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출고가 뻥튀기한 다음 보조금 주는 척해서 장기 고액요금제 가입시키는 것 금지해야"

 

양창욱 : 22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2부 집중인터뷰 시간입니다. 단통법이 시행된 지 100일 넘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 전화연결돼 있습니다. 처장님 나와계시죠?

안진걸 : 네, 안녕하세요.

양창욱 :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이른바 단통법이 시행된 지가 100일이 넘어서고 있습니다. 정부가 처음에 이걸 왜 시행한거죠?

안진걸 : 예. 다들 기억하시겠지만은 이른바 '보조금 대란'이 매번 발생하면서 어떤 사람은 100만 원짜리 단말기를 거의 한 푼도 안 들이고 샀다 하더라, 또 어떤 분들은, 사정이 어려운 분들은 거의 100만원을 다 주고 샀다더라, 많게는. 100만원 가까이 주고도 사시고. 이렇게 보조금 편차가 차별이 심하게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어쨌든 보조금도 27만 원 이상은 못 주게 되어있었거든요, 법으로.

양창욱 : 당시에는?

안진걸 : 예. 지금은 30만원으로 오르긴 했는데 마찬가지로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예전에는 27만 원까지로만 돼있었는데 지금은 이제 그 이상을 주니까, 어쨌든 그 부분에 대해서 상대적인 차별을 해소해야 된다, 그리고 단말기 유통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하자, 공정하게 하자. 취지는 매우 좋았습니다. 그런데 단말기 가격, 방금 말씀드렸지만 100만원 가까이 되는데, 원래 그렇게 규정했던 27만 원 이상으로 주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거든요. 그런데 지금 딱 올해 초, 작년 10월에 시행한 단통법에 의하면 보조금을 30만 원 이상 못 주게 되어있고 심지어는 처음에 보조금이 10만원 안팎으로 고시가 됐습니다. 그러면 100만 원짜리 단말기를 90만원을 주고 사야 된다는 이야기가 되잖아요.

양창욱 : 그렇죠. 너무 비싸네요.

안진걸 : 그래서 국민적 보이콧 현상, 10월 달에 핸드폰 가입자가 팍 줄어들게 됐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뭐냐 이거, 단말기만 오히려 더 비싸게 사게 됐다, 이거 국민들만 손해다, 이런 지적이 지금까지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양창욱 : 그렇군요. 그러면 참여연대 입장에서는 지난 100일의 평가를 내린다면, 어떤 문제점들을 지적할 수 있을까요?

안진걸 : 예. 정부에서는 계속 단통법이 안 실패했다, 성공했다 그러는데 저희는 정반대로 단통법이 실패했다. 아마 소비자들께서도 공감하실텐데요. 단말기 가격 오히려 더 비싸진 겁니다. 보조금을 덜 받으니까요.

양창욱 : 보조금을 덜 주니까 단말기 가격은 더 비싸진 거다?

안진걸 : 그렇죠. 상대적으로. 그리고 그러면 분명히 통신사들이 보조금을 덜 주는 방식, 그러면 통신요금이 대폭 인하하길 바랐는데 통신요금도 하나도 인하 안 했고 오히려 무슨 무제한 요금제 해가지고 고액요금제가 더 나옵니다.

양창욱 : 아...

안진걸 : 안 그래도 지금 많이, 통화를 안 하고 받기만 해도 11000원씩 기본요금 내고 있고. 대부분 국민들께서 스마트폰 정액요금제, LTE 정액요금제, 54요금제, 62요금제 이렇게 가입되어 있거든요. 가만히만 있어도 6만원, 7만원이 나가는 거잖아요?

양창욱 : 그렇죠.

안진걸 : 그리고 또 무제한요금제 가입하신 분들은 7, 8만원이 그냥 나가요. 이렇게 높은, 세계 최악의 통신비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데 그 부분도 전혀 해결이 안 됐습니다.

양창욱 : 예.

안진걸 : 결국 단말기 유통법 취지는 좋고 일부 긍정적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단말기 가격에 끼어있는 거품을 전혀 제거도 못했고 오히려 통신 요금은 그대로기 때문에 국민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고 있다 이렇게 지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양창욱 : 그런데 이게 원래 취지는,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보조금 대란 같은 걸 잡기 위해서 시작을 한 것이고. 분리요금제 가입 같은 게 늘고 있는 건 맞잖아요? 중저가 가입요금제 비율도 늘어나고 있고..

