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남북정상회담 쉽지 않아"

▲ 양창석 전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

 양창욱 : 6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2부 '집중인터뷰' 시간입니다. 신년 벽두부터 남북관계가 해빙조짐인데요. 양창석 전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본부장님, 안녕하십니까?

양창석 : 네, 안녕하십니까?

양창욱 :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양창석 :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양창욱 : 네. 우리 정부가 이미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제안했고, 지난달 하순에 또 통일준비위원회가 추가 제안을 했습니다. 현재 북측의 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 주, 혹은 조만간 북측이 답을 해올까요?

양창석 : 네. 잘 아시다시피 남북관계라는 것이 예측이 쉽지 않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볼 때는 단기적으로는 그렇게 답이 빨리 올 것 같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신년사에서 물론 김정은 부위원장이 최고위급 회담까지 거론했지만 자세히 보면 그 앞에 두 가지 빗장을 걸어둔 게 있습니다. 하나는 제도 통일 반대, 흡수 통일을 반대한다는 이야기죠. 그러면서 통준위에 대해서, 통준위가 흡수통일을 북한 말로 제도 통일을 기도한다, 그렇게 비난한 적이 있고요. 다른 하나는 청탁노름에 반대한다, 그것은 국제공조에 반대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외세, 즉 한미 공조라든가 한미일 공조에 반대한다, 이걸 걸어놓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입장에서는 전제조건을 갖고 있는 거죠.

양창욱 : 쉽지 않은 전제조건들이네요.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양창석 : 그렇죠. 그렇지만 또 북한은 그런 전제조건을 뒀다가도 자기들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그런 전제조건이 없었던 것처럼 대화에 나온 적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렇게 중장기적으로 보면 김정은 신년사에서도 분단 70년 이야기했듯이 그런 역사적 의미가 있고요. 또 북한이 지금 벌여놓고 있는 것이 19개 지역경제특구, 경제개혁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외자유치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남북관계 진전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네. 그러면 남북 고위급 접촉이 단기적으로든, 중장기적으로든 이뤄지면 그 자리에서 남북 정상회담 이야기가 나올까요?

양창석 : 당연하게 과거에 장관급 회담이나 이런 데서도 정상회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공식회담 석상에서는 우리 앵커님도 잘 아시다시피 정상회담 이야기를 하지 않겠지만, 일단 회담이 열리면 회담 밖에서 이루어지는 대화가 많지 않습니까? 거기에 정상회담 이야기가 나올 수는 있죠, 그렇지만 깊이 있게 거론되기는 쉽지 않겠죠. 언제 한다든가, 이런 것은 아마 별도의 특사교환이라든가, 비공개 접촉이라든가 이런 것을 통해서 구체화되겠죠. 대화가 열리면 상호 간에 그런 정상회담 부분에 대해서 의중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는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양창욱 : 그러면 올해 안에 남북정상회담 열릴 것이라고 보세요?

양창석 : 그런데 정상회담이라는 게 불쑥 그렇게 고위급으로, 더군다나 요즘같이 남북한 간에 전혀 대화가 없고, 교류협력이 없는 상태에서 불쑥 되기는 쉽지 않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본다면 일단 고위급 접촉이든 아니면 통일부와의 회담이든, 아니면 이번에 북한이 이야기했던 무분별회담이든, 그런 회담을 통해서 이산가족이라든가 북한의 인도적 지원이라든가 이런 대화가 좀 진행된 후에 정상회담이라는 것이 열릴 수 있는 것이지 이런 단계의 남북관계에서 불쑥 정상회담부터 하기는 어렵지 않나, 그렇게 봅니다.

양창욱 : 그러니까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이러저러한 조건들이 다 맞아진 다음에, 좀 나중에 되지 않겠느냐, 이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 그런데 북측에만 조건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도 늘 대화에 조건이 있잖아요? 북한 비핵화조치 같은 거. 이런 게 어떤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까요? 우리 측에서 생각하는 조건들 때문에 대화가...

양창석 : 최근에 우리 류길재 통일부 장관께서 말씀하신 것을 보면 일단 회담에 모든 것을 올려놓고 보자, 이렇게 이야기 했잖아요? 그렇게 보면 우리는 일단 대화로 나오는 전제조건은 우리는 걸고 있지 않다, 보고 있는 거죠. 그렇지만 우리 앵커님도 잘 아시다시피 북한은 대화 회담을 나오는 자체에 전제 조건을, 때로는 대화에 나오는 데에 대한 대가를 먼저 요구하는 경향을 늘 갖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본다면 일단 이제 북한이 예를 들어, 삐라 살포 중단이라든가, 또 6.15 통일헌장이라고 했거든요. 이번 신년사에서. 이에 대한 이행의지를 밝히라든가, 하는 것을 북한은 걸고 나올 수 있지만 우리로서는 회담에 나와서 이야기하자고 했기 때문에 이런 입장을 계속해서 견지하면서 북한에 계속 대화를 제의하면 우리로써는 그 회담 재개를 주도하는 모양이 될 것 같습니다.

양창욱 : 네, 그렇군요. 어쨌든 지금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고, 북측에서 반응이 와야 진전이 있겠군요. 전체적으로 그런 모양새죠?

양창석 : 그렇죠.

양창욱 : 그런데 미국이 찬물을 끼얹고 있나요? 이런 남북관계 해빙조짐에 금융제재를 공표했어요. 실효성이 있는 조치인가요?

