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귀기울여 주길" "정치적으로 악용돼 순수성 왜곡돼선 안돼"

 
 양창욱 : 6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1부 '불교를 말하다' 시간입니다. 동국대 총장 선출 파문이 아직까지 가시지 않고 있는데요. 동국대 총학생회 최광백 회장 연결해서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최광백 : 네, 안녕하십니까.
 
양창욱 : 네. 지난 달 16일에 동국대 총장이 선출됐어야 하는데 아직도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요?
 
최광백 : 일단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12월에 총장 선출을 하게 되면서 정상적인 절차로 총장이 뽑혀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종단이 선거 개입을 한 것으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양창욱 : 밝혀졌나요?
 
최광백 : 그러니까 이제 그게 드러난 거죠.
 
양창욱 : 어떤 게 드러났죠?
 
최광백 : 언론이나 그런 것을 통해서, 한 장소에 조계종의 스님들과 총장 후보자이셨던 분들이 모였고, 종단에서 당시 현직 총장이었던 분에게 자체적으로 후보에서 물러나길 권유했다는 기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학교 곳곳에서도 소식이 돌면서 파문이 불거진 거죠.
 
양창욱 : 네. 언론에서도 나왔고 학교에서도 이야기가 돌았고... 지금 이 논란과 관련해서 학교 내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최광백 : 현재 학생들 같은 경우는 방학이라 그런지 총장 선출에 대한 관심이 이제 학기보다는 많이 줄어든 상황이고요. 다만 학생 대표자들은 여전히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이를 해결할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양창욱 : 총학생회나 학생회를 중심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그래서 서울지검에 고발을 하셨어요. 맞습니까?
 
최광백 : 네. 맞습니다.
 
양창욱 : 어떤 내용으로 고발을 하신 거죠?
 
최광백 : 사립학교법 1조를 보면 사립학교는 자주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고, 이사회가 총장을 선임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간섭 없이 총장선임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돼 있는데 조계종 총무원 5인이 담합해서 보광스님을 선임한다는 의사를 공표하면서 다른 이사들에게 간접적으로 강압을 가하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이사회의 힘이 의결권 자체를 침해하였다는 판단을 해서 결과적으로는 강요죄로 고발을 했고, 조사해서 혐의가 입증이 되면 처벌을 해달라고 제출했습니다.
 
양창욱 : 강요죄! 이런 것은 이제 검찰에서 판단을 해야 되겠네요? 일단 총학생회는 그런 의혹으로 고발을 한 거고요?
 
최광백 : 네. 이후 상황이나 그런 것에 대해서는 수사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양창욱 : 네. 이게 참 동국대가 종립대학이다 보니 스님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을 텐데, 부담이 컸을 테고요. 종단 측에서 어떤 연락이 왔던가요? 그 이후에?
 
최광백 : 아뇨.
 
양창욱 : 전혀 연락이 없었습니까?
 
최광백 : 특별하게 연락이 온 것은 없고요. 검찰에 고발을 한 다음 날에 학생들이 조계사 앞에 모여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그러면서 당시 선거 개입과 관련된 사과, 그리고 책임자 처벌, 그리고 개입 방지를 할 수 있는 구조적 논의 테이블 마련을 요구하면서 요구안을 제출했지만 여전히 답변은 없습니다.
 
양창욱 : 네. (여기서 조계사 앞에서 모여 기자회견을 했다면) 조계종 총무원을 겨냥하시는 건가요, 지금? 누구를 대상으로 지목하시는 거죠?
 
최광백 : 조계종 총무원에 속해 있는 총무원장님을 비롯해 그 때 후보자 사퇴를 권유했던 그 자리에 있었던 5인의 스님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5인의 스님이 누군지 알고 계세요?
 
최광백 : 네. 누구인지는 알고 있는데 그건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양창욱 : 네. 그건 이런 생방송 중에 언급하시기 좀 그러시군요.
 
최광백 : 네.
 
양창욱 : 지금 동국대 총학생회장이시지만 동시에 재학생이시잖아요. 지금 동국대 총장 선출의 문제점, 근본적인 문제점이 뭐라고 보세요? 왜 이런 일들이 자꾸 발생하는거죠? 이런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런 이야기들도 많이 들리는 것 같던데요.
 
최광백 : 그러니까 알게 모르게 학교라는 교육기관에 있어서 종단의 개입이 많이 있었습니데. 그게 공개적으로 드러난 사건이 지금 총장 선출과 관련된 사건이라 생각하고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절차적으로 너무나 비민주적으로 진행되었다는 겁니다. 선거과정에 있어서 종단의 선거개입 자체가 명백한 잘못인 거고, 이로 인해 투명성 자체가 훼손되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종단의 무소불위의 개입 사태라고 볼 수 있는데 이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이사회의 구조가 13인 중에 10명이 조계종 스님들로 구성된 것부터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이었던 거죠.
 