안진걸 : 예, 맞습니다.

양창욱 : 그러면 이런 것들은 좀 긍정적으로 봐줄 수 있는 거잖아요?

안진걸 : 예, 맞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단통법이 실패했지만 폐지하자고 주장하지 않는 게, 일각에서는 무조건 시장에 맡기자는 분들은 이번에 폐지를 하자 이런 분들이 계세요. 폐지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게 통신서비스는 법원에서도 인정한 중요한 공공서비스거든요. 모든 국민의 생활 필수고 5700만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핸드폰이 없이는 하루도 제대로 지낼 수가 없게 되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공적 규제가 불가피한 건데요. 자, 방금 분리요금제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단통법 어떤 효과가 있냐면, 예전에는 자기가 핸드폰을 직구하거나 또는 중고폰을 가져가도 할인해주는 게 있었어요. 지금 중저가폰이나 중고폰이나 자기가 직접 구매한 핸드폰을 가지고 가면 12% 요금을 추가로 할인해줍니다. 1년이나 2년 약정할인하면 약정할인 먼저, 1차 해주고요 그 다음에 분리요금제, 핸드폰을 가져가는 경우는 12% 추가할인 해주거든요. 그러니까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집에 있던 핸드폰을 갖고 가서 가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고, 그 다음에 예전에 비해서 상대적인 차별이 좀 줄어든 것도 긍정적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제 일주일 단위로 보조금을 공시하는데 예전에 보조금이 얼만지 전혀 알 수가 없고 핸드폰이나 핸드폰 대리점, 판매점에서 하라는 대로 했는데 지금 판매점, 대리점 가보시면 이렇게 기종마다 회사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이 얼마인지 아주 상세하게 나와 있거든요. 그런데 거기에도 문제가 있는데 원래 분리요금제 말고 지금 우리들이 받는 보조금에는 제조사들이 내는 비용분하고 이동통신 3사가 내는 비용분이 섞여있는 거거든요? 그걸 누가, 누가 냈는지를 분리해서 알려달라는 게 분리공시제도인데, 그게 삼성전자하고 박근혜정부 규제위원회가 반대해서 무산됐습니다.

양창욱 : 왜 반대했어요?

안진걸 : 보조금이, 이제 제조사가 내는 지원금이 공개되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건데 예를 들면, 보조금을 이번에 제가 30만원을 받았다, 근데 거기에 제조사가 15만원을 내고 통신사가 15만원을 냈다라고 밝혀지면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런 거잖아요. 아니, 처음부터 제조사들이 15만원 싸게 팔면 될 것을 굳이 15만원을, 제조가를, 출고가를 부풀린 다음에 보조금을 15만원으로 책정해서 그것 때문에 오히려 장기 고액요금제에 가입하게 됐다 이런 불만을 쏟아낼 수밖에 없거든요.

양창욱 : 그럴 수 있겠네요.

안진걸 : 그러면 출고가가 인하될 수밖에 없잖아요. 이것을 실제 2012년도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적발했습니다. 그때 당시에 제조사하고 통신3사가 짜고, 출고가를 70만원, 80만원 부풀린 다음에 보조금 20만원 주는 것으로 국민들을 부당하게 장기고액요금제로 유인했다, 그래서 이동통신 3사, 제조사 모두에게 수십억, 수백억 과징금을 매겼고 그것에 대해서 삼성전자가 불복해서 소송했는데 법원에서도 아주 부당한 행위다, 국민을 속인 게 맞다라고 결정을 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그 부분은 사실적으로 고발을 해놓은 상태거든요. 그런데 이 단통법에서도 그 부분이 전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보조금 분리공시제도가 무산된 데다가 지금도 분명히, 출고가 뻥튀기되어있는 거 분명한 건데, 왜냐하면 외국에서도 이미 싸게 팔고 있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입증이 되지 않았습니까?

양창욱 : 그건 뭐 다 알려졌죠.

안진걸 : 그리고 비슷한 사양의 단말기가 중국에서는 심지어는 10만원, 20만 원대에 팔리고 있는 것도 확인이 되고 있거든요.

