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세 모녀 살해사건, '주관적 빈곤'이 부른 참사

 
 양창욱 : 14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2부 '집중인터뷰' 시간입니다. 오늘 집중인터뷰에서는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김진수 교수와 서초 세 모녀 살해사건 얘기 해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계시죠.
 
김진수 교수 : 네 안녕하세요
 
양창욱 : 네 안녕하십니까. 어제 현장검증이 있었습니다. 가장이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었는데. 이게 원인이 생활고라고 하지만 좀 다른 것 같아요 기존하고. 억대 통장도 있었고.
 
김진수 교수 : 지금 확정짓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긴해요.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만 가지고 내용하기에는 갸우뚱 하는 부분도 있고 해서...
 
양창욱 : 어떤 부분이 그렇죠?
 
김진수 교수 : 정말 아내와 애들은 죽이고 본인은 아직 살아있다든지 정말 그 얘기가 맞는 건가 이런 의심도 많이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특히나 이제 생활고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일반적으로 생활고라고 하면 빈곤이나 어려움 때문에 자살을 한다고 받아들여 지는데 이 케이스는 빈곤 때문이라고 보다는 빈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살인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빈곤은 우리가 기준이 있는데 이건 주관적인 빈곤이다
 
양창욱 : 아. 네.
 
김진수 교수 : 그래서 이렇게 특이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거죠.
 
양창욱 : 빈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주관적 빈곤이기 때문에 기존의 이유들하고는 다르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 이 주관적 빈곤이 빈번하게 발생하나요?
 
김진수 교수 :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절대적 빈곤이다. 상대적 빈곤이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절대적 빈곤은 최저생계비를 계산을 해서 그것보다 밑으로 들어가면 빈곤이다. 상대적 빈곤은 전체 평균의 40% 이하다 혹은 50%이하이다 정해져 있는데 주관적 빈곤은 말씀드린 대로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20억이 있어도 자기가 빈곤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특정지역, 우리로 말하면 강남이라든지 특정계층, 상위 1%라든지, 이런 사람들이 자존감을 형성해서 그 기준에 탈락되거나 낙오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러면 이제 빈곤이 되는 거다. 어떻게 보면 소수부유층에 속해있다가 더 이상 유지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빈곤이다. 이런거죠.
 
양창욱 : 아, 네. 실제로 객관적으로 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은데 혼자 생각하기에 가난하다고 빈곤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의미인 것 같습니다.
 
김진수 교수 :네.  정말 빈곤한 분들이 볼 땐 그것만 있어도 잘 살겠다 이렇게 되는거죠.
 
양창욱 : 그런 것도 있군요. 그런데 이렇게 형편이 어려워지고 그러면 외제차를 국산 차로 바꾼다 던지 예를 들면은. 강남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면 되고 이러면 될 건데 이제 잘 안되나 보죠? 스스로의 기준에서는.
 
김진수 교수 :  말씀하신 것대로 이런 것들은 상식 선에서 충분히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 분들은 자기들이 특권 계층 안에 있어야 하는 강박이 있고 조급증을 가지고 있어서 그 지역에서 다른 데로 이사를 간다는 것은 아마 사람 사는 것이 아니라 사막으로 내몰리는 것입니다. 이런게 새로운 의미에서 주관적 빈곤이고 그런 부분들에 대한 가치관들이 너무 달라지니까 어려워 지는 것이죠.
 
양창욱 : 아,, 이런게 생긴지가 꽤 되었습니까?
 
김진수 교수 :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또는 양극화가 진행되니까 이런 것이 나타나는데 선진국 같은 데서는 이미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고 우리가 그것을 소홀하게 보아서 그렇지 충분히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 같은데 부유층들, 유명한 영화배우들이 인기가 떨어진다던지, 사업이 어려워 지면 알코올 중독이라던지, 자살을 한다던지 떠난다는 것을 생각을 못하니까 이런 부분에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거죠.
 