양창석 : 미국은 아시다시피 이런 제재를 철저하게 국가 이익에 따라서 조치를 취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북한에 대해서 일부 북한 인물들을 제재 대상 리스트에 추가시킨 것은 일종의 행정 명령인데요. 이것은 최근에 영화 인터뷰에 대한 해킹 사건, 그것은 미국으로써는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으로 간주한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써 이제 해킹에 관련한 책임기관으로 보는 정찰총국 등에 대해 제재를 가했는데요. 이건 2005년 우리 비핵화, 9.19공동성명과 동시에 마카오에 있는 방코델타아시아의 자금세탁 우려에 대해 제재를 가하지 않았습니까? 그걸 통해서 북한 돈 2500만불을 동결시켜서 상당히 오랜 기간, 어떻게 보면 우리 비핵화 진전에 찬물을 끼얹은 조치가 됐는데, 그것과 비교하면 (이번 조치는) 우리 남북관계에 크게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고요. 다만 미국이 취한 조치가 그런 차원이라는 거죠. 그 당시는 미국의 달러를 세탁하고, 달러를 위조로 제조하고 이런 것은 미국의 어떤 통화주권에 대한 침해, 그런 차원에서 이번에도 사이버 공격으로 미국을 공격했다고 보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어떤 제재조치를 통해 북한에 대해 경고를 했다고 그런 정도로 보면 되지, 이것이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고요. 또 미국이 의도적으로 남북관계 분위기에 어떤 찬물을 끼얹었다, 그렇게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양창욱 : 그런데 시점이 묘해요. 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금 남북관계의 해빙무드를 모르는 것이 아닐 텐데 영화 인터뷰에서 비롯된 경고성 의미를 갖는다고 하더라도 이 시점에서 미국이 왜 이러느냐, 하는 이런 의문들이 계속 남습니다. 이것이 우리나라와 중국이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진 상황, 이런 것에 대한 경계심은 아닌지, 이런 저런 확대해석을 낳고 있어요.

양창석 : 저는 뭐 그렇게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봐요. 왜냐하면 불과 얼마 전에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와 관계 정상화를 한다고 했을 때 그 일부 북한 전문가들과 미국 전문가들은 다음 순서는 북한일 수도 있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가다가 이번에 제재를, 그러니까 이 제재라는 것도 새로운 것이 아니고 미국이 계속해서 제재를 해온 거거든요? 그 제재 대상 리스트에 또 올린 거고,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하고 관계가, 뭐 미국은행을 이용한다든가, 또 미국으로 여행을 한다든가 등등도 아닌 미국하고 크게 관련이 없기 때문에 북한에 큰 타격을 주진 않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인터뷰 해킹 사건에 국한시켜서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양창욱 : 그런데 쿠바하고 북한이나 이란은 좀 다른 것이 쿠바에는 핵이 없잖아요? 그래서 좀 쉽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어쨌든 이게 우리가 중국이랑 좀 많이 가까워져서라고 확대 해석하는 것은 너무 많이 나간 의견이다, 이런 말씀으로 이해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아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박근혜정부 남북관계 어떻게 보세요?

양창석 : 일단 잘 했다고 보는 것은 약속을 작은 것이라도 지키면 그 약속을 바탕으로 해서 확대해나가는 어떤 원칙을 계속 견제했다는 것, 그런 차원에서 2013년에 북한이 처음으로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시켰지 않습니까? 그래서 160일 정도 북한 모든 근로자들을 일방적으로 철수해서 그런 과정에서 개성공단을 재개하기 위해서 남북 간에 정부 간에 어떤 공식적 협상을 통해서 합리적 협상을 통해서 발전적 정상화라는 것을 내세워서 결국 2013년 8월 14일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않았습니까? 저는 북한이 일방적으로 철수한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어떤 결자해지 차원에서 북한이 우리가 요구하는 발전적 정상화를 수용하기로 하고 우리 요구를 받지 않았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자기들 마음대로 합의를 깨면 이제는 어느 정도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그러한 교훈을 줬을 거라 생각하고요. 그런 차원에서 지금은 남북관계가 얼어붙어 있지만 이런 작은 신뢰를 바탕으로 교류협력을 확대해나가고 또 작은 통일에서 큰 통일로 간다는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우리가 정말 서두르지 않고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는 그런 원칙을 하나 남겼다는 점에서는 좋은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양창욱 : 그렇군요. 그런데 '진전'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남북관계가 지금 진전되고 발전됐다고 여기는 분들은 없는 것 같아요.

양창석 : 그렇죠.

양창욱 : 뭘 더 노력해야 하나요?

양창석 : 그런 차원에서 볼 때는 일단 우리가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이 한반도신뢰프로세스 아닙니까? 그래서 그 내용을 보면 북한이 잘 호응해오면 협력을 확대하고, 북한이 도발하거나 하면 거기에 대해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것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어쨌든 좀 인도적 지원, 좀 아쉬운 부분은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물론 북한 정권에 대해서는 밉지만 북한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은 좀 확대해나가면서, 그래서 사실은 드레스덴선언에 따라 산림분야라든가, 의료분야라든가, 환경, 보건 이런 분야 협력을 우리 민간단체에서 처음으로 작년에 정부 기금에 지원하기도 했지 않습니까? 그것을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 것을 좀 받아들이도록 촉구하면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해 교류협력을 확대하는 차원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양창욱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양창석 : 네, 감사합니다.

양창욱 : 지금까지 양창석 전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과 함께 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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