양창욱 : 예.

안진걸 : 그러니까 출고가에 거품이 꼈다. 최근에 정부에서 출고가가 일부 떨어졌다라고 하는데 일부 맞습니다. 좀 오래된 기종이나 팬텍 관련 기종이 좀 떨어졌는데 이제 거기서도 알 수 있는 게 불과 몇 달 전에 7, 80만원 했던 게 최근에 3, 40만원으로 나와요.

양창욱 : 예.

안진걸 : 거기에 얼마나 많은 폭리와 거품이 껴있는지를 알 수가 있잖아요, 실제로. 몇 달 만에 3,40만원이 떨어졌다니까요? 그것만 봐도 지금 우리나라 단말기 출고가에 큰 거품이 끼어있다. 단통법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지적하는 거죠.

양창욱 : 예. 지적한 내용들을 이제 대충 알긴 알겠는데, 내용이 어렵네요, 내용이. 좀 어렵습니다.

안진걸 : 단말기가 너무 비싼데, 단통법이 성공하려면 단말기에 끼어있는 거품을 제거하는, 외국에 비해서 부당하게 비싸게 파는 걸 금지하거나, 제조사가 내는 보조금이 얼마인지를 투명하게 알려주거나, 그 다음에 출고가를 높인 다음에 보조금을 주는 등의 부당한 행위를 엄벌하거나 엄단하는 이런 몇 가지가 보완이 되면, 국민들 입장에서는, 단말기 가격이 떨어질 것이다.

양창욱 : 그렇죠, 그렇죠.

안진걸 : 그런데 결국 그 부담도 오히려 늘어난 거죠. 왜냐하면 보조금을 덜 주니까 부담도 더 늘어났잖아요, 상대적으로. 거기다가 그럼 통신비라도 떨어질 만한데 통신비도 그대로니까. 세계 최악의 통신비. 가계에서 10%까지 지금 통신비가 차지하고 있거든요, 가계 지출에서. OECD에서 최고 수준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 입장에서, 그러니까 단말기 가격에 치이고 통신비에 치이는 이중의 고통과 부담이 전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가중됐다 이런 평가가 가능한 것이죠.

양창욱 : 그러니까 당초 정부 단통법 시행의 어떤 긍정적 취지나 장점은 살리되 단말기 가격과 통신요금은 인하하는 방향으로 방향을 잡아야 된다, 이런 말씀이시죠?

안진걸 : 반드시 그 두 가지가 동반되지 않으면 국민들 입장에서 단통법이 (유명무실해집니다)

양창욱 : 그렇게 돼야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이익이 돌아간다는 얘기고요.

안진걸 : 예, 맞습니다.

양창욱 :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하실 계획이세요? 참여연대 측은, 구체적으로?

안진걸 : 저희는 일단은 단통법 개정안을 곧 준비해서 2월 임시국회 때 제출할 예정인데요. 첫 번째, 국내의 부당한 가격 차이, 물론 꼭 핸드폰뿐만 아니라 자동차, 커피 이런 것도 다 그런 걸로 알려지고 있는데 국내 소비자들에게 부당하게 비싸게 받는 것을 금지하자. 그리고 출고가를 뻥튀기한 다음에 보조금을 주는 척해서 장기 고액요금제 가입하는 것을 금지하자, 이렇게 법 개정 준비 해놓았고요. 이어서 대부분 통신비가 문제거든요?

양창욱 : 예.

안진걸 : 근데 이미 대규모 초기투자비용 많이 들었지만 지금 전국적으로 LTE망까지 다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통신3사가 5700만 가입자들로부터 충분히, 작년에 SK텔레콤만 해도 매출이 16조가 넘고 순이익만 2조 가까이 거두었거든요. 올해도 그럴 전망이고 재작년에 순이익이 16조가 넘었는데 올해도 그럴 전망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기본요금을 한 달에 11000원씩 내고 있는 데 이제는 과감하게 폐지할 때가 됐다. 통신 3사가 재작년, 작년에 쓴 마케팅 비용만 8조가 넘습니다.

양창욱 : 아휴, 그렇게 많아요?