양창욱 : 그런데 지금 이 사건의 가장은 자신은 죽지도 못하면서 가족은 또 모두 살해하는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어요. 이건 어떻게 봐야합니까? 보통 그렇게 되면 본인도 같이 죽으려고 하는 것 아닙니까?
 
김진수 교수 : 글쎄 말이에요, 사실 그 부분은 본인은 남아있는 가족이 불행해지는 것을 볼 수 없다 이런 말을 하는데 기본적인 것은 생명경시 풍조가 기본에 완전히 깔려 있는거죠. 가족이 불행해진다는 말은 본인이 없으면 살 수 없을 것이다, 라는 책임감 때문이라는 건데 가족을 개인 소유물로 보는 아주 전형적인 가부장적 사고방식, 나만 혼자갈 수 없다. 같이 살다가 어려워 진건데 왜 나만 혼자가느냐 그건 굉장히 무책임하고 극단적인 거죠. 극단적인 이기심에서 나온 그런 것으로 충분히 해석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합니다.
 
양창욱 : 그렇군요. 이런 범죄행위가 발생하는 원인은 개인이 부족해서, 개인탓입니까? 아니면 사회나 환경 탓입니까? 어떻게 봐야 합니까?
 
김진수 교수 : 단적으로 단언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개인적 성향문제가 없었다고 볼 수 는 없을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는 1% society 0.1% society 특권사회에 양극화가 일어나니까 그것이 계속 심해지는 상황에서 따로 자기네들이 특별한 인식을 갖는 계층이라는 것이 형성되고, 하층부는 다 배제해버리고, 그 계층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는 이런 사회적 환경이 형성되면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개인적인 부분도 있지만 사회적 현상에서 나타나는 왜곡된 상태,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양창욱 :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걸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하죠? 어떻게 대비를 하고?
 
김진수 교수 :  쉽지는 않죠. 이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고 사회 경제적 변화에 대응하는 인간의 심리의 변화이니까. 아무래도 사회적 차원에서 기본적으로 어릴 때부터 삶에 대한 가치관을 건전하게 형성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내가 어려우면 좀 더 절약을 해야 하고 이런 것들. 소위 합리적인 사고나 기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고 개개인 적으로 볼 때는 어떤 형태로든지 위기나 시련이 오면 극복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부분은 개인이 다 해결하기는 어려우니까 이런 것들을 지원하는 사회복지 서비스 체제가 계속 작동을 해 줘야하고, 이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도우면서 건전한 사고를 육성하고 극복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양창욱 : 사회적으로도 정부 당국에서도 노력이 필요하군요. 선진국 같은 경우는 이미 빈번하게 발생한 사례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떻게들 대처하고 있습니까?
 
김진수 교수 : 선진국에서 경우는 오히려 근본적인 문제는 빈부 격차가 심해지는 것을 막아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계층이 형성되는 것 자체가 그 사회에서의 가치관이 건전한 가치관이 형성되기가 어렵기때문에 가치관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유럽이나 이런 나라들의 사회복지과들이 하고 있는 중요한 노력 중의 하나입니다.
 
양창욱 : 그렇군요. 참 흔치 않은 것 같고 주관적 빈곤이라는 용어부터 참 생소하고 그렇습니다.
 
김진수 교수 : 앞으로 저희는 장기적으로 소득 격차가 극단화 될 전망이지 않습니까? 이 경향이 꺾이지 않는 한은 이 문제는 점점 커질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왜곡된 현상이 나타나지만 특히,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본인은 죽지 못하는 이런 것은 앞으로 더욱 심각해 질 것이고, 우리가 이것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상당부분 가치관에 혼란이 오고 사회 자체의 건전성이 죽어가는 문제가 발생하는 거죠.
 
양창욱 : 예. 교수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진수 교수: 예 감사합니다.

양창욱: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김진수 교수와 함께 서초동 세 모녀 살해사건에 대해 분석해봤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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