서 시작이 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오히려 ‘로드레이지’의 심각한 피해들은 남성끼리 많이 발생을 하거든요.

양창욱 : 아, 남성끼리 오히려... 네.

표창원 : 왜냐하면 여성분들의 피해는 일반적으로 예를 들어 경적을 울린다든지 위협운전을 받으신다든지 그런 경우는 대개 피해자 분들이 참으시거든요.

양창욱 : 예.

표창원 : 그런데 남자분들끼리는 서로 경쟁심이 발동을 하고 내가 너보다 쎄, 이런 것들이 발동하면서 한번 해보자, 겨뤄보자 이렇게 되다보면 실제 지금 폭력까지 이어지고 싸우고 이런 문제까지 남자분이 많이 발생을 하죠.

양창욱 : 그러면 이게 경차들이 아무래도 좀 많이 피해를 보나요? 좀 작은 차들 같은 경우에 분노가, 만만히 보고 그런 경향이 더 있고 그런가요?

표창원 : 아직 통계상으론 나오지 않았는데요. 일단 심리상으로는 그런 부분이 지금 개입되고 있는 것으로 관찰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해 차량 같은 경우에는 앞에 있는 작은 차가 길을 안 비켜준다. 경적을 울리거나 상향등을 켰는데 안 비켜준다 또는 경차가 내 앞에 끼어든다. 그러면 감히 작은 차가 큰 차한테, 뭐 이런 식으로 가만히 지나치지 않고요. 경차를 위협하는 경우들이 많이 발생하고. 반대로 이제 경차를 운전하는 분이 차는 경차지만 내가 약한 건 아니야, 이런...

양창욱 : 아, 오히려 또.

표창원 : 예예. 그거에 대한 반발, 보복을 하시는 경우도 있으시죠.

양창욱 : 예, 잘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소장님 보시기에 이런 ‘로드레이지’ 같은 범죄를 막을 수 있는 해결책 어떤 게 있을까요?

표창원 : 우선 개인적으로는 말씀드린 것처럼 잠재적인 ‘로드레이지’ 가해자로 분류되실 수 있는, 분노와 욕구가 많이 차 있는 분, 주변에서 가끔씩, 간혹 그런 분노 욕구가 통제되지 못하고 튀어나오시는 분, 이런 분들이 좀 미리 이런 큰 문제 나기 전에 치료나 진단을 받으실 필요가 있고요. 그리고 우리 도로환경에서도 경찰은 교통단속을 사소한 범법 위반보다는 좀 가해운전에 대한 집중단속으로, 그래서 ‘로드레이지’의 전 단계적인 위협운전들이 철저하게 단속되고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 이런 메시지가 전달될 필요가 있고요. 또 사회 전반적으로는 스트레스를 좀 많이 줄여야 되겠죠. 좀 더 포용적인 사회, 경제적인 안정도 필요하고요. 서로 좀 배려가 많아야 될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예. 일단 피하는 게 좋죠? 일단 어떤, 그 상황이 닥치면?

표창원 : 예. 참으시는 게 좋습니다. 참고 신고하시는 게 좋습니다.

양창욱 : 참고 피하고 신고하시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표창원 : 그렇습니다.

양창욱 : 알겠습니다. 소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표창원 : 네, 고맙습니다.

양창욱 : 예.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님과 함께 도로 위의 분노범죄, ‘로드레이지’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