양창욱 : 13명 중에 10명이 조계종 스님이신가요? 이사회 구성이 그렇게 되어 있나요?
 
최광백 : 네. 원칙상으로 그렇게 되어 있지 않도록 전관이나 그런 것을 통해 나와 있는데 지금 실제로는 이사회 13분 중 10명 정도가 스님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양창욱 : 9명이 아니라 10명이시군요? 스님 이사 분이 10명이나 계시는군요. 그런데 이런 우려들도 있어요. 이번 사태를 동국대 총학생회나 이런 학생분들 입장에서는 순수성이나 이런 것을 가지고 임하겠지만 이게 종단 전체적으로 보면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활용하시고 싶은 스님들도 계실 것이다.예를 들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반대편에 있는 스님들이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악용하고 활용하지 않겠느냐, 이런 우려들도 나오고 있거든요? 이런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광백 : 사실 저는 학생들의 대표이고, 학생들과 학교 발전만을 바라보면서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입장을 표명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양창욱 : 그렇죠. 학생들 문제에 종단정치가 개입하지 말아야 하는데...
 
최광백 : 네. 무엇보다 이런 순수성 자체를 좀 왜곡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양창욱 : 네.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 이 대책을 보면 동국대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도 있으시고 또 동국대 교수협의회에서 어제 곧 화쟁위원회를 발족한다고 하시고, 또 미래를 여는 동국 공동추진위원회도 발족을 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위원회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이게 한 목소리로 가야 되는 거 아닌가요?
 
최광백 : 네. 거기에 대해서는 저도 공감을 하고 있고요. 아무래도 총장 선출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학내에서 많은 목소리가 있는 만큼 그런 공론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런 많은 위원회 자체가 하나로 뭉쳐서 단일된 목소리를 내야지만 총장 선출을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봅니다.

양창욱 : 그렇군요. 김희옥 현 총장의 후보 사퇴가 아직 절차를 밟지 않은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출마 가능성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 염두에 두시거나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최광백 : 저희 쪽에서 판단하기로는 후보자 사퇴를 했다고 지금 알고 있고요. 오히려 오보라고 알고 있습니다.

양창욱 : 그러니까 사퇴가 절차를 밟지 않았다, 이것은 오보다, 그렇게 파악하고 계시는 군요?
 
최광백 : 네.
 
양창욱 : 네, 알겠습니다. 동국대 학생으로써 생각하시는 동국대 대학 총장의 자질, 어떤 분이 동국대 총장이 되어야 합니까?
 
최광백 : 원론적으로 가보자면 역시나 대학 구성원들을 어떤 동등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총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사실상 학내에서 총장이든 어떤 분이든 간에 동국대 발전을 이야기하면서 아쉬웠던 것은 규모와 순위의 발전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좋습니다만, 학생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발전이라는 게 저희는 이제 내적인 발전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우리의 수업의 질이 좋아지고, 시설이 바뀌고, 이로 인해 학문의 자유를 추구할 수 있고, 동국대라는 공동체 안에서 우리가 우리의 꿈을 만들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총장님이 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양창욱 : 네. 향후 계획 같은 게 있을 것 같습니다.
 
최광백 : 네. 일단 저희 학생들 쪽에서도 교수님들이나 아니면 직원 분들이나 여러 학내 구성원들이 모여서 미래를 여는 동국공동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나서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뭐 공동 요구안들을 채택해서 이사회에 제출할 예정까지는 현재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양창욱 : 네. 현재까지 이사회 측이나 종단 측에서 전혀 응답이나 반응이 없는 거지요?

최광백 : 네. 현재 이사회나 종단 측에서는 뚜렷한 반응이 없었습니다.

양창욱 : 요청을 드린 적은 있을 거 아닙니까? 이런 저런 것에 대해서 답변을 해달라고.
 
최광백 : 요구하는 형태로 저희들이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역시 그 요구안에 대한 반응조차 없습니다.
 
양창욱 : 그럼 이 자리에서 한 번 말씀해보시죠. 조계종 총무원이나 종단을 향해서.

최광백 : 네. 사실상 학내 구성원들이 지금 총장 선출에 대해 굉장히 많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님들, 그리고 여러 직원 분들까지 해서 현재 사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이런 목소리를 그냥 무시하는 차원이 아니라 저희들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하고 반응하면서 지금의 총장 선출을 다시 한 번 실시해야 한다는 그런 뜻을 종단에서도 알아주고, 이사회에서도 알아주셔서 하루 빨리 뭔가 좀 바뀌었음 좋겠습니다.
 
양창욱 :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최광백 : 네, 감사합니다.
 
 
양창욱 : 지금까지 동국대학교 총학생회 최광백 회장이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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