안진걸 : 8조만 만약에 그렇게 다 한꺼번에 쓸 순 없겠지만 그냥 8조를 단순하게 가정하면 5천만 국민에게 1년에 1인당 16만원씩의 요금이 빠지게 되는 거거든요. 그렇게 되면 기본요금이 11000원 정도니까 한 달에 10000원에서 15000원 정도 요금이 할인된다는 이야기거든요. 마케팅 비용만 줄여도. 그런 식으로 계속 통신 3사가 폭리를 취하면서 엉뚱한 데 돈을 쓰고 있다, 이게 우리 국민들의 불만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양창욱 : 예. 그럼 뭐 이제 시장을 좀 양성화하려고 단통법이 시행이 됐는데, 많이 양성화됐어요? 싸게 휴대폰 구하려고 음성적으로 많이들 첩보작전 방불케 하면서 구하고 그러죠?

안진걸 : 예, 맞습니다. 단통법이 단말기 가격을 낮추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다수 국민들 입장에서는 보조금을 규정 외로 주는 데를 찾아다닙니다. 단통법 시행됐는데도 아이폰 대란 있었잖아요.

양창욱 : 예, 그렇죠.

안진걸 : 그리고 지난 주말 뉴스가 각 판매점마다 리베이트 대폭 증가했다, 통신 3사가. 결국은 리베이트란 게 이런거거든요. 보조금만 주는 척한 다음에 판매점에서 약간 지원금을 더 주는거거든요 결국. 실질적으로 불법 보조금을 주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단말기 가격이 비싸고 그럼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조금을 더 주는 데를 찾아야 되니까.

양창욱 : 예. 음성적으로 찾아다니는군요.

안진걸 : 네, 음성적으로 찾아다니니까 단통법이 무력화되는 게 여기서도 드러나는 겁니다.

양창욱 : 예, 그렇군요.

안진걸 : 지금의 단통법은 무효다. 단말기 거품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양창욱 : 예. 관련해서요, 처장님. 요거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요즘 이동통신사들이 고가요금제를 유치하도록 노력을 하는 거 같아요. 판매점을 압박을 하는 거죠. 이윤을 차별하는 방식으로.

안진걸 : 예, 맞습니다. 기존에 보조금을 고액 요금제에만 줬기 때문에 국민들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52요금, 54요금제, 62요금제 가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창욱 : 그렇죠.

안진걸 : 그런데 지금은 저가요금제도 보조금을 일부 주니까 저가요금제로도 많이 가시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대리점, 판매점에서 가급적이면 고가요금제로 많이 유도를 합니다. 저가요금제로 가입을 못하게. 근데 우리가 딱 봤을 때 아주 능수능란한 분들이 그렇게 안내를 하면 그렇게 말려드는 경우가 많아요.

양창욱 : 어지간하면 고가로 갈 수 밖에 없는 거죠.

 
안진걸 : 저도 호객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거든요.

양창욱 : 아, 처장님도 당하셨어요?

안진걸 : 막 간절하게, 애절하게 젊은 사람들이...

양창욱 : 아, 간절하게...

안진걸 : 그렇게까지 설명을 하니까 아이고 그래, 이러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게 사실은 본사에서 저가요금제에 가입하면 심지어는 수수료를 차감해버리는 겁니다.

양창욱 : 네... 참 대단한 갑질이군요.

안진걸 : 예. 그러니까 원래 가입자를 유치시키는 게 그거거든요. 원래 판매점, 대리점들은 통화료 일부를 받아서 수익구조가 생기고 그 다음에 처음에 가입시켰을 때 유치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되어있는데 오히려 수수료를 차감해버리는 거죠, 저가요금제에서. 완전히 이것도 이른바 갑질인거죠. 결국은 이분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고액요금제로 국민을 속이고 또는 술수를 부려가지고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구조로 만드는 겁니다. 미래부와 방통위가 잘 알고 있습니다.

양창욱 : 대책이 있어야겠네요.

안진걸 : 예. 계속 엄단하고, 자꾸 정부는 걸리면 과징금 내게 해서 자기들 세금으로 늘리는데 그러지 말고 국민들한테 돌려줘라 이겁니다. 그러니까 통화요금 인하 명령 같은 걸 내리든지 기본적으로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든지 이렇게 하라는 거죠. 저희들은 그런 아이디어를 내고 있습니다.

양창욱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안진걸 : 예, 고맙습니다.

양창욱 :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이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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